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단기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고용시장과 개인 재정 상태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번 결과는 물가 전망의 개선과 별개로, 향후 실업 리스크와 구직 난이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11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연은의 10월 ‘소비자 기대 설문(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 SCE)’에서 가계는 향후 1년 인플레이션을 3.2%로 전망했다. 이는 9월의 3.4%에서 낮아진 수치다. 반면, 3년 및 5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각각 3.0%로 변동 없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개선됐음에도, 응답자들은 고용 환경에 대한 불안을 더 크게 표했다. 응답자들은 내년 실업률이 9월 조사 때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만약 실직할 경우 일자리를 다시 찾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답했다. 다만, 현재 직장을 잃을 가능성 자체에 대한 우려는 9월 대비 소폭 완화됐다. 이러한 미래 고용에 대한 경계감은 특히 60세 미만과 대학 교육을 일부 이수한 응답자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가계 재정 전망과 관련해서는 현 재정 상태와 향후 재정 상황 모두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접근성(credit access)은 과거보다 나아진 것으로 인식됐으며, 앞으로 더 쉽게 신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는 가계의 차입 여건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소득·임금 기대는 10월에 혼조 양상을 보였다. 가계는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이 향후 1년 동안 하락할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의료비에 대해서는 향후 1년 상승 기대가 202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생활필수 서비스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큰 축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SCE 조사는 10월 한 달 내내 진행됐다. 설문 기간 동안 연방정부 ‘셧다운’과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환경이 맞물렸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기준금리의 지침이 되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p(4분의 1포인트) 인하해 3.75%~4.00%로 조정했다연방기금금리 목표. 연준은 고용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여전히 2%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유지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대적 안정성”이 물가가 결국 목표로 복귀할 것이라는 신뢰의 근거라고 밝히며, 이러한 기대가 현재의 물가 압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해 왔다.
분석: 둔화하는 단기 인플레 기대 vs 높아지는 고용 불확실성
이번 결과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축의 심리가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3.2%로 낮아진 것은 물가 압력 진정에 대한 신뢰가 일부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3년·5년 기대가 3.0%로 안정돼 있다는 점은 장기 기대의 앵커링(anchor)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 기대가 안정적이면 임금·가격 책정 행태가 급변할 가능성이 낮아져, 물가의 중기 경로가 보다 예측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실업률 상승 전망과 구직 난이도 악화에 대한 응답은, 경기 완만화 또는 노동수요 둔화에 대한 체감이 커졌음을 반영한다. 특히 60세 미만과 일부 대학 교육 집단에서 우려가 두드러진 것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핵심 연령대와 중간 학력층에서 고용 민감도가 높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동시에 현 직장 상실 우려가 완화됐다는 응답은, 당장의 해고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성은 낮아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신용 접근성 개선은 가계의 단기 소비·차입 여건을 지지할 수 있다. 휘발유·식료품의 하락 기대는 체감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의료비 상승 기대의 고착화는 가계의 필수 지출 부담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재정 비관론 확대와 맥을 같이 하며, 향후 소비 구성에서 선택적 지출의 신중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정책적 함의로 보면, 연준의 금리 인하와 장기 기대 안정은 물가를 목표로 복귀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장기 기대가 흔들리지 않을 경우, 연준은 디스인플레이션을 추진하면서도 고용 측면의 완만한 둔화를 완충하는 폭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실업률 상승 기대와 구직 난이도에 대한 응답이 누적된다면, 노동시장 냉각이 체감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용어 설명과 맥락
소비자 기대 설문(SCE): 뉴욕 연은이 매월 실시하는 가계 설문으로, 인플레이션·소득·고용·소비 등 주요 변수에 대한 기대를 측정한다. 기대는 경제 주체의 미래 의사결정(가격·임금·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에서 핵심 지표로 취급된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보통 3~5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대한 물가 상승률 전망을 의미한다. 장기 기대가 2% 목표 부근에서 안정되면, 연준은 정책금리의 조정 폭과 속도를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반대로 장기 기대가 불안정해지면, 임금·가격 책정에 상향 압력이 커져 물가 안정 달성이 어려워진다.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연준이 설정하는 단기 정책금리의 가이드로, 금융환경 전반(대출·저축·환율·자산가격 등)에 연쇄적 영향을 준다. 이번에 제시된 3.75%~4.00% 범위정책 범위는, 고용 지지와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정책적 균형을 반영한다.
정부 셧다운: 의회 예산안 미타결 등으로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일시 중단되는 상황을 뜻한다. 셧다운 우려는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고용 불확실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어 설문 응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핵심 포인트 정리
1년 후 인플레 기대는 3.2%로 하락, 3년·5년 기대는 각각 3.0%로 안정됐다. 반면, 응답자들은 실업률 상승과 구직 난이도를 우려했고, 현 직장 상실 우려는 완화됐다. 재정 전망은 비관론 확대가 확인됐으나, 신용 접근성은 개선됐다. 가격 기대 측면에서는 휘발유·식료품 하락과 의료비 상승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공존했다. 연준은 3.75%~4.00% 목표 범위정책로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고용 지지와 물가 안정의 이중 목표를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