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 1주 최고치에서 반락…美 소프트웨어 대(對)중국 수출 제한 검토가 촉발
22일(현지 시각) 외환 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는 장중 1주 최고치(전일 대비 +0.3% 내외)까지 상승했다가 결국 전장 대비 -0.04% 하락한 채 마감했다. 장 초반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은 영국 파운드 약세였으나, 장 후반 로이터통신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맞서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광범위한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자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2025년 10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중 기술·무역 분쟁이 한층 격화돼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 성장률 둔화와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셧다운이란 미국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정부 부처가 부분 폐쇄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연방 공무원 임금과 정부 지출이 지연돼 소비·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가 오는 10월 28~29일 회의에서 25bp(0.25%p) 추가 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파생상품(스왑) 시장에서 97%까지 반영되고 있다.
영국 CPI 부진 여파로 파운드 급락…초기 달러 강세 이끌어
달러는 장 초반 GBP/USD 환율이 1주 최저치로 밀리며 강세를 보였다. 9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전년 동월 대비 +3.8%)을 밑도는 +3.6%를 기록해 영국은행(BOE)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퍼졌기 때문이다.
“영국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파운드가 하락했고, 이는 달러 인덱스를 장중 1주 고점으로 끌어올렸다.” – 시카고 소재 대형 은행 딜러
유로, 단기 숏커버링과 ECB 매파 코멘트로 반등
유로화(EUR/USD)는 1주 저점에서 반등해 +0.09% 상승 마감했다.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자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 수요가 유입됐고, 루이스 데 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현 수준의 금리가 물가 경로를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언급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은 추가 인하, ECB는 인하 사이클 종료”라는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디버전스(divergence)가 유로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거론된다. 현재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불과 2%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엔화, 무역지표 호조·미 국채 금리 하락에 보합권 강보합
달러/엔(USD/JPY)은 -0.01% 미세 하락했다.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해 7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으며, 수입도 +3.3% 늘어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날 미 10년 만기 국채(T-note) 금리가 하락해 엔화 강세 재료가 됐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에 이어 새로 취임한 타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엔화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금·은 가격, 과매수 부담·ECB 매파 발언에 1주 저점
12월물 COMEX 금은 -1.06%(온스당 -43.70달러) 하락, COMEX 은은 -0.05%(-0.023달러) 하락하며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과열 구간에 진입한 뒤 기술적 매도세가 집중됐고, 긴도스 부총재의 매파 코멘트가 귀금속 매력을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갈등, 정부 셧다운, 지정학 리스크 등 안전자산 선호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지난주 금 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전문가 시각: “단기 변동성 확대, 중장기 달러 약세·귀금속 강세 유효”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선물·옵션 데스크의 한 시니어 트레이더는 “희토류·소프트웨어 등 전략 자산을 둘러싼 미·중 보복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충격과 함께 달러 약세·금 가격 반등이 동시에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연준이 10월과 12월 FOMC에서 각각 25bp씩 인하할 것이라는 선물시장(Fed Fund Futures) 시나리오가 강화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달러 약세 사이클을 염두에 두되, 단기적으로는 노이즈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①달러 인덱스(DXY) – 미 달러화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 대비 가중 평균해 산출한 지수다.
②FOMC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③T-note – 만기 2~10년 구간의 미 재무부 국채(Treasury Note)를 의미한다.
④베이시스포인트(bp) – 금리 단위를 뜻하는 1bp = 0.01%p이다.
기사 작성 시점(2025년 10월 22일) 기준으로,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