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관세 갈등 완화에 유럽 증시 4개월래 최고치 기록

◆ 관세 우려 완화 속 유럽 주가지수 일제히 상승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잠재적 관세 전쟁이 일단 봉합됐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범(汎)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전 거래일 대비 0.7% 상승한 553.6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 0.3% 하락을 만회한 것으로,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다. 독일 DAX 지수는 0.4% 오르며 18,420선에 근접했고, 프랑스 CAC 40은 0.7% 뛰어올라 7,750선을 넘어섰다. 영국 FTSE 100 역시 0.1% 소폭 상승해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STOXX 600이란?
유럽 17개국 상장기업 600개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 지수로, 유럽 경제 전반을 가늠하는 대표적 벤치마크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과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 그리고 미국 주요 경제 지표 발표 일정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Fed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근거로 금리 동결을 시사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기술주 랠리… ASML 5% 급등

섹터별로는 기술주가 두드러진 강세를 연출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홀딩(ASML Holding NV)은 4.9% 급등하며 장중 12개월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함께 반도체 장비 발주 증가가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비재·주류 섹터는 차익실현 매물에 눌렸다.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 홀딩(Heineken Holding NV)은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4% 급락했다.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는 1.4%,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1.2% 하락했다.

◆ 재생에너지 모멘텀… 노르덱스 5%↑

독일 풍력터빈 제조사 노르덱스(Nordex)는 5% 급등했다. 회사 측은 2025년 2분기에 2.3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1.7% 증가한 수치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내 풍력 설비 교체 수요가 실적 개선 기대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Tesco PLC)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공시했지만, 투자자들의 선반영 기대가 컸던 탓인지 주가는 1% 넘게 빠졌다.


연준의 행보가 남은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향후 인하 가능성 언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금리가 고점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확인되면 유럽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것이다.”

— 프랑크푸르트 소재 한 자산운용사 리서치 메모

한편, 이번 주 발표될 미국 빅테크(애플·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 등) 실적은 글로벌 IT 밸류체인의 수요 상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힌다. ASML을 비롯한 유럽 반도체·장비 기업 주가가 미국 대형 기술주 이익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기자 관전평

이번 미·EU 관세 갈등 봉합이 유럽 주식시장에 심리적 안도감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개별 종목 간 차별화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비재·주류 업종은 원자재·물류비 부담과 신흥국 판매 둔화 위험에 노출돼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방어적 포트폴리오 운용과 성장 모멘텀 보유 기업 병행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Nordex 사례가 보여주듯 탈탄소·재생에너지 전환 추세는 구조적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유럽연합이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42.5% 목표를 재확인한 만큼, 풍력·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중장기 관심이 필요하다.

미·EU 무역 협정이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며, 자동차·의료기기 등 민감 품목에 대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인하 폭과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국제정치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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