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무역 합의에 월가 선물 상승

뉴욕 선물시장이 미국‧일본 간 무역 합의 소식에 즉각 반응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8월 1일로 예정된 다음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추가 합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일본과의 협상에서 관세 인하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문 관세는 기존 27.5%에서 15%로 낮아졌고, 자동차를 제외한 일본산 제품에 부과되던 25%의 관세도 15%로 인하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P 500 E-미니 선물은 오전 5시 48분(미 동부시간) 기준 23.25포인트(0.37%) 상승했다. 나스닥 100 E-미니37.25포인트(0.16%), 다우 E-미니216포인트(0.48%) 올랐다. ‘E-미니’(E-mini)는 S&P 500, 나스닥100, 다우존스 등 주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전자거래 선물계약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비교적 적은 증거금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지수 현황 및 최근 흐름

전날 현물시장에서는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8번째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완화되는 무역 긴장,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 2분기 실적 개선세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블루칩(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 상승해 사상 최고치 대비 1.25% 아래에서 장을 마쳤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주가 하락 탓에 약세를 보였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실적 주목

투자자들의 시선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미국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이들 종목은 최근 미국 증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테슬라(Tesla)알파벳(Alphabet)이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 등 7대 빅테크 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다.*명칭은 2023년부터 월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대두됐다.

인공지능(AI)에 대한 낙관론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고평가 논란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이번 실적 시즌에서 실망 여지는 극히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장 전 거래(프리마켓)에서 테슬라와 알파벳 주가는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 약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는 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11.7% 급락했다. 회사 측은 일부 고객사의 아날로그(단순 전자) 칩 수요 둔화를 언급하며,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쳐 실적 전망을 낮췄다.

이 충격은 동종업체로 확산되며 아날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 NXP반도체(NXP Semiconductors),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주가를 4.7%~6.3% 끌어내렸다.

자동차·소비재·완구 업계 주요 이슈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는 전일 발표한 실적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11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손실을 반영했다. 같은 날 GM 주가는 8% 이상 급락해 시장 충격을 줬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기업으로는 하스브로(Hasbro), 치폴레(Chipotle Mexican Grill), 마텔(Mattel) 등이 있다.


주요 경제 지표 일정

이날 발표될 6월 기존주택판매 Existing Home Sales 지표가 부동산 경기 흐름을 가늠할 단초가 될 전망이다. 24일(목)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와 S&P 글로벌 플래시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예정돼 있다. PMI는 제조업·서비스업의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50 기준지표로,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체력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연준 통화정책 전망

지난주 발표된 혼조(混調)의 경제 지표 이후,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시장금리 선물(FedWatch Tool)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56.1%로 집계됐다.


용어·개념 해설

  • E-미니 선물: 전자(전자거래) 미니 선물계약으로, 표준 선물의 1/5 크기여서 개인 투자자 참여 비중이 높다.
  • 기존주택판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하는 지표로, 이미 보유·거래되고 있는 주택 매매 건수를 의미한다.
  • PMI(구매관리자지수):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시사한다.
  • 밸류에이션: 기업 가치를 주가·실적 지표로 나타낸 평가치로, 높을수록 고평가 논란이 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이번 미·일 합의는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를 완화해 리스크 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켰다. 특히 자동차 부문 관세 인하가 미국 내 일본 완성차·부품업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관세 인하 폭이 예정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어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무역훈풍이 이어질 경우, 대형 기술주·소비재·산업재 전반에 걸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반대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