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4월 12일 아시아장에서 주요 통화 대비 급등했다. 워싱턴과 테헤란 간의 마라톤 협상이 평화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를 선호한 결과다.
2026년 4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이날 아시아장 개장 시점에 유로화는 0.53% 하락해 달러당 $1.1663를 기록했고, 달러-엔은 0.1% 상승해 159.43에 거래됐다. 미국 주식 선물은 현지 시각 일요일 늦게 1% 이상 하락했다.
사건의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에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해상봉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일일 에너지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주요 관문으로, 이번 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이로 인해 유가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30% 이상 상승했고, 이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를 촉발했다.
미국과 이란은 4월 7일 양측의 발표로 2주간의 휴전을 공표했지만, 이번 협상의 결렬 소식은 그 합의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투자심리를 되돌렸다. 휴전 발표 당시 투자자들은 유가를 매도하고 일부 자금을 위험자산으로 재투자하며 S&P 500 지수를 끌어올렸으나, 현재는 그 일부 포지션이 되돌려지고 있다. 금값은 2월 말 이후 약 10% 하락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현재 달러를 더 나은 안전자산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평화협상에 대한 낙관론의 전면적인 해체이며,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유가는 급등했고, 다른 자산들은 매도되는 양상”이라고 시티인덱스의 선임 시장분석가 피오나 친코타(Fiona Cincotta)가 분석했다.
위험 민감도가 높은 통화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호주 달러는 약 1.1% 하락했고, 파운드는 약 0.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등 일부 중앙은행이 올해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분쟁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유지되거나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했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은 통화정책 전망을 바꾸고 있다.
시장 영향 지표로서 S&P 500은 지난주 초 휴전 기대에 힘입어 3월 초 이후 최고 수준 근처에서 마감했으나, 여전히 전쟁 발발 이전 수치보다 약 2% 낮다. 미국의 단기 선물 가격 움직임, 유가의 상승 폭,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국채 수요 증가 및 금 가격 하락 등은 모두 이번 협상 결렬의 직간접적 영향이다.
기술적이거나 생소한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세계 원유 수송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해협의 통제 또는 봉쇄는 국제 유가와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즉각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다.
달러의 안전자산(safe-haven) 기능은 금융·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되는 달러 자산(미국 국채·현금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달러의 가치 상승과 함께,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주식·원자재·신흥국 통화 등) 매도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시장 참여자 발언
“시장 상황은 휴전 이전으로 대부분 되돌아갔고, 미국은 호르무즈를 통해 남은 최대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이란 연계 물량 흐름도 차단할 것”이라고 시드니 MST 마키르(MST Marquee)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Saul Kavonic)는 지적했다.
정치적·경제적 파급력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에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11월의 중간선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해, 이번 분쟁이 미국 내 정치적 파장도 초래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정부·정책 결정자들이 에너지 물가 상승에 따른 민심 악화를 의식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분석 및 향후 전망
첫째,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유가 추가 상승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흐름 차단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유가에 더해지면, 에너지 관련 비용은 소비자물가를 통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ECB와 BoE 등 주요 중앙은행이 당초 예상보다 더 긴축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을 재평가할 것이다.
둘째, 금리 전망과 자본흐름은 지역별로 상이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달러 강세와 물가상승 압력은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으나, 경제성장 둔화 위험이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 유럽과 영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비용 상승이 실물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셋째, 안전자산과 리스크 자산 간의 자금 이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달러와 미 국채는 수요가 증가하고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은 현재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갈등이 심화되면 금과 실물자산으로의 재유입 가능성도 상존한다. 또한, 원자재 중심의 통화(예: 호주 달러)는 유가와 글로벌 리스크 회피 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넷째, 중기적 시나리오로는 세 가지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① 분쟁 확대 여부(미국의 추가 공격 및 이란의 보복 범위), ②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장기화 여부, ③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이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유가의 새로운 레벨이 형성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이 동반 재평가될 수 있다.
투자자 및 정책 당국에 대한 시사점
시장 참여자들은 포지션을 재점검하고, 달러·미 국채·금융주·에너지업종 등 자산별 리스크와 상관관계를 재분석해야 한다. 정책 당국은 단기 유가 충격이 서민경제와 물가 기대에 미치는 파급력을 주시하면서, 필요시 재정·정책적 완충 장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긴급 유동성·물가안정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
끝으로, 시장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 하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분쟁의 향방에 따라 금리·물가·성장 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참여자들은 시나리오 기반의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대응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