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파병 준비 보도에 유가 급등…호르무즈 해협 봉쇄·중동 에너지시설 공격 영향

4월 인도분 WTI 원유(CLJ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배럴당 +2.18달러(+2.27%) 상승했다고 시장 자료가 집계했다. 4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J26)는 같은 날 종가 기준 갤런당 +0.1591달러(+5.09%) 올랐다.

금요일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급등했으며, 특히 휘발유는 근월물 기준으로 3년 반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유가는 이란 관련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데다 이란이 중동 이웃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공격한 영향으로 급등했다.

2026년 3월 2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CBS는 미 국방부 관리들이 미군 지상 병력을 이란에 배치할 상세 준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Axios는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Kharg) 섬을 장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금요일 국방부가 중동에 전함 3척과 수천 명의 해병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공급 측 충격 요인

에너지 가격은 카타르가 목요일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단지인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도시에서 “광범위한 손상”을 보고한 이후에도 추가 지지를 받았다.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수출능력의 17%가 손상됐으며 이 피해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쿠웨이트는 알아흐마디(Al Ahmadi) 정유공장의 여러 설비를 다수의 공격으로 인해 가동 중단했다고 금요일 발표했고, 바레인은 창고 화재를 보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이란산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유마진을 나타내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가 금요일 3.75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으면서 정유사들이 원유를 적극 매수해 휘발유와 중질유로 정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 유가를 지지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생산 차질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폐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산유국들은 저장시설 용량 한계로 인해 생산을 약 6%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을 운송하는 핵심 해상로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류 흐름이 향후 3월까지 계속 위축된다면 국제 유가는 2008년 기록한 배럴당 약 150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OPEC+와 생산 복원 계획

한편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3월 1일 4월 원유 생산을 일일 206,000배럴 증가시킬 것이라고 발표해 사전 예상치 137,000배럴을 웃돌았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전쟁으로 산유국들이 사실상 생산을 줄이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증산은 현실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일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모두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약 일일 100만 배럴가량을 더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은 +640,000배럴 증가해 3.25년 만의 고점인 일일 29.52백만 배럴을 기록했다.

유동 재고(선상 저장) 증가와 시장 영향

한편 유조선에 적재된 원유의 선상 저장량 증가는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데이터 제공업체 Vortexa에 따르면 러시아산과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가 현재 유조선 선상에 저장돼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Vortexa는 또한 3월 13일로 끝난 주간에 적어도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단위로 -0.4% 하락해 89.28백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수급 지표와 각국 에너지 전망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에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지난달의 13.59백만 배럴에서 13.60백만 배럴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지난달의 95.37쿼드릴리언BTU에서 96.00쿼드릴리언BTU로 올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배럴에서 3.7백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한편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이 중재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의는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영구적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유통 제한을 계속 유지하게 해 원유시장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해 왔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회사와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제약해 공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재고·생산·시추현황

수요일 발표된 EIA 보고서에 따르면 3월 13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4% 적고, (2)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4.2% 많으며, (3) 중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년 평균보다 -2.5% 적었다. 같은 주의 미국 원유 생산량은 3월 13일 마감 주간 기준으로 -0.1% 하락한 13.668백만 배럴/일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백만 배럴/일에는 다소 못 미쳤다.

시추 활동 측면에서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3월 20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2대 증가해 414대가 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기록된 4.25년 만의 저점인 406대에서 소폭 개선된 수준이다. 참고로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 기록한 5.5년 만의 고점 627대에서 크게 감소했다.

시장 전망과 파급효과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피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국제유가를 상방 압력으로 밀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랙 스프레드의 상승은 정유사들의 원유 구매 수요를 촉진해 휘발유 등 정제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반면 유조선 선상 저장량의 확대와 OPEC+의 증산 의도 등은 하방 요인으로 상존한다.

중기적 영향을 볼 때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장기간 제한될 경우 전 세계 원유 수송 차질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고처럼 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과거 2008년의 고점 수준을 시험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반면 만약 주요 산유국이 생산을 재개하고 유조선 선상 저장분이 시장으로 유입되면 가격은 일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경제 전반으로의 파급효과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정유사 및 운송업체의 비용 부담 확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그리고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 관련 주식·채권의 가치 재평가와 헤지수요 증대가 관측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로로 국제 원유 수송에 있어 핵심 요충지다. 국제 유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가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해협의 통항 제한은 전 세계 에너지 수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되는 정유 제품(예: 휘발유, 디젤)과 원유 가격 간의 가격차로, 정유사의 정제마진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표가 높아지면 정유사들이 원유를 매입해 정제할 경제적 유인이 커진다.

결론

요약하면, 2026년 3월 중순 현재 시장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주요 생산·정제 설비 피해로 인해 단기적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유조선 선상 저장량 증가와 OPEC+의 생산 복원 시도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상쇄 작용을 할 수 있어 유가의 향방은 지정학적 사태 전개와 각국의 생산·수송 복구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주요 수치 요약: WTI 4월물 종가 +2.18달러(+2.27%), RBOB 4월물 종가 +0.1591달러(+5.09%), 라스라판 LNG 수출능력 피해 17%, 복구기간 3~5년, 페르시아만 생산 감축 약 6%, OPEC 2월 생산 29.52백만 배럴/일(+640,000배럴), Vortexa 선상저장 러·이란 원유 약 290백만 배럴(전년 대비 +40% 이상), EIA 2026년 미국 원유생산 전망 13.60백만 배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