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자동차주 주도로 반등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미·일 간 무역 합의와 미·EU 간 협상 재개 기대를 배경으로 상승 마감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이 랠리를 주도하며 유럽 전체 시장에 모멘텀을 제공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 표준시(GMT) 07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 가까이 오른 54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어 낸 결과다. 영국 대표 지수 FTSE 100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고, 프랑스 CAC 40은 1.3% 뛰어올라 유럽 지역 지수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지수·용어 해설
• STOXX 600 — 유로존뿐 아니라 영국·스위스 등 유럽 17개국 상장 기업 600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편입한 광역 지수다.
• FTSE 100 — 런던증권거래소 상위 100개 대형주의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영국 대표 지수다.
자동차주, 3.4% 급등…포르셰·메르세데스 주목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섹터가 3.4% 상승하며 가장 강했다. 아시아 증시에서 먼저 나타난 완성차 강세가 유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Porsche 는 7.6%, Mercedes-Benz는 5.8% 급등하며 업종 랠리를 견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처럼 EU와도 공정한 무역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혀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를 확정 지으며 25%였던 미국 내 자동차 수입 관세를 15%로 인하했다. 대신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대출 패키지를 약속했다. EU 대표단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공식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개별 종목 동향
Lonza는 의약품 위탁생산(CDMO) 부문의 호조로 5.4% 상승했다. 2분기 핵심 영업이익(EBITDA)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 International은 2분기 신규 수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7.7% 하락, STOXX 600 구성 종목 중 낙폭 1위를 기록했다.
독일 소프트웨어 대기업 SAP 역시 3.5% 떨어졌다. 비용 절감과 클라우드 수요 확대 덕분에 2분기 순익은 증가했지만,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지 않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 분석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미·일 무역 합의가 미국과 EU의 협상에도 긍정적 선례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서 가장 민감한 관세 문제가 완화된 만큼, 향후 유럽 완성차 업체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EU 협상이 실제 타결되기까지는 여러 단계의 절차와 정치적 변수가 남아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기업 실적 시즌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거시적 모멘텀에 대한 낙관론과 기업 펀더멘털 간 괴리가 좁혀지는 과정에서 종목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외환·채권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와 유로 약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출주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럭셔리, 제약 등 수출 비중이 큰 유럽 업종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
결론
미·일 무역 합의를 계기로 관세 부담이 완화되고, 미·EU 협상 재개 기대가 높아지면서 유럽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다. 다만 향후 협상 경과와 기업 실적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업종별·종목별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