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합의와 희토류 공급: 미국 산업·안보·금융시장에 미칠 1년 이상의 장기적 영향
2025년 6월, 지난주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된 고위급 미·중 무역 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만을 남긴 이번 합의에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희토류와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반도체·방위 산업·풍력 발전기 등에 필수적인 원소로,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적 핵심이다. 본 칼럼에서는 해당 합의의 주요 내용과 미국 산업 및 금융시장에 미칠 장기적(최소 1년 이상) 파급 효과를 데이터와 전문가 견해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한다.
1. 합의 주요 내용과 배경
- 무역 휴전 유지: 기존 상호 관세(미국 55%, 중국 10%)를 일단 동결하며, 향후 추가 관세 인상·보복 관세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 희토류 공급 조항: 중국은 내년부터 미국에 연간 최소 5만 톤의 희토류 산화물을 장기 계약 방식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미국 국방·첨단제조·배터리 산업의 원자재 부족 리스크를 해소한다.
- 기술·인력 교류: 중국 학생들의 미국 대학 입학 문호를 확대하고, 반도체 등 첨단 분야 기술 협력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 제재·수출 규제 완화: 양국은 첨단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항공기 부품 교역에 관한 사전 규제 목록을 재검토·완화한다.
- 관세 단계적 인하 논의: 내년에 소규모 관세 인하 로드맵을 공동으로 수립하여 글로벌 공급망 긴장을 장기적으로 완화한다.
2. 희토류 시장 구도 변화와 미국 기업에 미칠 영향
2.1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현황
공급국 | 2024년 생산량(톤) | 주요 수출 대상국 |
---|---|---|
중국 | 15만 | 미국·유럽·일본 |
호주 | 3만 | 중국·미국 |
미국(매운즈산) | 1만 | 국내 소비 |
아프리카·남미 | 0.5만 | 제한적 |
현재 전 세계 희토류의 약 70%는 중국이 공급한다. 미국 내 광산(매운즈산)과 가공·정제 시설은 생산량·설비 투자가 부족하여 여전히 10% 미만의 시장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이 미국에 안정적 물량을 공급하면, 미국은 단기적 원자재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2.2 미국 산업별 영향
- 전기차 배터리 업체: 리튬·코발트와 함께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 등 영구자석 원료 확보가 용이해진다. GM·테슬라·포드 등 전기차 제조사의 원가 변동 리스크가 2026년 이후까지 연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 국방·우주 산업: 레이시온·노스럽그루먼 등 방산업체가 자율주행 드론·레이더·유도무기 등에 쓸 고성능 네오디뮴 자석을 안정적으로 수급하여, 공급 차질에 따른 프로그램 지연 리스크가 완화된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희토류 불화물은 반도체 식각가스·디스플레이 편광필름용 편광판 제조에 필수적이다. 글로벌 고객사인 인텔·TSMC·삼성전자 등의 설비투자 계획에 긍정적이다.
- 재생에너지·풍력: 풍력 터빈의 네오디뮴 자석 탑재량 증가 추세에 부합해, GE·Vestas·Siemens Gamesa의 설비 가동률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3. 금융시장·투자 전략에 미치는 중장기적 파급
3.1 기업실적과 주가 전망
미·중 무역 합의 발표 이후 주요 산업 관련 ETF·종목은 12개월~24개월간 다음과 같은 예상 수익률을 보인다. 2026년 2분기까지의 추정치다.
종목/ETF | 현재 주가(2025.6) | 24개월 목표가 | 추정 상승률 |
---|---|---|---|
VanEck Vectors Rare Earth ETF(REMX) | 58.20 | 75.00 | +28.8% |
MP Materials(MITL.US) | 50.30 | 62.00 | +23.3% |
Texas Instruments(TXN) | 175.00 | 210.00 | +20.0% |
General Motors(GM) | 42.50 | 55.00 | +29.4% |
Raytheon Technologies(RTX) | 105.40 | 122.00 | +15.7% |
단기적 ‘합의 낙관론’이 주가에 이미 반영되고 있으나, 희토류 공급 안정화가 실질적인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6~12개월의 제조·개발·재고 조정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2026년부터 관련 종목의 실적이 가시화되며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3.2 채권·환율시장 영향
- 미국 국채 수익률 안정화: 무역 긴장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10~0.15%p 상승 압력.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2025년 12월~2026년 상반기)에도 시장 안정성 유지.
- 달러화 강세 완화: 무역 관세 완화 기대가 달러 강세를 제한. DXY 지수는 105~107 구간으로 등락하며 수출 기업 이익 개선에 기여.
4. 정책·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미·중 협상은 표면적으로는 소강 상태를 의미하나, 중국이 실제 희토류 공급을 차질 없이 이행할지 여부는 여전히 관건이다. 과거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전례처럼, 향후 지정학적 갈등 발발 시 공급이 다시 봉쇄될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에 미국은 다음과 같은 중장기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 국내 광산·정제 시설 확충: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으로 민간투자를 촉진한다.
- 대체 소재 연구·개발(R&D): 전기차·풍력 등 산업 분야에서 희토류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자력 자석·세라믹·복합소재 개발에 예산을 배정한다.
- 동맹국·제3국 공급망 다각화: 호주·인도·베트남·칠레 등 제3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여 공급경로를 분산한다.
- 국제규범·장기계약 체결: OECD 등 다자간 기구 차원에서 희토류 관련 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장기계약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5. 결론 및 투자 포인트
이번 미·중 무역 합의와 희토류 공급 조항은 단기적 시장 낙관론을 넘어 미국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희토류 안정 공급은 첨단 제조업·방위산업·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비용 경쟁력을 제고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제를 일부 해소할 것이다. 연쇄적으로 기업 실적 호조가 2026년부터 가시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관련 섹터·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가 예상된다.
투자 전략 핵심 요약
- 2025년 하반기까지는 ETF(REMX)·MP Materials 같은 희토류·원자재 섹터에 선제적 분할 매수
- 2026년 이후 전기차·방산·풍력 관련 대형주(GM, RTX, NEE 등)로 전환하여 실적 확정기에 수익 극대화
- 채권 비중은 10년 물 국채 중심으로 축소하며, 달러·원자재 헤지 전략 병행
- 중장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내 희토류 프로젝트·대체소재 기업 관련 증권 투자 비중 확대
향후 1년 이상 진행될 이번 합의의 진정한 가치는 ‘안정적 자원 확보’가 가져올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기술 자립의 여정에 있다. 투자자는 단기 이벤트에 연연하기보다, 정책·공급망·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며 중장기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이중석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