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유럽연합(EU) 간에 논의 중인 ‘메탈 동맹’이 체결될 경우 노르웨이 알루미늄 기업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 마로시 세프초비치는 브뤼셀과 워싱턴이 중국산 보조금 제품의 시장 왜곡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프초비치 위원의 발언은 미·EU가 주말 동안 발표한 광범위한 무역 합의 직후 나왔다. 이 합의에 따라 EU 철강·알루미늄 제조사는 미국 수입 시 최소 또는 무관세(quota system)가 적용되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했던 50% 고율 관세를 대체한다. 다만 세부 설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철강과 금속 문제에 있어 미국과 유럽은 서로의 ‘문제’가 아니며, 중국발 과잉 생산 능력이 핵심 이슈”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과잉 공급이 베이징의 불법 보조금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RBC는 고객 메모에서 Norsk Hydro(오슬로: NHY, OTC: NHYDY)가 알루미늄 생산의 60%를 노르웨이 국내에서 수행하지만, 노르웨이가 EU는 아니더라도 1(European Economic Area·EEA) 소속이므로 협정이 EEA로 확장되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EEA(유럽경제지역)는 EU 단일시장 규정을 공유하되 정치적 통합은 제외한 영역으로,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이 속한다. 이들 국가는 상품 자유 이동과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EU와 유사한 무역 환경을 가진다.
알루미늄 스크랩(scrap)을 둘러싼 논의도 핵심이다. 스크랩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EU 전략상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알루미늄 스크랩 수요 및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스크랩 수출이 크게 늘었고, EU 내부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
RBC는 “이 ‘루프홀(허점)’을 제거하는 것이 노르스크 하이드로 재활용 부문 수익성 개선의 열쇠”라며 이 부문이 회사 핵심 이익(EBITDA)의 약 1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슬로 증시에 상장된 노르스크 하이드로 주가는 장중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 시각
알루미늄 산업은 전력 소비가 막대한 대표적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노르웨이는 풍부한 수력 발전 덕분에 재생에너지 기반 저탄소 알루미늄을 생산한다. 향후 미국·EU가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을 강화할 경우, 저탄소 생산 역량을 갖춘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EU가 중국산 저가 제품에 공동 대응하면, 북미·유럽 시장 내 프리미엄 단가가 유지돼 동사의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루미늄 스크랩은 신규 제련(Primary Metal) 대비 탄소 배출이 최대 95% 낮다는 환경적 이점이 있다. 향후 정책이 스크랩 재사용을 독려하면서 동시에 역외 유출을 제한하면, 유럽 내 스크랩 가격 안정과 공급 확보로 재활용 부문 EBIT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동맹 협정이 실제로 EEA 국가에까지 적용될지, 관세·쿼터가 어떻게 설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업계는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세부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