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희토류-100% 관세’ 휴전 프레임워크, 글로벌 공급망 대이동의 서막인가

■ 프롤로그: 다시 찾아온 ‘관세 시계 제로(Zero-Hour)’

2025년 11월 1일, 미국의 대(對)중국 100% 관세 폭탄 발효 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같은 시각 중국은 희토류·자석 수출 규제를 전면 재개할 수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 실무 협상에서 “희토류 통제 유예 ↔ 100% 관세 보류”를 핵심으로 하는 ‘휴전 프레임워크’가 도출됐고, 10월 30일 서울 정상회담에서 최종 서명이 예고됐다. 관세 전면전이 임박했던 글로벌 시장은 단숨에 안도 랠리로 돌아섰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본 칼럼은 이번 프레임워크의 구조, 장기적 의의, 그리고 공급망·자본시장·통화정책까지 파급될 5대 구조 변곡점을 3,000 여 단어 분량으로 심층 진단한다.


1. 협상 요약: ‘희토류 ↔ 관세’ 맞교환, 농산물·펜타닐·대두는 부속조항

1-1. 핵심 키컷(Key-Cut)
① 중국, 2028년 말까지 희토류·자석 실질 수출량 최소 2022년 수준 유지
② 미국, 100% 관세 3년 유예 및 단계적 철폐 로드맵 공표(55%→35%→현행 유지)
③ 중국, 미국산 대두·옥수수 3-년간 연 600억 달러 의무 구매
④ 양국, 펜타닐 원료·완제품 불법 수출입 합동 단속 센터 설립
⑤ USTR 301조 신규 조사 철회 조건: 2026년 6월까지 위 조치 준수 여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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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프레임워크’가 의미하는 바
정식 협정(Agreement)이 아닌 프레임워크인 이유는 서로의 ‘정치적 출구전략’을 고려한 형식적 장치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자국 제조업·농업 표심을 살리고,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 이미지를 희석하며 위안화 방어 시간을 번다. 동시에 양측은 “준수 이행도에 따라 언제든 재가동 가능”한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넣어 향후 협상력도 확보했다.


2. 희토류: 한때 ‘중국의 오일’, 지금은 ‘전략 소재 ETF’ 시대의 기폭제

2-1. 희토류 공급구조의 불편한 진실
• 정제·분리·합금화 중국 점유율 70 % 이상
•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가격, 2021년 고점 대비 40 % 하락 후 박스권
• 미국 MP머터리얼즈, 호주 라이너스 등 서방 프로젝트 CAPEX 급등(톤당 6만 달러 → 9만 달러)

2-2. 프레임워크가 불러올 3단계 가격 시나리오
Stage I (2025-2026) : 유예 확정 → 투기적 재고 축적 완화 → 평균 가격 10 % 추가 하락
Stage II (2027-2029) : 미·중 상호 이행평가 → 불확실성 프리미엄 재부각 → 가격 변동성 확대(±25 %)
Stage III (2030 이후) : 서방 신규 광산 가동, 인플레 감축법(IRA) 세액공제 만료 → 가격 장기 하방

2-3. 투자 포인트
테마 ETF : VanEck Rare Earth & Strategic Metals ETF(REMX)는 단기 변동성 용, 리밸런싱 주기 짧음
장비·소재주 : 미국 화학사 알베마알(ALB), 일본 산요특수강 등 합금·자석 가공 밸류체인으로 분산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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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세 유예: ‘트럼프탄’이 사라진 대신 남은 두 가지 리스크

3-1. 법적 변수—안티디피션시법과 의회 관세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외교 카드’로 사용하면서 의회가 가진 관세권(Power of Tariff)이 사실상 행정부로 이동했는데, 이번 유예 역시 의회의 포괄적 승인을 받지 않았다. 2027년 의회 다수당이 교체될 경우, 포크배럴식 관세 부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2. 정치 변수—2026 中·美 권력 이벤트
• 미국 :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보호무역 강경파 재부상
• 중국 : 15차 당대회, ‘본토 산업안보’ 기조 강화 → 희토류·태양광 폴리실리콘의 ‘내수 우선 + 쿼터제’ 가능성

3-3. 장기 관세 베타(β)의 재측정
▶ 2018-2024 : 관세 19 % → 글로벌 PMI 1.2 p 하락
▶ 2025-2029(e) : 관세 19→55→35 % 단계 완화 가정 시, 연간 CPI ‑0.25 p 추정
그러나 ‘프리미엄 소비재 가격 환원’ 속도가 국가·소득별로 비대칭적일 수 있다는 점은 물가예측의 새로운 오차 요인이 된다.


