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WTI 원유 선물(티커: CLK26)은 이날 +5.91달러(+6.12%) 상승했고, 5월 RBOB 휘발유 선물(티커: RBK26)은 +0.1254달러(+4.13%) 올랐다.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주말 동안 미·이란 평화회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발표로 급등했다.
2026년 4월 1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전면 해군 봉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해협에서 미국 군함에 접근하는 모든 이란 선박에 대해 공격을 경고했다. 이 같은 봉쇄 조치는 전 세계적인 원유 및 연료 부족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자체 해운 허브가 위협받을 경우 페르시아만(Persian Gulf)의 모든 항구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핵심 요지: 미 해군의 봉쇄 선언과 이란의 보복 위협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해상 통행로 불안이 커졌고, 이는 국제 유가와 연료가격에 즉각적이고 큰 상승 압력을 가했다.
이번 상승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측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 관영 통신은 지난주 이란의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공격이 사우디 에너지 인프라의 생산능력 중 하루 약 60만 배럴(600,000 bpd)을 상실시켰다고 전했다. 또한 페르시아만 지역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지역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생산을 약 6%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오늘부로 이란 항구를 기항하거나 그곳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겠다고 천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해로이다. 이란은 전쟁 기간에도 수출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3월 수출량은 약 170만 배럴/일(1.7 million bpd) 수준이었다.
가격 상승을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은 사우디 국영 석유사인 Saudi Aramco가 지난주 아시아향 주요 유종의 판매 가격을 5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17달러 인상한 점이다. 이는 기록상 최대 폭의 인상으로 시장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했다.
반면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4월 5일 5월 원유 생산을 하루 206,000배럴 증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산유국들이 실제로 생산을 줄이고 있어 이 계획의 이행 가능성은 낮아졌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 규모의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구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82만7천 배럴/일을 더 복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OPEC의 3월 원유생산은 전월 대비 -7.56 million bpd 감소해 22.05 million bpd로 35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수급의 또 다른 지표로 Vortexa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간에 적어도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주간 기준 -35% 감소하여 89.13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정박 유조선의 원유 감소는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의 축소를 의미하며, 이는 단기적으로 현물(스팟) 시장의 공급 압박을 높일 수 있다.
국제 정세도 유가에 우호적이다. 최근 미국 중재로 열린 제네바 회담은 조기 종료됐는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장기적 해결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제한이 계속되리라는 전망을 강화해 원유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8개월간 러시아 내 최소 28개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 및 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고, 미·EU의 추가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더 위축시켰다.
한편 미국에 대한 통계도 가격 판단의 참고가 된다. 지난주 수요일 발표된 EIA(미 에너지정보청) 보고서에 따르면 4월 3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5% 높았고,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보다 +3.6% 높았으며, (3) 증류유(디젤·난방유)는 5년 평균보다 -4.2%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4% 감소해 13.596 million bpd를 기록해 11월 7일 기록한 13.862 million bpd의 최고치보다는 다소 낮았다.
업계의 설비 동향도 주목된다. Baker Hughes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유정(rig) 수가 411기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 만의 저점인 406기(지난해 12월 19일 기록)에 근접한 수치이며, 지난 2년반 동안 627기(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에서 크게 감소한 상태다.
기사 작성 시점에 본문을 작성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이 글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임을 밝힌다.
용어 설명
WTI(웨스트 텍사스 중질유)는 미국 내륙산 원유 선물의 기준 유종이다. RBOB는 휘발유의 선물 상품으로,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휘발유 제조와 관련된 지표다. bpd는 ‘배럴 per day'(하루 배럴)을 의미한다. 또한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은 유조선에 기름을 싣고 항구에 정박해 시장에 공급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분석 및 전망
단기적으로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과 중동 지역의 군사충돌은 국제 원유 시장에 즉각적이고 강력한 상방 리스크를 제공한다. 해협 차단으로 인한 수송 차질은 선적 비용과 보험료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정제유 가격과 최종 소비자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디젤·중유 등 증류유 재고가 5년 평균보다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운송·산업용 연료의 공급 부족은 물류 비용과 산업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OPEC+의 증산 계획 불확실성과 산유국의 생산 차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경우 중앙은행들의 금리 기조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금융·경제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1) 봉쇄가 단기간에 해제되면 일시적 급등 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는 경우, (2) 봉쇄가 장기화되면 공급 차질 심화로 고유가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 둔화 유발, (3) 군사적 충돌 확산 시 해상항로 우회 및 장거리 운송비용 증가로 실물경제와 무역 흐름에 구조적 영향이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정책 대응으로는 산유국의 증산 유인, 전략비축유(SPR) 방출, 해상경로 안전확보를 위한 다국적 해군 작전 등이 검토될 수 있으나, 단기간 내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투자자 및 정책 담당자는 실시간 항로 통제 상황, 산유국의 생산 가동률, 정제능력 피해 규모, 글로벌 재고 지표(EIA, IEA, Vortexa 등), 그리고 지정학적 교착상태의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부유 저장의 감소와 같은 시장 내 유통 재고의 변화는 현물시장 가격 방향성을 예고할 수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2026년 4월 13일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국제 원유 수급과 가격에 즉각적·구조적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글로벌 연료비와 경제지표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