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무역 합의 발표에 뉴욕 증시 혼조…다우 2주 최고치, 반도체주는 약세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혼조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0.27%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5% 올라 2주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반도체·자동차 관련주 약세로 0.17% 하락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500은 0.21% 올랐으나, 9월물 E-미니 나스닥은 0.15% 밀렸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 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늦게 발표한 미·일 무역 합의에 힘입어 개선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일본산 수입품에 예정했던 25% 관세 대신 15% 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한다. 동시에 일본 정부와 기업은 미국에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합의에는 일본의 추가 구매·투자 약속도 포함됐다. 일본은 보잉 항공기 100대를 신규 구매하고, 미국산 쌀 구매량을 75% 늘리며, 여타 농산물 80억 달러어치를 추가 수입한다. 국방 분야에서도 매년 170억 달러를 미국 기업에 지출하기로 해 기존 140억 달러 대비 30억 달러가 증가한다.

그러나 나스닥100은 약세다. 자동차·산업용 반도체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는 실적 발표 후 “자동차 부문에서 뚜렷한 전반적 회복이 없다”는 경영진 발언이 전해지자 10% 넘게 급락했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온세미컨덕터, NXP,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등 동종 업체도 3~8% 하락했으며, 글로벌파운드리스 역시 2% 이상 미끄러졌다.

같은 날 미국 MBA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0.8% 늘어났으며,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84%로 2bp 상승했다. 구매용 모기지 지수는 3.4% 늘었지만, 재융자 지수는 2.6%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150개국 이상에 8월 1일부터 10~15%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유럽연합과 멕시코산 제품에는 30%, 캐나다 일부 품목에는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내내 추가 통상 발표 및 신규 합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장 마감 후 알파벳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며, 24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22만6천 건 예상)와 7월 S&P 제조업 PMI(52.7 예상)가 발표된다. 25일에는 6월 내구재 주문(항공·방위 제외) 증가율이 0.2%로 전망된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 5분의 1이 이번 주 실적을 내놓으며, 2분기 전체 EPS 증가율은 3.2%로 사전 전망치(2.8%)를 웃돌 전망이다. 야데니 리서치는 11개 업종 중 6개만 전년 대비 이익이 늘어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업종 수라고 분석했다.

S&P 500 차트

해외 증시도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은 1.04%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만의 최고치로 소폭(0.01%) 올랐다. 일본 니케이225는 3.51% 급등하며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동향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은 7틱 하락했고, 금리는 4.372%로 2.8bp 상승했다. 미·일 합의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재무부가 이날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국채를 발행한 점도 가격 압박을 키웠다. 다만 10년 기대인플레이션(BEI)이 2.388%로 1주 최저치로 내려가 하락폭은 제한됐다.

유럽에서도 채권금리가 올랐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08%로 1.8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13%로 4.4bp 뛰었다. 스와프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인하할 확률을 2%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주요 종목별 흐름

전력 생산주가 호조를 보였다. PJM 인터커넥션이 “AI(인공지능) 수요 급증으로 미국 최대 전력망 투자가 연간 16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가 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다. 비스트라는 8% 이상,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6% 이상 올랐고, 테일런 에너지·NRG 에너지 역시 5~7%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주는 앞서 언급한 관세·수요 부진 우려로 동반 약세였다.

식품업체 램프 웨스턴은 4분기 매출(16억8,000만 달러)이 전망치(15억9,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S&P 500 상승률 1위(15%↑)에 올랐다. GE 버노바 역시 매출 서프라이즈(91억1,000만 달러)로 11% 급등했다. 의료·과학 장비업체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도 연간 매출 가이던스 상향과 함께 10% 뛰었다.

반면 결제 서비스업체 파이서브는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8.0%로 예상(8.91%)을 밑돌아 20% 급락했고, 오티스는 매출 부진과 가이던스 하향으로 11% 밀렸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BTIG의 투자의견 ‘매도’(목표가 25달러) 하향 영향으로 4% 떨어졌다.

알아두면 좋을 경제·시장 용어

*E-미니 선물: CME가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 선물로, S&P 500·나스닥 등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BEI(기대인플레이션):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채(TIPS)의 금리 차이로 계산한 향후 평균 물가상승 기대치다.
*MBA 모기지 신청 지수: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하는 지표로, 주택 구매 또는 재융자를 위해 제출된 대출 신청 변화를 측정한다.

기자 분석

이번 미·일 무역 합의는 관세 인상 국면에서 드문 완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의 대규모 투자·구매 약속은 미국 내 고용과 공급망 안정에 긍정적이며, 단기적으로는 방위·항공·농업 섹터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캐나다 등 다른 교역 상대국에 대한 고율 관세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투자자들은 금주 예정된 알파벳·테슬라 실적과 9월 FOMC 전까지의 매크로 지표를 통해 경기·물가·정책의 균형점을 가늠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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