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무역 협상 훈풍에 유럽 증시 6주 만에 최고치 경신

【런던·프랑크푸르트·파리】 유럽 주요 증시가 미·EU 간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와 주요 은행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6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08시 17분 기준 0.5% 상승하며 6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DAX 지수가 0.9% 올랐고,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0.6%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FTSE 100은 이로써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은행 실적 랠리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행 섹터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독일계 도이체방크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한 뒤 5.8% 급등했고, 프랑스 BNP파리바2.8% 올랐다. 이에 힘입어 유로존 은행지수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15%라는 관세 수준은 기업 입장에서 무의미한 가격 인상에 그칠 것이며, 산업 전반의 공급망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 시모네 라가치(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 매니저)

■ 미·EU 관세 협상 완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협상 중인 무역 합의안의 윤곽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EU 외교관 2명에 따르면, 양측은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30% 관세 대신 15% 수준의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가 자동차주 급등을 이끈 것처럼, 관세 완화 기대는 유럽 제조업체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 주요 종목 동향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1분기 대비 견조한 상반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0.8% 상승했다. 도이체 텔레콤은 자회사 T-모바일 US가 2분기 호실적을 공개한 덕에 3% 올랐다.

반면, 스위스 소비재 대기업 네슬레는 비타민 사업부 전략적 검토를 발표하고 1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3.4% 하락했다.

유럽 반도체 대표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10여 년 만의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10.5% 급락, 기술주 강세 흐름과 대조를 이뤘다.


■ 경기 지표 호조·ECB 회의 대기

시장 분위기는 거시지표도 뒷받침했다. 7월 유로존 종합 PMI 잠정치는 서비스업 회복세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돌았다. 제조업 PMI도 반등세를 지속해 경기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투자자들은 같은 날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도 주목하고 있다. ECB는 연속 7차례 금리 인하 이후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 용어 해설 & 추가 분석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국내의 코스피200과 유사한 광역 벤치마크다. DAX는 독일 대형주 40개로, FTSE 100은 런던증권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블루칩 지수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지수를 통해 유럽 주식의 방향성을 가늠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19% 반등에도 불구하고 STOXX 600이 3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아직 2% 가량 낮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EU 관세 협상과 ECB의 완화적 기조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연내 고점 재경신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