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로이터)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일요일 국내 투자 계획을 연이어 공개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 간 무역 협정 이후 미국 내 투자 확대가 자칫 국내 제조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2025년 11월 1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캠퍼스에 반도체 생산 라인을 추가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 속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설비 증설은 향후 5년간 국내에만 총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계획(미화 약 3,107.9억 달러)의 일환이다.
삼성전자의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일요일 재계 주요 인사들과 회동을 가진 직후 나왔다. 이 회동은 금요일 최종 타결된 미·한 무역 협정에서 한국이 미국의 전략 산업 분야에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이후 개최됐다. 정부와 재계 간 논의는 미국 내 투자 확대와 국내 제조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향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이재명 대통령은 밝혔으며,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더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은 또한 기업들에 대해 해외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정부와 협의해 적극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중소·중견 및 벤처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25.2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선업계의 한화오션과 HD현대도 각각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며, 세부 항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신규 공장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며, 전통적 서버와 AI 서버 수요에 모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전 세계적으로 AI 칩 생산에 업체들이 몰리면서 스마트폰·컴퓨터·서버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졌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가 취재한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일부 메모리 칩의 가격을 9월 대비 최대 60% 인상했다. 이는 수급 경색과 AI 관련 수요 급증이 가격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규 생산 라인(P5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의 일부로, 2023년 말 이후 스마트폰·PC용 칩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착공이 지연돼 왔다. 이는 시공사인 삼성물산(Samsung C&T)※의 공시에도 반영된 바 있다. ※ Cheil Industries의 후신
삼성전자는 2028년 P5 공장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확대되는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도 추가로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설비 구성이나 라인 캡액(capex) 세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성명에서 “글로벌 AI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중장기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산업 맥락 해설
이번 발표는 미·한 무역 협정에 ‘미국 전략 분야에 대한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가 포함되면서 국내 자본 배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대기업이 국내 투자 계획을 병행해 제시한 것은 해외 의무 이행과 국내 제조 경쟁력 유지 간 균형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협정의 세부 조항이나 산업별 배분은 기사에서 추가로 공개되지 않았다.
용어 설명
–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로, DRAM과 NAND 등이 대표적이다.
– AI 서버: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서버로, 고대역폭 메모리와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해 AI 모델 학습·추론을 처리한다.
– 생산 라인(P5): 삼성 평택 캠퍼스 내 특정 팹(생산공장) 라인을 의미한다.
– 전략 산업: 국가안보·공급망 안정과 직결된 분야로, 본 기사에서는 세부 업종이 명시돼 있지 않다.
시장·공급망 관점에서의 시사점
첫째, AI 중심 수요 변화가 메모리 가격과 설비투자 타이밍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60%에 이르는 가격 인상(9월 대비)은 재고 조정의 마무리와 수요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2028년 양산 시점은 중장기 수요 확장에 맞춘 것으로, 기업이 사이클의 상·하방 변동성을 고려해 선제적 캐파 확보에 나섰다는 점을 시사한다. 셋째, 현대자동차그룹의 2026~2030년 125.2조 원 투자 계획은 자동차·모빌리티 관련 국내 밸류체인 강화 의지를 반영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다만, 한화오션과 HD현대의 투자 계획은 구체 규모나 세부가 공개되지 않아, 조선·해양 분야의 실제 투자 집행 속도와 방향성은 향후 발표를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 기사에서 제공된 정보 범위 내에서, 재계 전반이 국내 투자 강화와 해외 투자 병행이라는 이중 전략을 모색 중임을 보여준다.
지역·환율 정보
금번 보도는 서울에서 전해졌으며, 기사 말미에 제시된 환율은 $1 = 1,447.9300원(기사 기준)이다. 환율은 시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금액 환산은 보도 당시 기준으로 이해하면 된다.
요약적 의미
요컨대, 삼성전자는 평택 P5 라인을 통해 AI·서버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고,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인프라를 확충한다. 정부-재계 대화는 미국 내 3,500억 달러 투자와 국내 제조 경쟁력 유지라는 두 과제를 병행하려는 취지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그룹 125.2조 원 계획을 포함해, 주요 그룹의 국내 설비투자 유턴·확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