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협상 마감 시한 초읽기 속 아시아 증시 혼조세

[RTT뉴스] 아시아 증시가 1일(금) 오전 장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 미국 뉴욕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데다, 미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 적용 시한이 불과 하루도 남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에 대해 10~4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및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교역 상대국 가운데 영국·베트남·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유럽연합(EU)·대한민국은 이미 관세 틀에 합의했거나 최종 협정을 마무리한 반면, 인도·캐나다·브라질·이라크·멕시코 등은 몇 달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통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호주 증시: 에너지·기술주 약세, 2거래일 연속 하락

호주 S&P/ASX 200 지수는 전장 대비 71.10포인트(0.80%) 하락한 8,672.70으로 밀리며 8,700선 아래로 내려갔다. All Ordinaries 지수 역시 70.00포인트(0.78%) 내린 8,920.00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기술 섹터의 약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대형 광산주에서는 BHP 그룹·리오틴토·포트레스큐메탈즈가 나란히 1% 안팎 오르며 방어적 흐름을 보였다. 에너지주는 혼조세로, Santos가 0.1% 상승한 반면 Beach Energy는 2% 가까이 밀렸다. 기술주에서는 블록(Block) −1%, 와이즈테크글로벌·제로 −2%대 하락 등이 두드러졌다.

‘빅4’ 시중은행 중 커먼웰스·NAB·웨스트팩은 2% 가까이 떨어졌고, 금광주에서는 Northern StarNewmont가 1% 넘게 약세를 기록했다. 한편 4D메디컬은 의료영상 기업 프로메디쿠스의 대규모 투자를 공개하며 20% 넘게 급등했다.


일본 증시: 니케이 4만1000선 근접, 반도체 장비주 급락

니케이225지수는 오전장 마감 기준 40,914.66으로 155.16포인트(0.38%) 하락했다. 금융·기술주가 약세였으나, 엔화 약세에 힘입은 수출주와 자동차주가 낙폭을 일부 상쇄했다.

시가총액 1위 소프트뱅크그룹이 2% 넘게 밀렸고,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18% 폭락했다. 회사 측이 논리칩 수요 둔화를 이유로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은행주에서는 스미토모 미쓰이 −1%, 미즈호 −2%가 각각 하락했다.

도요타혼다는 1%가량 상승했으며, 미쓰비시 전기는 5% 가까이 급등했다. 후지전기 +12%, 코나미 +8% 등 개별 종목 변동성도 확대됐다.


기타 아시아 시장 동향

같은 시각, 한국 코스피는 3% 급락했고, 뉴질랜드·대만 증시는 각각 0.5%, 0.4% 하락했다. 반면 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시장은 0.1~1.0%대 상승세로 거래됐다.

환율 측면에서 엔/달러 환율은 ‘150엔 후반’으로, 1980년대 엔고 국면 이후 보기 드문 고점 수준이다. 호주달러/미달러 환율은 $0.643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원자재 시장: 뉴욕·유럽 동반 조정, 유가 하락

전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급등세를 반납하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0.03%(7.23p), S&P500 −0.4%(23.51p), 다우 −0.7%(330.30p) 순으로 조정받았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CAC40 −1.1%, 독일 DAX −0.8%, 영국 FTSE100 −0.1% 등 약세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배럴당 69.29달러로 1.01%(0.71달러) 떨어졌다. 고관세 체제에 따른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와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이 맞물리며 매도세를 자극했다.


용어 설명: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란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율만큼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매기는 조치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보복관세(retaliatory tariff)와 유사하지만, 특정 품목이 아닌 전반적 관세 체계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문가 해석: 향후 24시간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량 감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시아 지역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여지가 크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본 증시의 반도체 장비주 급락은 미국·중국·EU의 설비투자 지연과 맞물려 ‘침체형 사이클’이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호주 증시의 에너지·기술주 부진도 동일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관세 정책의 향방이 단기 시장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촉매가 될 전망이며, 투자자들은 협상 뉴스플로우정책 발표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