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평화 회담 앞두고 유가 지지, 호르무즈 해협 차단에 공급 위축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전일 대비 +1.05달러(+1.07%) 상승했고, RBOB 가솔린 5월물은 +0.0366달러(+1.22%) 상승했다. 이날 유가와 휘발유 선물 가격은 달러 약세와 함께 상승 압력을 받았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사실상 통행이 제한된 상태로 남아 페르시아만 출하 물량이 축소되면서 글로벌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

2026년 4월 1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 상승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즉각적인 휴전과 모든 차단된 자산의 반환이 있어야 한다”

고 이란이 밝힌 직후 가속화됐다. 이란은 레바논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차단된 이란 자산의 해제가 없어서는 어떤 협상도 시작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부 판매를 허용하는 waiver(면제) 연장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해 상승 폭을 제약했다.

유가를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측 발표가 있다. 사우디 관영 통신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사우디 에너지 설비 일부가 타격을 입어 하루 약 60만 배럴(bpd) 이상의 생산 능력이 오프라인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국영 석유사인 사우디 아람코(Aramco)는 아시아향 주요 유류의 5월 인도분 가격을 배럴당 17달러 인상했다고 발표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약 6%의 생산량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현지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통상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을 통과시키는 주요 해상 수송로이나 현재는 여전히 사실상 폐쇄 상태로, 이란이 접근을 제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에너지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 차관은 목요일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당국과 교신해 안전 통과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800척 이상의 선박이 갇혀 있으며, 해협 양측에서 통행을 기다리는 선박 수는 1,000척을 넘는다. 전쟁 이전 해역을 통과하던 일일 평균 선박 수는 약 135척이었다.

시장 구조적 요인도 유가에 상충하는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는 전쟁과 해협 봉쇄가 공급 차질에 따른 프리미엄을 발생시켜 유가를 지지하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탱커에 저장된 유류(플로팅 스토리지) 증가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탱커에 저장돼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텍사는 또한 4월 3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동안 정박한 탱커의 유류가 전주 대비 -3.9% 감소한 1억302만5천 배럴(130.2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국제 정세와 추가 공급 제약도 유가에 영향을 준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중재 회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하며 조기 종료됐다. 러시아는 여전히 영토 문제가 미해결이라며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계속 유지하게 해 유가에는 상승 요인이 된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지난 8개월 동안 러시아 내 최소 28개 정유시설을 드론·미사일로 공격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약했고, 발트해에서는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다. 미국·EU의 새로운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계속 압박하는 요인이다.

수요·재고 지표도 혼재된 신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4월 3일 기준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5% 높았고, (2) 휘발유 재고는 +3.6% 높았으나, (3) 디스틸레이트(중유류) 재고는 -4.2%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4% 하락한 1,359.6만 배럴(bpd)을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만 bpd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생산 인프라와 시추 동향도 유의해야 할 변수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4월 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활동 중인 유정 수가 411기로 전주보다 +2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주의 406기 이후 4.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살짝 웃돈 수치다. 2022년 12월 보고치의 5.5년 최고치 627기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가동 유정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용어 설명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미국 내 대표적 원유 벤치마크이며 국제 유가의 주요 지표 중 하나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을 뜻하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의 선행 지표로 사용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플로팅 스토리지는 수출 대기 중이거나 수요 정체로 인해 유조선에 임시 저장된 원유를 말하며, 물량이 많아지면 단기 공급 과잉 신호로 해석되어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 Waiver(면제)는 제재 대상국의 원유에 대해 일부 국가 또는 거래에 한해 제재 적용을 유예해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조치다.


시장 전망과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여부가 유가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협 봉쇄가 계속되면 페르시아만 생산 차질은 지속돼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국제 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번 주말 예정된 미·이란 협상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 해협 통행이 재개되면, 일시적으로 높아진 리스크 프리미엄은 빠르게 완화돼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중기적으론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면제 연장 여부OPEC+의 증산 계획이 중요하다. OPEC+는 5월에 약 20만6천 bpd 증산한다고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의 생산 차질로 실제 증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약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면제 연장)가 현실화되면 일부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으나,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플로팅 스토리지 증가, 제재 및 군사적 충돌은 여전히 유가 상방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수급 지표 면에서는 미국의 재고가 계절적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나, 디스틸레이트 재고의 부족과 생산 약화 신호가 병존한다. 정유·수송 인프라의 피해, 제재 및 공격에 따른 수출 차질은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을 확대시키고 특정 지역에서의 연료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전반, 특히 정제제품(가솔린·디젤)의 가격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일부 구조적 공급 축소 요인(호르무즈 봉쇄, 정유시설 공격, 제재)은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반면, 탱커에 쌓여 있는 대규모 플로팅 스토리지와 일부 정책적 완화 가능성(러시아산 원유 면제 연장)은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시장은 향후 협상 결과, OPEC+의 실제 증산 여부, 그리고 전장(中東·러·우크라 전선)의 추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참고 사실으로 본 보도는 2026년 4월 10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본 기사에 언급된 원문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게재 시점에 해당 증권들에 직접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원문에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