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무역 합의와 알파벳·테슬라 실적 대기…미 증시 선물 상승

미국 증시 선물지수가 새 미·일 무역 합의와 대형 기술주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이 일본산 제품에 부과할 관세율을 당초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대규모(massive) 미·일 무역 합의’가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같은 날 03시 38분(미 동부시간) 기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37포인트(0.3%) 올랐고, S&P 500 선물은 17포인트(0.3%) 상승했으며, 나스닥100 선물은 26포인트(0.1%) 가량 올라 장 초반부터 위험 선호 심리가 우위를 점했다.

전일(22일)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시즌에 접어든 기업들의 성적표를 분석하는 한편,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평가했다.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10억 달러 규모의 비용 부담으로 2분기 순이익이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크게 밀렸다.

반면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메가캡 기술주 주가를 떠받쳤다. 이러한 낙관론이 실제로 유효한지 여부는 알파벳(구글 모회사)테슬라가 폐장 후 실적을 공개하면서 검증받게 된다.

투자자들은 동시에 8월 1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 발동 시한을 주시하고 있다. 시한이 일주일가량 남은 가운데, 미·일 합의가 긍정적 신호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일 관세 합의 세부 내용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은 15%의 관세를 지불하게 될 것이며, 5,500억 달러 규모를 미국에 투자해 그중 90%의 이익을 미국이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트럭, 쌀을 포함한 농산물 등 다양한 품목에서 일본 시장을 미국산 제품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은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처음 공개한 이후 체결된 여러 예비 합의 중 가장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당초 25% 관세를 예고했던 만큼 15%라는 수치는 일본 측 요구사항(관세 전면 면제)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경제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리서치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발표로 일본 수출기업이 미국에서 직면하는 평균 관세율이 약 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상호주의 관세’란 상대국이 자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동일한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정책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이유로 추진해 왔다. 또한 ‘매그니피선트 7’은 알파벳·테슬라 등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 기업을 지칭하는 월가 신조어다.


알파벳·테슬라, 2분기 실적 관전 포인트

올 2분기 실적 시즌에서 ‘매그니피선트 7’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하는 두 회사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알파벳이 최근 발표한 대규모 AI 투자 계획이 검색·광고 사업의 시장 지위를 어떻게 방어할지 주목한다. 리서치 업체 바이털 날리지(Vital Knowledge)는 “구글에 대한 시장 심리는 엇갈린다”며 “일각은 AI 챗봇이 검색 점유율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를, 다른 쪽은 핵심 사업의 장기 성장 동력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경우 전기차(EV) 본업의 판매 둔화와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연간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7월 4일 서명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 법안이 태양광·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면서 추가 역풍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바이털 날리지는 “로보틱스·완전 자율주행 사업에 대한 기대로 테슬라 주가가 순수 자동차 펀더멘털만으로 설명되는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2% 이상 하락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기대 밑돈 가이던스에 하락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2분기 매출 44억5,000만 달러(전년 대비 16% 증가)와 주당순이익(EPS) 1.41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그러나 3분기 매출 가이던스 44억5,000만~48억 달러, EPS 1.36~1.60달러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하비브 일란(Haviv Ilan) CEO는 “자동차 부문의 회복세가 얕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관세와 지정학적 변수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이 제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 가격, 위험선호 회복에 소폭 조정

안전자산 금 현물은 온스당 3,426.80달러로 0.2% 내렸고, 금 선물은 3,440.70달러로 0.1% 하락했다. 주 초반 기록한 강세폭 일부를 반납했지만, 여전히 4월 사상 최고치보다 100달러 미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일 무역 합의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난 동시에, 연준(Fed) 회의를 앞둔 경계심이 금값 하방을 제한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일 간 관세 결정이 원/달러 환율과 수출주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차·반도체 공급망이 글로벌 차원에서 재편되는 과정은 한국 기업의 경쟁 구도와 밸류체인 위치를 재정의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늘 밤(현지 시각) 공개될 알파벳·테슬라의 실적과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무역 행보가 단기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