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 상승] 달러화가 23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DXY 달러지수는 장중 전일 대비 0.10% 오른 105.45선(한국시간 24일 새벽 기준)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간 무역협정이 전격 타결된 데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달러의 금리 매력도가 강화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한편 주택지표 부진이 달러 강세 폭을 제한했다. 6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7% 감소한 393만채(연율 환산 기준)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400만채(0.7% 감소)보다 낙폭이 컸다.
달러 지수(Dollar Index, DXY)는 세계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비중이 가장 높은 유로화와 엔화뿐 아니라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이 포함돼 있어 글로벌 위험 선호·회피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금리·통화정책 전망]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세에 따르면 시장은 7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5%에 불과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 다음 회의인 9월 16~17일 회의에서 동일 폭 인하 확률은 58%로 높아진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도 주시 대상이다. 스왑시장은 25일 예정된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만을 반영하며 사실상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연합(EU)이 8월 1일까지 미국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미 수입품 1,160억 달러(1,000억 유로)에 대해 3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관세 전쟁 가능성이 완화되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27%까지 뛰어올랐고, 이는 달러 강세에 직접적인 추동력이 됐다”고 뉴욕의 한 채권 운용역은 평가했다.
[주요 환율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강세 탓에 0.24% 하락했다. 엔화 강세도 눈에 띄었다. 달러/엔(USD/JPY)은 전장 대비 0.05% 내린 153.40엔으로 1주 반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높아졌다.
엔화 강세 배경에는 일본은행(BOJ)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자리한다. 그는 “미·일 무역협정 체결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돼, 경기 여건이 개선되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도 가까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금리는 1.616%까지 뛰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주말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유민주당(LDP)이 과반을 상실함에 따라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일본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엔화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미·일 무역합의 주요 내용]
- 미국은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 예정이던 25%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 일본 정부는 미국에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인프라·제조업에 투자한다.
- 보잉 항공기 100대 추가 구매, 미국산 쌀 수입 75% 확대, 농산물 80억 달러 추가 구매, 국방 장비 구입액을 연 170억 달러로 확대(기존 140억 달러).
이는 8월 1일 발효될 예정이던 고관세 적용을 피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 “윈윈”이란 평가가 나온다.
[귀금속 시장]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1.2달러(0.62%) 하락한 2,032.50달러에 마감하며 5주 최고치에서 밀려났다. 반면 9월물 은 선물은 0.51% 오른 29.50달러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값은 위험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그리고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실제 전일 기준 전 세계 금 ETF 순보유량은 2년 만에 최고치, 은 ETF는 3년 만에 최고치로 각각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CPM그룹은 보고서에서 “은은 산업용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특수한 국면에 진입했다”며 “단기적으로 30달러를 넘어서면 2011년 고점(49.82달러) 돌파 시나리오도 가시권”이라고 분석했다.
[용어 속풀이]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연 8회 정기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며,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와 의장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한다.
스왑시장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은 통화스왑 금리를 이용해 투자자들이 추정하는 향후 정책금리 변화를 의미한다. 확률 값이 작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의 판단을 시사한다.
T-note(티노트)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를 뜻한다. 미 국채 수익률은 전 세계 자금의 무위험 수익률 지표로 꼽히며, 달러 가치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 위험 선호·회피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
“무역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는 동시에,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에 매료된 투자자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미 주택지표 위축 등 경기 둔화의 경고음도 동시에 울리고 있다는 점이 향후 달러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월가의 한 외환 전략가는 진단했다.
한편 본 기사를 작성한 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글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간접적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