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 미국과 중국 정부가 16일(현지시간) 틱톡(TikTok)의 미국 내 운영권을 미국이 통제하는 구조로 전환한다는 원칙적 합의를 발표했지만, 2024년 제정된 강제 매각법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국 당국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무역 협상 직후 공동으로 이번 합의를 공개했으나, 1억 7천만 명의 미국 이용자를 사로잡은 핵심 추천 알고리즘을 중국이 실제로 양도할지 여부 등 구체적 쟁점은 밝히지 않았다.
알고리즘 이전 여부가 최대 난제
중국 정부는 과거 협상 과정에서 바이트댄스(ByteDance)가 보유한 이 추천 알고리즘을 해외로 이전하는 데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추진하자, 중국은 수출통제 규정을 개정해 알고리즘을 전략 기술로 분류함으로써 정부가 이전 여부를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의회 승인 필요 여부
미국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의회는 2024년 ‘틱톡 매각 또는 금지법’을 통과시켜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 집행 시한을 세 차례 연장했으나, 일부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가 법적 권한을 넘어섰다고 비판하며 4월에 논의됐던 이전 합의안이 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2월, 팸 본디 법무장관은 애플과 구글 등 틱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호스팅하는 기업에 서한을 보내 법무부가 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한다고 통보했으며, 해당 서한은 6월에 공개됐다. 한 의회 보좌관은 로이터에 “이번 합의안이 의회에 공식 제출되면 법적 요건 충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지분 유지 여부
바이트댄스가 완전하게 틱톡 미국 법인에서 손을 떼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오피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틱톡에 지분을 유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확인을 위해 금요일 시진핑 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월 톰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도 “틱톡을 인수하려는 미국 투자자들은 중국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이트댄스 주주로는 수스퀘호나 인터내셔널 그룹, 제너럴 애틀랜틱, KKR, 안드리센 호로위츠 등 미국계 펀드가 포함돼 있다. 만약 의회가 이번 합의를 거부하더라도, 1월 연방 대법원이 표현의 자유(수정헌법 1조)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옵션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리 후 통제 구조
관계자들은 최종 구조가 4월에 논의됐던 안과 매우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안은 틱톡 미국 사업을 미국 투자자가 지배·운영하는 신설 법인으로 분리(스핀오프)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고율 관세를 발표하자 중국이 승인 보류 의사를 내비치면서 협상은 중단됐었다.
현재도 신설 법인의 구체적 지분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알고리즘 이전·데이터 보안 방안” 등 세부 사항이 명확히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의회가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주요 용어 해설*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청 기록·좋아요·댓글 등을 분석해 맞춤형 동영상을 자동으로 제시하는 기술로, SNS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스핀오프(Spin-off)란 기업의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는 전략이다.
수출통제 규정은 국가 안보나 경제적 이익 보호를 목적으로 특정 기술·제품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제도다.
전문가 시각
기자 관점에서 보면, 이번 합의는 미·중 양국이 무역 분쟁 속에서도 디지털 플랫폼 지배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려는 상징적 조치다. 다만 구체적 실행 단계에서 △알고리즘 이전 승인 △미 의회의 법적 검토 △투자자 구조 재편 등이 잇따라 복합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2024년 법이 요구하는 ‘중국 완전 배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틱톡은 다시 법정 공방과 서비스 중단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양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투자자들이 ‘데이터 보안’과 ‘표현의 자유’를 균형 있게 조율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