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달 탐사 경쟁, 격차 좁혀지다: 우주 비즈니스 주도권 놓고 ‘2차 냉전’ 본격화

【투자·우주산업 심층리포트】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이 전개하는 달 탐사 프로그램의 속도가 한층 빨라지면서, 1960년대 ‘아폴로 시대’ 이후 가장 치열한 우주 패권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

2025년 8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두 국가 모두 2030년 전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각종 발사체·착륙선·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잇달아 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미국은 나사의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2027년 달에 우주비행사를 다시 보내겠다는 일정을 제시한 반면, 중국은 ‘창어(嫦娥)’·‘란위에(揽月)’ 계획을 앞세워 ‘2030년 이전 유인 달 착륙’을 공식 선언했다.

달 탐사는 단순 과학 연구를 넘어 희토류·헬륨-3※1 채굴 같은 경제·전략 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차세대 지정학 전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우주작전사령부를 운용하는 미국과, 우주 굴기를 내건 중국 간 군사·정보 활용 가능성까지 맞물리며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1. 중국, 시험 발사·착륙선 검증으로 속도전

중국은 올여름 △176피트(약 53.6m) 길이의 ‘창정(長征)-10’ 로켓 지상 고정 점화 시험 성공 △‘란위에’ 유인 달 착륙선 최초 이·착륙 시연 △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9’ 발사 등 일련의 성과를 쌓았다. Long March-12 rocket

국유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민영 갤럭틱에너지·랜드스페이스·아이-스페이스※2 등도 잇따라 소형 발사체 상용화를 시도하며 ‘국가-민간 협업 모델’이 정착되는 양상이다.


2. 미국, 민간 파트너 의존도 확대…변수는 ‘예산·지연’

미국의 경우 스페이스X ‘스타십’블루오리진 ‘뉴글렌’·‘마크2 랜더’나사(NASA) 선정 유인 달 착륙선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스타십은 올해 다수의 시험 발사가 폭발로 마무리됐고, 뉴글렌은 9월 29일 두 번째 비행에서 ‘ESCAPADE 화성 탐사선’을 실을 예정이다. 나사는 예산 초과·지연 문제로 아르테미스 일정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막대한 지연과 예산 문제, 현 행정부의 리더십 난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공백 속에 중국이 먼저 달에 착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퀜틴 파커(홍콩대 우주연구소장)

전문가들은 ‘민관 협업’이라는 미국 모델이 혁신 속도 면에선 유리하지만, 정책·예산 리스크에 더 노출돼 있다고 분석한다.


3. ‘우주 전장(戰場)’ 현실화…안보 우려 고조

美 우주군(US Space Force) 챈스 솔츠먼 작전사령관은 최근 “중국은 수백 기 위성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 표적 정보를 전달하는 ‘킬 웹(kill web)’을 구축 중”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해커가 러시아 전승절 영상을 위성 신호에 삽입해 우크라이나 TV로 송출하는 사건도 발생, 우주 기반 사이버전이 새로운 안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 글로벌 우주산업 주요 동향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재개발·영국 우주청(UKSA) 정부 부처 통합·일본 홋카이도 우주항 로켓발사 논의 등 각국이 인프라 및 규제 재편에 나서는 가운데, 민간 투자자는 방위·AI 연계 스타트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10년간 스페이스X·로켓랩·파이어플라이·블루오리진 등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마켓비트(MarketBeat)는 “우주 테마주 5종목이 큰 폭의 상승 여력을 보유한다”고 진단했다.


5. 용어·배경 설명

※1 헬륨-3 : 달에서 비교적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동위원소. 차세대 핵융합 연료 후보로 주목받는다.

※2 아이-스페이스(i-Space, 中 星河动力) : 중국 민간 로켓업체로, 일본의 ‘아이스페이스(iSpace)’와는 다른 기업이다.


6. 향후 일정(UTC 기준)

• 8월 21일 러시아 플레세츠크, 코스모스 ‘안가라 1.2’ 발사 예정
• 8월 22일 미국 플로리다, 스페이스X ‘팔콘 9’으로 X-37B 우주선 발사
• 8월 24일 중국 원창, CASC ‘창정 8A’ 발사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달아 대기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단기 : 중국은 ‘국가 주도 + 민간 가세’로 시험·검증 속도를 높여 유인 달 착륙 첫 타자가 될 잠재력을 확보했다.
중기 : 미국은 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혁신을 가속하지만, 의회 예산 승인·발사 허가 등 정치 변수가 상존한다.
장기 : 양국 모두 달을 교두보 삼아 화성·소행성 자원 개발로 목표를 확장하고 있어, 2030년대 이후 ‘다행성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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