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15개 항목 평화안’ 충돌 속 원유 급등…WTI 배럴당 $94.83로 상승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15개 항목 평화 제안을 둘러싼 공방이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국제 유가가 목요일 장에서 급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94.83로 마감 기준 최근 거래에서 전일 대비 $4.51(약 4.99%) 상승했다.

2026년 3월 26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의 엇갈린 메시지가 평화 협상 진전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워 원유 시장의 상승 압력을 유지했다. 갈등은 보도 시점 기준으로 27일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의 군사력이 사실상 파괴됐다고 반복해서 언급했다. 반면 이란 내 일부 언론과 고위 의원들은 미국과의 백도어(비공식) 협상을 전면 부인했다. 공식적으로는 새 이란 정부도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부인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현지 시각)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막대한 규모의 “석유·가스 관련” 양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일 보도에서는 파키스탄을 경유해 미국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15개 항목의 평화 제안 초안이 이란 측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분쟁의 조속한 해결에 대한 기대가 급증하며 유가는 일시 하락하기도 했다.

이란의 외무 담당자 압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는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미국과의 직접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부인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여러 중개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편, 미 국방부가 육군 제82공수사단(82nd Airborne Division) 소속 수천 명의 병력을 공중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란의 분노를 자극했다. 이란은 미군이 지상 공격을 개시할 경우 홍해 봉쇄로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매체 Axios는 미 국방부가 이란에 대한 한 차례의 “최종 타격(final blow)“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란 협상단이 미국에 “애원하고 있다(begging)“고 주장하면서도 공개 석상에서는 정반대의 발언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란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경고하며,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진지해질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사령관 알리레자 탕시리(Alireza Tangsiri)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사실상 통항이 제한된 상태로, 아랍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여러 지역으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이 좁은 해로를 통제하며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들과 연결된 것으로 간주되는 선박은 통과를 금지하고, 일부 비적대국 선박에 대해서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내 거시지표도 발표됐다. 노동부(Department of Labor)는 3월 셋째 주(보고서 기준)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가 21만 건으로, 전주 대비 5,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계속 수령 중인 실업수당 건수(continuing claims)는 3월 14일로 끝나는 주에 대해 1,819,000건으로 집계됐고, 신규 청구의 4주 이동평균은 3월 21일 기준 210,500건으로 감소했다.

전쟁이 격화될 경우 시설 피해는 압도적일 수 있으며, 피해 복구와 정상 운용으로의 복귀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사태의 전개를 관망하며 대규모 매매를 보류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미 달러 지수(DXY)는 이날 99.92에서 거래되며 전일 대비 0.30포인트(0.30%) 상승했다.


용어 설명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국제 원유 시장에서 자주 인용되는 기준유 중 하나로, 주로 미국 내 산유지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가격을 반영한다. 배럴(barrel)은 원유 거래 단위로 1배럴은 약 158.98리터이다.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로로,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관문이다. 전 세계 원유 수출 중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봉쇄나 교란은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82공수사단(82nd Airborne Division): 미 육군의 기동성을 담당하는 정예 공수사단으로 빠른 투입 능력을 갖추고 있어 중동 등 해외 분쟁 시 신속 전개 병력으로 자주 언급된다.

실업수당 신규 청구(initial jobless claims)와 계속 수령 건수(continuing claims): 신규 청구는 해당 주에 새로 접수된 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의미하며, 계속 수령 건수는 이미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누적 수를 의미한다. 4주 이동평균은 단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최근 4주간 수치를 평균한 값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전문적 분석)

현재 상황은 공급 중단 위험이 실현되는지 여부와 외교적 해법이 가능한지의 두 변수에 크게 좌우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같은 해상 교란은 단기간에 국제 원유 공급을 빠르게 축소시켜 유가를 급등시킬 수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의 단기 대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석유 시장의 즉시적 충격과 함께 정제·운송 병목 현상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배럴당 $100을 상회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연료·운송비 상승을 통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외교적 타협으로 조속한 평화안 합의나 통항 재개가 이뤄진다면 현재의 프리미엄은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과 함께 위험회피 성향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달러, 금)으로 이동할 여지가 크다.

실물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상존한다. 수요 약화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상쇄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공급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유가 상방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 대체 공급선 확보 여부, 그리고 선박 통행의 안정화가 유가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투자자들은 유가 급등 시 원자재 투기적 수요가 유입되는지 여부와 함께 달러 강세가 지속될지를 주시해야 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 표시 상품인 원유 수요가 과거 대비 둔화될 수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는 달러 강세와 유가 동반 상승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은 단기간 내에 완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해상 통로의 통제와 대규모 병력 투입 위협이 지속되는 한 유가의 상방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 정책 담당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공급 차질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향후 발표되는 외교적 신호와 산유국의 정책 대응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에 포함된 견해는 보도 시점의 사실 및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시장 상황은 빠르게 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