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네시아, 핵심 광물 전략적 무역관리 방안 협의

By Stefanno Sulaiman — 로이터

2025년 7월 2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산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의 무역 흐름을 공동으로 모니터링·관리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인도네시아 측이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8월 1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관세 인하 합의를 체결한 소수 국가 가운데 하나다. 이번 합의는 ‘협상 프레임워크에 대한 양해각서’로 불리며,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적용되던 미국 관세율이 32%에서 19%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은 이중용도(dual-use) 전략 자원의 무역을 보다 엄격히 규제하기 위한 후속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무역관리는 양측 간 투명성을 확보해, 전략적 가치를 지닌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입을 상시적으로 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에어랑가 장관은 말했다.

그가 지목한 전략 물자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 데이터센터, 항공, 우주·항공우주 산업에서 사용되는 핵심 부품과 소재가 포함된다.

에어랑가 장관은 “미국은 이러한 전략 부품이 테러리즘 등 부적절한 세력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원한다”고 부연했다.

세계 최대 군도(群島)이자 동남아 최대 경제권인 인도네시아는 니켈·주석·동 등 핵심 광물희토류(rare earth elements)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란 전기차 모터·풍력발전 터빈 등에 쓰이는 17개 원소를 가리키며 공급망 중요도가 높다.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주석 수출 역시 글로벌 1위다. 중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니켈·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광) 정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에어랑가 장관은 “두 나라가 협의 중인 추가 관세 인하가 마무리될 경우, 일부 인도네시아산 원자재에는 사실상 0%에 근접한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자체 생산이 불가능한 원자재가 우선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양측은 인도네시아산 제품이 원산지 규정(rule of origin)을 충족하는지, 그리고 ‘제3자 벤더(third-party vendor)’의 참여 범위가 어느 선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집중 논의 중이다.


용어·배경 해설

이중용도(dual-use) 물자란 민간·군사 양쪽 모두에 쓰일 수 있는 상품·기술을 말한다. 예컨대 고성능 반도체나 정밀 공작기계 등이 해당되며, 국제 수출통제 체제의 핵심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지구 지각에 널리 분포하지만 농도가 낮아 추출 난도가 높은 원소군이다. 전기차, 스마트폰, 항공우주 장비 등 첨단 산업 필수 소재로 꼽힌다.


전문가 시선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 무역관리 협상이 미국의 공급망 다변화중국 의존도 감소 기조와 맞물려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구체적 시행방안, 제재·검증 메커니즘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향후 추가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관세 인하 폭이 0%에 근접할 경우, 인도네시아 광물 산업뿐 아니라 동남아 역내 가치사슬 재편에도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기업들은 앞으로 원산지 규정제3자 벤더 요건을 면밀히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