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막판 관세 합의에 뉴욕증시 소폭 상승…나스닥·S&P500 또 사상 최고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미국‧유럽연합(EU)의 전격적인 무역 합의 소식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크지 않았으나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 갔다. 반면 다우지수는 제한적 하락으로 마감해 지수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지수는 66.81포인트(0.3%) 오른 21,175.13, S&P500지수는 4.34포인트(0.1%) 뛴 6,392.98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비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49포인트(0.1%) 하락한 44,878.43으로 약세를 보이며 대형주와 기술주의 온도 차를 드러냈다.

이번 랠리의 직접적인 촉매제는 미국과 EU가 막판에 합의한 15% 관세 타결이다. 기존 30%로 예고됐던 관세가 절반으로 조정되면서 양측 간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 간 90일 추가 ‘관세 휴전(truce)’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합의 세부 내용

미국·EU 합의문에 따르면 EU는 $7,500억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매하고, 추가로 $6,000억을 미국 경제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동시에 미국은 유럽산 일부 제품에 부과하기로 했던 30%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관세 부담이 완화되면서 공급망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교역량이 확대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연준 통화정책 ‘데드라인’ 앞두고 신중 모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동결 가능성에 90% 이상을 베팅하고 있다. 다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내놓을 ‘중립금리 피봇’ 힌트가 향후 정책 경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주 후반 발표될 7월 미 노동부 고용보고서 역시 필수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고용·임금 데이터가 예상을 상회하면 추가 긴축 여지가 살아나고, 반대의 경우 ‘소프트랜딩’ 시나리오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섹터·산업 동향

합의 효과가 가장 먼저 반영된 분야는 에너지 업종이다. NYSE Arca 오일지수는 1.7% 상승, 필라델피아 유전서비스지수도 1.5% 올라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관세 인하와 함께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반도체주도 견조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 올랐다. 엔비디아·AMD 등 AI‧고성능 컴퓨팅 수요주가 재차 반등한 것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컴퓨터 하드웨어주도 긍정적 흐름을 보였으나 금·철강주에서는 차익 매물이 유입됐다.

■ 국제 시장 동향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혼조세였다. 일본 니케이225는 1.1% 하락하며 차익실현에 눌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0.7% 상승했다. 유럽 주요 지수는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독일 DAX는 0.9%, 영국 FTSE100은 0.6%, 프랑스 CAC40은 0.4% 각각 떨어지며 관세 완화 소식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됨을 시사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2bp 상승한 4.408%를 기록했다. 가격이 하락(수익률 상승)한 것은 위험선호 회복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 ‘매그니피센트 세븐’ 용어 해설

Magnificent Seven은 최근 미국 증시를 주도해 온 7개 빅테크 기업을 칭하는 말이다. 애플(AAPL)·아마존(AMZN)·알파벳(GOOGL)·마이크로소프트(MSFT)·메타플랫폼스(META)·엔비디아(NVDA)·테슬라(TSLA)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주에는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가 실적을 발표해 S&P500의 추가 방향성을 좌우할 이벤트로 꼽힌다.

■ 전문가 진단

JP모건의 수석 전략가 니콜라스 파니기르츠고글루는 “미·EU 합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으나, 연준의 정책 기조와 고용지표가 실제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90일 동안의 미·중 관세 휴전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IT·산업재 섹터의 EPS(주당순이익) 추정치가 추가 상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국제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 물가 압력 완화→연준 매파적 스탠스 후퇴→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다만 명목 금리가 4%대 중반에 머무르는 한 주식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 팽창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상존한다. 관세 인하 발표가 실물 거래로 이어지는지, EU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이 실제 집행되는지가 추후 랠리의 지속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관세 인하 효과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맞물려 상쇄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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