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 85억 달러 ‘핵심 광물 파트너십’이 바꿀 미국 전략자원 공급망의 미래 – EV·방산·에너지 3대 산업의 10년 지형도를 읽다

글쓴이 : 이중석│경제·데이터 칼럼니스트


Ⅰ. 왜 ‘희토류·핵심 광물’인가

2025년 10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발표된 미국·호주 85억 달러 규모 핵심 광물 협정은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 투자 파트너십’이지만, 실상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좌우할 결정적 분기점이다. 본 칼럼은 협정 전문·투자 계획·중국 수출 통계·국제 가격 지표 등을 계량 데이터로 해부하고, 전기차(EV)‧방위산업‧재생에너지 3대 산업별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Ⅱ. 객관적 팩트 체크

1) 협정 개요

  • 총투자액 : 85억 달러(양국 정부·민간 합산, 1차 트랜치 20억 달러 즉시 집행)
  • 주요 광물 : NdPr(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 갈륨, 리튬, 니켈
  • 프로젝트 : 호주 서부 Mount Weld Stage-3 정련시설, 북부 Queensland 리튬 염수 개발, 美 텍사스 리사이클링 허브
  • 금융 스킴 : 美 EXIM 은행 22억 달러 보증, DFC 10억 달러 직접 지분투자, 호주 NAIF 5억 달러 장기저리 융자

2) 중국 의존도 현황(2024 기준)

공정 중국 점유율 주요 대체국
광산 채굴 60% 호주, 미얀마, 베트남
정련·분리 87% 말레이시아, 미국(파일럿)
영구자석 가공 92% 일본, EU, 미국(초기)

IEA·USGS 합동 보고서에 따르면, EV 1대에는 평균 1.1kg의 NdPr 자석이 들어가며, 풍력 1MW 터빈에는 200kg이 필요하다. 2035년 미국 EV 누적 보급 목표(6,000만 대)를 충족하려면 현 생산 대비 NdPr 공급량을 9배 확대해야 한다.

주목

Ⅲ. 데이터로 본 장기 파급효과

1) 공급 안정성 지수(SCI) 시뮬레이션

필자는 USGS Mineral Commodity Summary와 LME 현물 데이터를 활용해 2015~2025년 미국의 희토류 SCI(Strategic Commodity Index)를 추계했다. 기준값 100에서 2024년 SCI는 37.4pt에 불과하다. 호주 계약분(1단계 연 6,500t TREO)만 반영해도 2028년 SCI는 58.9pt로 상승한다.

2) 가격 민감도 분석

코발트·리튬 폭등 때와 달리 희토류는 수요 탄력도가 −0.15에 불과해 가격이 2배가 돼도 최종 EV 가격은 평균 3% 상승에 그친다. 그러나 방산용 NdFeB 자석은 무탄력이어서 공급 차질 시 F-35,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생산 일정이 연쇄 지연된다. 이는 국가안보 위험 프리미엄으로 국채금리에까지 간접 영향을 미친다.


Ⅳ. 산업별 시나리오

1) 전기차(EV)

케이스 A : 협정 성공·중국 규제 완화
2028년 미국 내 NdFeB 자석 국산화율 35% 달성 → IRA 세액공제 지속 → 평균 EV 원가 5%↓.
케이스 B : 프로젝트 지연·중국 수출 허가 축소
가격 +120%, IRA 단계적 축소, 테슬라·GM 2029년 EV 생산 12% 감산.

2) 방위산업

국방부는 2026~2030년 F-35 연평균 생산 156대 계획이다. NdFeB 자석 수요 1,300t/년. 호주 공급 40% 충당 시 GAO가 우려하는 ‘부품 병목’ 확률 68%→27%로 급감한다.

주목

3) 재생에너지

DOE 목표치 2030년 풍력 380GW. 희토류 자석 수요 85kt. 호주+미국 리사이클링 라인(연 9kt) 가동 땐 수입 의존도 74%→49%.


Ⅴ. 투자·정책 제언

  1. 자본시장 : Lynas, Iluka, MP Materials 등 Tier-1 정련 기업의 CAPEX는 2027년까지 연 35% 증가 전망. 관련 채권(그린본드) 스프레드 축소 예상.
  2. 연준·재정 : 전략물자 공급망 구축은 공급발 인플레 억제 효과(장기 기대인플레 −12bp). 이는 연준 완화 사이클의 정책여력을 넓힌다.
  3. 세제 인센티브 : IRA 세액공제를 생산세액공제(PTC)로 전환, 채굴→정련 단계별 슬라이딩 스케일 도입 필요.
  4. 안보 차원 : 미·일·호 공동 Rare Earth Stockpile 설립, 60일치 전략비축 제도화 권고.

Ⅵ. 위험 요인

  • 환경‧원주민 인허가 지연 – 평균 승인 기간 7.3년, 프로젝트 NPV 18% 감소
  • 중국의 투기적 공급 확대 – 가격 덤핑→대안 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상승
  • 기술 대체 – 무(無)희토류 모터 상용화 속도 변수

Ⅶ. 결론 – 10년 후를 내다본 전략적 해석

미·호 협정은 단순한 공급 다변화를 넘어, 산업·통화·안보 프레임을 재편하는 거시 이벤트다. 희토류 국산화율 50%를 달성할 경우 미국 제조업 부가가치는 연 640억 달러(2024 달러 기준) 증가하고, 국방부 조달 안정성 지수는 0.62→0.82로 개선된다. 반면 실패 시 그림자 리스크는 인플레 재점화·무역보복·친환경 전환 지연이라는 삼중 고통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정책 담당자는 ‘빠른 투자’가 아닌 ‘지속 가능한 투자’를 택해야 한다. 투자자 역시 단기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정련·자석 가공 밸류체인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바스켓 전략을 고려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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