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관세 비용, 대부분은 미국 기업·소비자가 부담한다 — ECB 분석

유럽중앙은행(ECB)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부과한 관세 비용의 대부분은 외국 수출업체가 아닌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은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이 시행한 관세 인상이 상품 가격 사슬을 통해 어떻게 전가됐는지를 추적한 것이다.

2026년 3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CB 경제학자들이 월요일 공개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외국 수출기업은 신규로 부과된 관세 비용의 약 5%만 흡수하고 있으며 나머지 95%는 수입업자, 생산자, 소매업자 및 최종 소비자 등 미국 내 체인으로 전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관세가 10%포인트 상승하면 수입 가격은 평균 9.5%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대상 기간 동안 미국의 법정 유효 관세율(statutory effective tariff rate)3%에서 18% 이상으로 상승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의 보고에서는 2025년 11월 기준으로 미국의 법정 유효 관세율이 18.2%에 달했으나, 세관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실제 유효 관세율은 9.8%로 더 낮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요 결과와 수치

ECB 분석은 다음과 같은 핵심 관찰 결과를 제시한다. 첫째, 외국 수출업체의 관세 흡수율은 약 5%에 불과하다. 둘째, 현재 미국 최종소비자가 약 1/3(약 33%)의 부담을 지고 있으나, 미국 기업들의 통계·설문 자료를 보면 장기적으로는 이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외국 수출업체의 흡수가 계속 제한적일 경우 미국 내 기업은 궁극적으로 추가 관세 비용의 약 40%를 부담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이 범주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통업체, 생산업자, 소매업자가 포함된다.

또한 분석은 수입가격과 물량의 하락을 확인했다. 관세를 제외한 수입 상품의 단위 가격(unit value)은 4월 이후 연간 기준으로 소폭 마이너스 변화를 보였고, 수입 물량은 크게 감소했다. 추정된 총수요 탄력성(aggregate elasticity)은 -3.7으로,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수입 물량은 37% 감소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부문별 영향: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화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는 무역 구조의 변화가 뚜렷했다. 분석은 미국의 공급망이 중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분리(디커플링)를 보이며 캐나다와 멕시코로의 재편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캐나다·멕시코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이 급증한 반면, EU와 일본으로부터의 자동차는 단위 가치 하락과 함께 물량이 급감했다.

관세가 적용된 상태로 여전히 거래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물량 감소폭이 더 작았지만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었다. 해당 품목의 경우 관세가 10%포인트 오르면 수입 물량은 약 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어 설명

법정 유효 관세율(statutory effective tariff rate)은 정부가 법으로 정한 평균 관세율을 뜻한다. 실제 관세 부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관 통관 자료 등 실거래 기반의 지표가 필요하고, 이것이 실제 유효 관세율(actual effective tariff rate)이다. 흐름 전가(pass-through)는 관세 인상 등 비용 변화가 생산·유통·소비 가격에 어느 정도로 반영되는지를 뜻하며, 탄력성(elasticity)은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또는 공급) 변화의 민감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핵심 요약: ECB 분석은 미국의 관세 인상이 수입 단가와 물량을 동시에 감소시켰고, 대부분의 비용이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관세의 경제적 효과가 수출국보다 수입국 내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및 전망

이번 분석 결과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수입 물량의 급격한 감소(-37% 추정)가 특정 국내 산업에 공급 차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가격 변동성 확대와 산업별 원자재·부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의 지역 재편은 공급망 다변화의 결과로 해석되지만, 단기적 전환 비용과 새로운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 증가는 비용 구조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점차 소진될 경우,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가계 구매력 감소 및 소비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ECB 분석은 이 비중이 현재 약 33%에서 50%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소매 부문의 마진 압박을 의미한다.

금융시장과 거시정책 측면에서는 관세 충격이 수입 물가와 기업의 마진에 미치는 영향이 통화정책 판단에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예: 금리정책 조정)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관세로 인한 수요 둔화가 더 큰 문제로 대두될 경우 경기 부양 측면의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

실무적 조언

기업 측면에서는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관세 부담 전가 가능성을 감안한 가격정책과 원가 구조 재설계를 준비해야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중장기적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한 생활비 관리와 금융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관세 충격이 특정 산업과 취약계층에 집중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대상별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


참고: 본 보도는 유럽중앙은행(ECB) 경제학자들이 공개한 분석을 인용한 것이며, 수치와 해석은 해당 분석이 제공한 결과를 바탕으로 요약·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