4. 공급망 리디자인: 금속 → 모듈 → 완제품 → 리사이클링 4중 분산 로드맵

4-1. 북미 : 인플레감축법(IRA) + CHIPS & Science Act에 따라 배터리-EV-반도체 삼각 밸류체인 형성. 포드·GM은 CATL 합작의 라이선스 계약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캐나다 Ontario + Michigan 거점으로 분산. 희토류 자석은 Nexteer-GM-MP Materials 3사 컨소시엄이 2027년까지 내륙 공급망 구축.

4-2. 유럽 : EU Critical Raw Materials Act → 리사이클링 비율 2030년 15 % 목표. 그러나 CAPEX 10년 ROI 확보 난망. 스웨덴 LKAB·프랑스 Imerys 등 잠재 대체 공급원은 기술·환경규제 허들로 지연 위험.

4-3. 동남아-인도 : 베트남·말레이시아 ‘가공-모듈’ 허브로 부상. 인도는 안드라프라데시 희토류 프로젝트와 구자라트 Semicon India 공단으로 전 주기 공급망 유치 목표.

4-4. 투자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① 소재 원가 Δ(HREE·LREE) ② Mid-stream CAPEX 상태 ③ 고객사 오프테이크 계약 ④ 정책 세액공제 잔여 기간 ⑤ 재활용 기술 IRR


5. 거시정책 × 시장: 연준·ECB·PBOC의 ‘3D 디커플링’ 가속

5-1. 연준(Fed) : 10월 CPI 3 % 고착에도 불구, 관세 유예 → 추가 디스인플레이션 재료로 판단. 12월 FOMC 50 bp 인하 시나리오가 선물시장에서 65 % 반영. 그러나 2026년 관세 스냅백 리스크가 중립금리(r*) 상단을 3.1 %로 끌어올리는 구조적 제약요인.

5-2. ECB : EU 재정적자 2026 년 3.7 % 예상. 유로존 ‘금속 인플레’ 완화 시, 긴축종료 → 2027 재정 부양 재개와 충돌. Fracture Risk Premium 상승 가능.

5-3. PBOC : 희토류 유예로 위안화 단기 반등(USDCNY 6.87 → 6.72). 그러나 장기적으로 대두 달러 결제 재개는 위안화 국제화 속도 + 자본유출 압력 동시 확대. PBOC ‘쌍겸(Give-and-Take)’ 스탠스 재확인.


6. 자본시장 4대 시나리오 로드맵(2025-2030)

시나리오 희토류 관세 S&P500 달러DXY 미10Y
A (베이스) 60 % 유예 지속 55→35→19 % 연평균 8 % 95→97 3.0→3.5 %
B (재격화) 20 % 쿼터제 강화 100 % 스냅백 -25 % 단기 ↓ 103 ↑ 2.6 → 2.0 %(채권강세)
C (빅딜) 10 % 실질 자유화 관세 철폐 12 %+ 불마켓 재점화 92 ↓ 3.7 %+
D (정치쇼크) 10 % 전면 금수 관세+투자금지 -40 % 이상 베어 108 ↑ 1.5 % 이하

7. 투자전략·포트폴리오 제안

  • 글로벌 자산배분 : 40 % 미국/10 % 일본/10 % 인도/10 % 캐나다(핵심 금속)/10 % 유로존/20 % 단기채·현금
  • 섹터 ETF 바스켓 : (1) LIT(리튬) (2) XLI(산업재) (3) QQQ/SMH(반도체) (4) CORN/DBA(농산물 헷지)
  • 옵션 플레이 : 2027 LEAPS S&P 500 at-the-money 콜 + VIX 50 콜 스프레드로 Tail Risk 헷지
  • 환헤지 : 달러 강세 시 DXY > 100 조건부 USDKRW 리버설 옵션 매도, 프리미엄 수취

8. 결론: ‘체스판’ 위 말들의 재배치가 시작됐다

이번 휴전 프레임워크는 표면적으로는 단순 ‘희토류 ↔ 관세’ 교환이지만, 실제론 글로벌 공급망 재설계·정책 금리 경로·자산 가격 형성에 연쇄 작용할 거대한 스톱워치를 다시 눌렀다. 투자자는 ① 이행평가 3년 주기, ② 국지적 스냅백 트리거, ③ 선거·정치 캘린더를 주시하며 멀티 시나리오 기반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 2018 보호무역 1라운드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무역 리스크는 해소가 아닌 변이(mutant)”라는 점이다. 이제 시장은 ‘프레임워크’라는 임시 시크릿 가든을 통과해, 진정한 탈중국·탈관세 2.0 시대라는 더 넓은 전장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 이 서막을 읽어내는 투자자만이 다음 5년, 그리고 그 이후의 성장과 방어를 동시에 손에 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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