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희토류 1년 유예’ 합의가 뒤흔들 글로벌 공급망: 美 전략광물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 시나리오

이중석의 미국 주식·경제 딥다이브 칼럼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 서론: 12개월짜리 ‘완충지대’가 던진 질문

지난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시장을 놀라게 했다. 중국이 추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펜타닐 관세를 낮추는 등 일부 완화 조치를 맞바꿨다. 표면적으론 “무역 휴전”에 가깝지만, 희토류가 배터리·첨단 반도체·방위 산업까지 관통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적어도 향후 10년을 규정할 변곡점이다.

본 칼럼은 ① 합의의 배경, ② 희토류 공급망의 현주소, ③ 미국 기업·투자자·정책 당국이 직면할 구조적 변화, ④ 세부 투자 아이디어까지 3,000여 단어 분량으로 심층 분석한다.

주목

1. 합의 디코딩: ‘1년 유예’라는 모호한 언어

1) 합의 전문의 핵심 문구

  • 중국은 “현재 예고된 희토류·전략광물 수출 통제를 12개월간 일시 중단한다.”
  • 미국은 “동 기간 내 추가적인 수출허가 면제를 검토한다.”
  • 양국은 “연례 평가 후 재연장 혹은 재협상 가능”을 명시했다.

즉, 완전 철폐가 아닌 ‘일시 정지 버튼’이다. 연장을 담보하지 않아 1년 뒤 불확실성이 원상 복구될 수도 있다.

2) 누가 무엇을 얻었나

주체 단기 이득 잠재 리스크
미국 ① 공급 쇼크 완화
② 인플레이션 부담 축소
③ 재고 축적 ‘골든타임’ 확보
① 1년 뒤 재협상 불확실성
② 전략광물 내재화 압박 가중
중국 ① 관세 일부 완화
② 농산물 수입 등 교환조건 확보
③ 여전히 ‘밸브’(공급 레버리지) 보유
① 대미 수출 의존 노출
② 미국 내 리쇼어링 가속화

2. 희토류 공급망의 구조와 미국의 취약지대

1) 글로벌 시장 점유율

  • 채굴: 중국 63% · 미국 10% · 호주 7% · 기타 20%
  • 정제·분리: 중국 87% · 말레이시아 6% · 프랑스 3% · 기타 4%
  • 자석·합금: 중국 92% · 일본 4% · 미국‧EU 4%

→ ‘中-中-中’으로 이어지는 목(목採)·정(精製)·가(加工) 삼중 의존

2) 미국 내 밸류체인 공백

캘리포니아 MP Materials가 마운틴패스 광산을 운영하지만, 정제 설비 상당 부분을 아직 중국에 위탁한다. 국방부·에너지부가 총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정제 플랜트 건설을 지원 중이나, 상업 가동은 2026~27년이 목표다.


3. 12개월 동안 미국이 해야 할 일: 시나리오별 전략 로드맵

시나리오 A — ‘유예’ 무기한 연장

중국이 자발적 확약을 반복해 샌드위치를 늦춘다면 미국은 단기적 비용 압박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레버리지 의존이 더 깊어져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주목

시나리오 B — 2026년 재협상 결렬 → 본격 공급 쇼크

① 국방·EV·풍력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국가 비축 물량 방출
② 캐나다·호주 동맹국의 채굴·정제 프로젝트에 DPA Title III(국방생산법) 적용 직접 금융 지원
③ 소재 리사이클 회수률 현재 1% → 5% 목표(2030)

시나리오 C — 탈중국 글로벌 생태계 연착륙

유럽·인도·동남아가 ‘친환경 광물 연대’를 형성, 규격 표준·장기수급계약 방식으로 시장 이중화가 진행된다. 미국 기업은 조달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일 수 있다.


4. 산업·종목별 중장기 영향 – 체크리스트

1) 전기차 & 배터리

  • 테슬라·GM·포드: NdFeB 자석 수급 불안 시 모터 단가 7~10% 상승 가능성. 美 네바다 주 리튬 정제 플랜트와 연계된 희토류 합작 필요.
  • 파나소닉·LGES: 대체 자석(철·질소계 알파 상)이 상용화 단계 진입 시 원가 방어 가능.

2) 반도체 장비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 EUV 노광장비에 필수적인 Eu·Gd 선택흡수 소재 재고 확보 여부 관건.

3) 방위산업

  • 록히드마틴·노드롭: AIM-120 미사일 제조 라인 확대 과정에서 Dy·Tb 수요 폭증. 연방정부 직접계약 우선 물량 배정을 받아 상대적 방어력.

4) 소재·광산주

  • MP Materials (NYSE: MP) – 美 유일 희토류 채굴·정제 콤보. 유예 기간 수혜 + 장기 국책 금융 레버리지.
  • Lynas Rare Earths (ASX: LYC) – 말레이시아 정제허가 연장 성공 시 글로벌 시장 내 비중 7%→10% 가능.

5. 정책 레버리지: 법·예산 타임라인

  1. 국방생산법 Title III – 2026 예산 안에 12억 달러 희토류 특별계정 편성 추진
  2. IRA 광물 세액공제 확대 – 현재 리튬·니켈 대상 → Nd·Dy·Pr 신규 포함 상원 초당적 법안 발의(’25 3Q)
  3. OECD 광물 안보 포럼 – 미국 제안으로 2026년 신설 예정,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6. 투자 액션플랜: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가정) 공격적 성장형 투자자, 5년 투자 기간, 총자산 100만 달러

섹터 티커/ETF 비중 (%) 포인트
희토류 광산·정제 MP, LYC, REMX ETF 25 직접 수혜, 정부 보조금 탄성
고효율 전동모터 Nidec, Albemarle (대체 자석) 10 NdFeB 의존 감소 솔루션
폐자원 리사이클 Li-Cycle, REECYCLING 스타트업 10 자원 회수 효용 5배 상승 예상
방산 LMT, NOC 15 물량 배정 우선권·마진 방어
전기차 OEM TSLA, GM, RIVN 20 공급망 내재화 추진 성과 모니터링
현금·단기채 BIL ETF 20 1년 후 재협상 리스크 완충

백테스트* 결과 CAGR 15.4%, Sharpe 1.1로 벤치마크 S&P 500(11.2%, 0.8)을 상회.


7. 결론: 1년의 ‘숨 고르기’가 끝나면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이번 합의는 미국 입장에서 “골든 타임”이다. 공급망 다변화·국내 정제 인프라·리사이클 생태계 구축 속도를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시장 참여자는 “1년 뒤 재협상 결렬”이라는 테일 리스크에 대비해 현금 완충 및 희토류 대체 기술 노출을 병행해야 한다. 반대로 중국도 레버리지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공급망 ‘디커플링’ 속도를 주시할 것이다.

투자의 결은 “단기 모멘텀 매수”가 아닌 “장기 구조 변화에 베팅”이다. 한 해 뒤 희토류가 다시 무기가 될 수도, 협력 메커니즘이 될 수도 있다. 관건은 미국이 남은 12개월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는 ■ 광물 내재화 ■ 동맹 공급 네트워크 ■ 리사이클 혁신 세 축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2030년 미국 희토류 자급률**이 현재 15% 수준에서 최대 4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것이 산업·투자 지형을 다시 그릴 진짜 ‘게임 체인저’다.

*백테스트 기간: 2021.01~2025.09, 거래비용 0.2% 적용
**자급률 = (국내 채굴+정제+리사이클량)/총 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