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발 경제 속보 — 태국 재무부는 미국과 합의한 19% 관세율이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견인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피차이 춘하바지라 재무장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19% 관세율 발표는 태국과 미국 간 돈독한 파트너십을 보여 주는 상징적 조치”라며 “국가 경제가 한층 더 도약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 결과는 지난 4월 발표된 36% 수준의 잠정 관세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베트남(20%)·인도네시아(19%)와 유사한 수준으로 역내 평균치에 근접했다. 이는 동남아 시장에서 태국 제조업체들이 관세 부담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수출·수입 품목과 경제적 의미
태국의 2024년 대미 수출 비중은 총 수출액의 18.3%에 해당하는 549억6,000만 달러였다. 주요 수출품은 컴퓨터·텔레프린터·전화기 등 IT 하드웨어와 고무 제품이었으며, 주요 수입품은 원유, 기계류, 화학제품이 차지했다. 관세율 인하로 IT·자동차 부품·고무 산업 등 주력 수출 섹터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tariff)는 국경을 넘어 거래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과 재정수입이라는 이중적 목적을 가진다. 이번처럼 관세 인하가 단행될 경우, 국내 생산자는 해외 시장 진입 비용이 줄어 수출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수입물가 안정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정부 지원책·예산 배분
피차이 장관은 “정부는 기업과 농가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예산 배분·소프트 론(우대금리 대출)·직접보조금·세제 혜택·규제 개혁 등 다층적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 론은 상업은행 평균 금리보다 저렴한 금리로 공급되는 자금을 뜻한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농가가 정책 변화에 대응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 도구가 될 전망이다.
장관은 또 “해당 조치들은 태국이 미래 글로벌 경제로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이동하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시경제 전망 조정
태국 재무부는 7월 30일 발표한 중기 경제전망에서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2%로 소폭 상향했다. 이는 관세율이 15%~36% 범위에 머무를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했으며, 이번 19% 확정 발표는 성장률 상향 조정 근거를 한층 보강한 셈이다. 참고로 태국 경제는 2024년 2.5% 성장했다.
“태국은 신속한 구조 개혁과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 — 피차이 춘하바지라 재무장관
전문가 시각: 기회와 과제
국제무역 전문가들은 “19% 관세는 동남아 내 경쟁국 대비 가격 메리트를 일부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무역 갈등, 기후 규제 등 비관세 장벽이 여전히 변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자동차 부품처럼 첨단·친환경 가치사슬에 속한 품목은 단순 관세보다 기술 표준·ESG 인증이 더 중요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태국 증시(SET 지수) 내 정보기술·고무·물류 업종의 수익성 개선 기대다. 단, 미국 물가·연준 금리 정책과 같은 외생 변수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헤지 전략이 요구된다.
용어·배경 설명
* 관세(Tariff): 특정 상품이 국경을 통과할 때 부과되는 세금. 수입 억제·국내 산업 보호와 재정 수입 확보가 목적이다.
* 소프트 론(Soft Loan): 정부·국제기구가 제공하는 낮은 이자율의 융자. 통상적으로 장기 상환 구조를 통해 채무자의 부담을 경감한다.
* X(구 트위터): 2023년 7월 일론 머스크가 브랜드를 변경하며 이름을 바꾼 SNS 플랫폼.
이번 관세 인하 합의는 태국 정부가 추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참여 전략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 등 외부 요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병행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