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린란드에 가격표를 붙일 수 있나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대한 관심이 국제사회를 흔들고 있다. 덴마크가 반복적으로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잠재적 매입이 어떤 모습일지 논의 중”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백악관 대변인이 이번 주 전했다. 이같은 발언은 자문·정책검토의 성격일 수 있으나, 영토의 매매 가능성을 전제로 한 사고 실험은 곧바로 가격 산정의 기본적 난제에 부딪힌다.

2026년 1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을 다룬 기사는 마크 존(Mark John)과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이 작성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가치를 산정하려는 시도는 국가 또는 자치영토를 사고파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에 봉착한다. 네덜란드 ABN AMRO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닉 쿠니스(Nick Kounis)는 “국가를 사고파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역사적 선례를 찾으려는 시도도 실무적 한계에 부딪힌다. 1946년 미국은 광물자원이 풍부한 광대한 북극 섬을 덴마크로부터 1억 달러에 사려는 제안을 했으나 당시 덴마크가 거절했다. 이를 2020년대 물가 수준으로 환산하면 약 $16억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그 자체로 유용한 기준이 되지 못한다. 1803년의 루이지애나 매입(미국 정부의 1,500만 달러)과 1867년 러시아로부터의 알래스카 매입(720만 달러) 역시 직접적인 전례로 삼기 어렵다. 가장 명백한 차이점은 당시 프랑스와 러시아는 실제로 매각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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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평가 방식 적용의 어려움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쓰이는 소득 기반 평가법을 적용해 보더라도 난관이 많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2023년 기준으로 그린란드의 어업 기반 국내총생산(GDP)을 약 $36억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보다 면적이 작은 북극 이웃 아이슬란드의 약 1/10 수준이다.仝(주: GDP는 국내총생산을 뜻하며, 한 국가나 지역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런 수치를 출발점으로 삼더라도, 어떤 배수를 적용해 가격을 산정할 것인지가 문제다. 또한 덴마크 보조금이 그린란드 공공예산의 약 절반을 차지해 병원, 학교, 기반시설을 지원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광물·에너지 자원과 정책적 제약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그린란드의 광물·에너지 자원을 노리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지만, 로이터는 2025년 10월 보도에서 그의 행정부가 Critical Metals Corp에 대한 지분 참여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의 광물·에너지 매장량은 수천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 존재한다. 다만 전체 섬에 대한 포괄적 지질조사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2023년 조사에서는 유럽연합(EU)이 지정한 34종의 ‘핵심 원료(critical raw materials)’ 중 25종이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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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 및 에너지 기업들은 전 세계 자산에 대해 가격표를 매기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두 가지 주요 문제가 있다. 첫째, 그린란드에서는 환경적 이유로 원유·천연가스 채굴이 금지되어 있고, 광업 발전은 관료적 규제와 토착민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정치적·사회적 제약은 매수자가 할인요인을 요구할 만한 사안인가,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할인폭을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광업·에너지 계약은 일반적으로 주권의 이전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번 사례에서는 그린란드의 이누이트(Indigenous Inuit)들이 자체적인 소유권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토착민의 문화와 역사라는 무형적 요소를 더하면 가격을 매길 방법이 없다”고 노르웨이 프리트요프 난센연구소(Fridtjof Nansen Institute)의 북극 및 해양정책 연구책임자인 안드레아스 오스트하겐(Andreas Osthagen)은 말했다. 그는 “그것이 이 개념이 터무니없다고 여겨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안보적 관점과 외교적 접근

현재로서는 미국 행정부가 그린란드를 자국의 국가안보와 관련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군사적 행동도 포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힌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소수의 군사적 존재를 유지하고 있다. 보도는 또한 “U.S. Secretary of State Marco Rubio’s scheduled meeting with Danish leaders next week”라는 표현을 인용하면서, 향후 라인업이 미-덴마크 양국 간 추가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적 포석과 협상 전술

ABN AMRO의 쿠니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관세 등 다른 상황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한 극단적 시나리오 제시를 통한 압박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한 가지 가능한 결과가 군사적·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합의라면, “일부는 향후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해설

GDP(국내총생산) : 한 국가나 지역 내에서 일정 기간 생성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이다. 이 값은 경제규모를 비교하는 데 쓰이나, 지역의 자연자원 가치나 주권적 요소까지 포괄하지는 못한다.
핵심 원료(critical raw materials) : 산업 및 안보상 중요성이 큰 원자재로, 공급의 취약성 때문에 정책 차원에서 특별 관리되는 품목들을 말한다.
주권(sovereignty) : 한 국가나 민족이 영토에 대해 가지는 최종적 법적·정치적 권한으로, 일반 자원 개발 계약에서 이전되지 않는 핵심 요소이다.


경제·정책적 파급 효과 분석

그린란드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경제적·정치적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어업 기반의 GDP, 잠재적 광물·에너지 매장량, 인프라 투자비용, 환경규제에 따른 개발비용 증가 등이 핵심 변수다. 예컨대 지하자원의 잠재적 가치가 수백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개발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제한적이라면 현재 가치(Present Value)는 크게 낮아진다. 또한 덴마크의 연간 보조금 규모와 그린란드의 공공재 유지비용을 고려하면, 단순한 자원매장량×시장가격 방식은 과대평가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사회적 측면에서는 토착민의 토지권·자결권, 환경보호 요구, 국제법적 쟁점, 그리고 해당 지역을 둘러싼 미·중 경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 특히 군사적 관점에서 그린란드는 북극권 전략의 요충지라는 점에서 안보적 가치가 높다. 따라서 국가 간 합의가 성립되는 경우에도 그 합의는 경제적 보상 외에 정치적·법적 보장, 토착민의 권리 보장, 환경 규약 준수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패키지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 고찰

단순히 금전적 액수로 그린란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윤리적·법적 한계에 부딪힌다. 역사적 사례는 참고자료로서 의미는 있으나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될 수 없고, 기업식 가치평가 방법도 주권 이전과 토착민 권리 문제를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향후 사안 전개는 경제적 평가뿐 아니라 외교적 협상전략, 국제법적 정합성, 지역사회 합의 여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안은 단순한 매매 논의 차원을 넘어 지정학적·환경적·인권적 요소가 교차하는 복합적 쟁점임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