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예비 무역합의에 뉴욕증시 급등

뉴욕증시가 미국·중국 간 예비 무역합의 소식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22% 오른 5,190.24포인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9% 상승한 39,121.13포인트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1.82% 뛰어 18,241.66포인트를 나타냈다. 선물시장에서는 12월물 E-mini S&P500이 1.21%, 12월물 E-mini 나스닥이 1.83% 각각 올랐다.

2025년 10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예비 무역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 합의안은 오는 30일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계기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별도 정상회담에서 최종 서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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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에 참여한 제인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1월 1일 발효 예정이던 대중(對中) 100% 관세 부과 조치가 사실상 철회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소 1년간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며, 미국산 대두(soybean)를 ‘상당 규모(substantial)’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펜타닐(fentanyl) 및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단속 강화, 해운 운임 구조 개선, 소셜미디어 플랫폼 TikTok의 미국 내 서비스 유지 방안 등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뤄냈다.


연준 의장 인선 윤곽

베선트 장관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군이 크리스토퍼 월러, 케빈 워시, 케빈 해싯, 미셸 보우먼, 릭 라이더 등 5명으로 압축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말까지 제롬 파월 현 의장을 대체할 새 의장을 지명할 계획이다. 파월 의장의 의장 임기는 2026년 5월 15일까지이지만, 이보다 앞서 사퇴를 압박받는 상황이다.

이번 주에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98%로 점쳐진다. 동시에 매그니피션트 세븐 가운데 5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29일, 애플·아마존이 30일 성적표를 내놓는다.


물가·지표 및 캐나다 관세 변수

지난 24일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근원 모두 전년 대비 3.0% 상승해 예상치(3.1%)를 소폭 하회했다. 이는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를 자극하며 위험자산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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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캐나다 관계는 냉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토) “온타리오 주정부가 반(反)관세 광고를 내보냈다”며 캐나다산 수입품에 1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타리오 측 광고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을 활용해 “관세는 혁신을 저해하고 물가를 올리며 노동자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안이 11월 5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계관세(reciprocal tariff) 적법성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5주째 지속돼 경제 심리에 부정적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며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업수당 청구·고용·소매판매 등 핵심 통계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국채·금리 동향

12월물 10년 만기 미 재무부채권(틴노트) 선물은 0.5틱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1.2bp 하락한 3.989%를 기록했다. 위험선호 회복으로 채권이 한때 약세를 보였으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2.288%로 1.1bp 떨어지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유럽에서도 채권 금리가 하락했다.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는 2.616%로 1bp, 영국 길트 금리는 4.402%로 3bp 각각 내렸다.


종목별 움직임

이날 매그니피션트 세븐 전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 4.3%, 알파벳 3.6%, 엔비디아·애플은 2% 이상 올랐다. 반도체 업종 전반도 강세였다. 퀄컴은 인공지능(AI) 칩 및 PC 라인업 소식에 11% 급등했고, 마벨테크놀로지와 ARM도 4~5% 상승했다. 온세미컨덕터, 램리서치, 인텔 역시 3%대 강세였다.

가상자산 가격 반등으로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3% 이상, 이더리움은 5% 가까이 오르며 라이엇 플랫폼스(7%), 마이크로스트래티지(2.3%), 코인베이스(2%)를 끌어올렸다.

바이오·M&A 부문에서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시스를 12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아비디티가 42% 폭등했고, 노바티스 ADR은 0.9% 하락했다.

지역은행 간 인수합병도 이어졌다. 오하이오 기반 헌팅턴 뱅크셰어스는 74억 달러 규모의 전액 주식 거래로 캐던스 뱅크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헌팅턴은 1.8% 내렸고 캐던스는 4.4% 급등했다.

이 밖에 커피·탄산음료 업체 큐리그닥터페퍼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7% 이상 뛰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루루레몬은 NFL·패나틱스와 팬용 의류 협업 소식에 2% 올랐다. 로빈후드 마켓츠는 중국계 중신증권(CICC)의 ‘아웃퍼폼’ 신규 투자의견에 힘입어 4%대 상승했다.

반면 뉴몬트는 네바다 금광 지분 확대 추진 소식에 5% 넘게 하락했다. 보잉은 세인트루이스 공장의 3개월 파업 종료안이 부결됐음에도 0.8% 상승 마감했다.


실적 시즌 집중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중 현재까지 84%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2021년 이후 최고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치, 매출 성장률은 5.9%로 2분기(6.4%) 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28일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사로는 드리호튼(DHI), 페이팔(PYPL), 유나이티드헬스(UNH), 웨이페어(W), UPS 등 50여 곳이 포함된다.


용어·배경 설명*

*펜타닐(Fentanyl)은 의료용으로는 강력한 진통제로 쓰이지만, 소량으로도 치명적인 중독성을 유발해 미국 내 오피오이드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희토류(Rare Earth)는 첨단 전자·배터리·방산 장비에 필수적인 17개 원소를 통칭한다.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해 공급 차질 시 글로벌 산업에 큰 영향을 준다.


기자 시각

이번 예비 합의는 일단 관세 폭탄을 미뤘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기술·안보 견제 기조가 유지되는 한, 희토류·반도체·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희토류 수출 규제 유예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한 것은 미 의회 선거와 연동해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FOMC 결과와 빅테크 실적을 통해 금리·실적 모멘텀을 동시에 가늠해야 한다. 실적 호조에도 매출 성장세 둔화가 확인될 경우, 단기 랠리 이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여지가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