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무역 합의에 힘입어 월가 선물 상승… ‘빅 이벤트’ 주간 돌입

(로이터) — 뉴욕증시 선물이 미국·유럽연합(EU) 간 새로운 무역 프레임워크 합의 소식에 힘입어 28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는 거대 기술주(메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애플)의 실적 발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회의, 그리고 미국 관세 발효 마감 등 굵직한 일정이 몰려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관세율을 기존 30%에서 15%로 절반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무역 합의 틀’을 전격 발표했다. 양측은 세부 사항을 향후 협상에서 확정할 방침이지만,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5시 32분(미 동부시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18.75포인트(0.29%) 상승했고, 나스닥100 E-미니는 113.5포인트(0.48%) 올랐다. 다우존스 E-미니 역시 85포인트(0.19%) 상승했다. 전 거래일에도 ‘합의 임박’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 대비 0.4%만을 남겨두고 있다.

무역·경제 이벤트 타임라인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맹국과 잇달아 체결한 관세 축소 합의 역시 월가의 랠리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S&P500·다우·나스닥은 모두 견조한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른 주요 경제권도 8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관세 시한 전에 협상 타결을 서두르고 있다”는 진단이 월가 브로커리지 리포트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같은 날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통상 협상에서는 90일 추가 ‘휴전’(트루스·truce) 연장이 유력시된다. 이는 양국이 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갈등을 재점화하지 않겠다는 약속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실적 발표 대기

이번 주 가장 큰 관심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에 속한 초대형 기술주의 2분기 실적이다.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이 차례로 실적을 공개한다. 앞서 알파벳은 예상을 뛰어넘는 자본적 지출(CapEx) 확대 계획을 밝히며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를 재점화한 반면, 테슬라는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로 향후 몇 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을 시사해 실망을 안겼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1.7%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16억5,000만 달러 규모 차량용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연준 회의 및 금리 전망

연준은 2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에 따르면 9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은 59.8%로 집계됐다.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여부와 추가 완화 시그널을 분석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파월 의장이 드디어 금리 인하 준비가 된 듯하다”고 언급해 연준의 독립성 논란을 재점화했다.

주 후반에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FP)가 발표된다. 두 지표는 관세 인상 여파가 소비자물가와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가늠할 핵심 자료다.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강세

이더리움(ETH) 가격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 BTCS, 게임스퀘어 홀딩스 등 이더리움 연동 기업 주가가 2.7%에서 5.3%까지 급등했다.

◆ 용어 풀이
E-미니 선물은 CME가 운영하는 전자거래 전용 주가지수 파생상품으로, 표준 선물 대비 계약규모가 작아 개인투자자도 접근하기 쉽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묶어 부르는 월가 신조어로,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주를 뜻한다.

기자 견해: 이번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원론적 선언’ 단계이지만, 시장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실물 효과보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다. 관세율이 구체적으로 인하되면 미·EU 제조업 체인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준의 금리 결정과 PCE·고용지표 결과가 관세 효과를 상쇄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정책·경제 데이터와 기업 실적을 균형 있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