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최대 강도’ 핵협상 종료…합의 없이 협상 연장 결정

미국과 이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최신 핵 협상이 돌파구 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협상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란 측 협상단 대표인 세예드 압바스 아라크치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을 “지금까지 중 가장 강도 높은 논의”라고 평가했다.

2026년 2월 2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라크치는 “미국과의 외교적 교섭에서 추가 진전이 있었다“며, 양측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종료와 “핵 관련 조치”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detailed) 논의하기로 계획했다고 밝혔다.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는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이 있었다고 전하며, 양측이 기술적 세부사항 논의를 위해 오는 주 빈(비엔나)에서 추가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진행된 협상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미국 측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자레드 쿠슈너(Jared Kushner)가, 이란 측은 아라크치 외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었다.

아라크치 발언(요지): “이번 협의는 지금까지 중 가장 강도 높았다. 우리는 제재 종료와 핵 관련 여러 조치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핵심 쟁점: 핵시설·우라늄·탄도미사일

미국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란에 대해 포르도(Fordow), 나타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등 주요 세 핵시설의 파괴 및 잔여 농축 우라늄 전량을 미국에 인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이란 관계자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미국은 이른바 sunset clause(만료 조항)이 없는, 영구적 효력을 지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협상에서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쟁점과 더불어,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의제)에 대한 억제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는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논의를 꺼리는 점이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선셋 조항(sunset clause)은 협정상의 특정 조항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이 소멸되도록 규정한 조항을 뜻한다. 핵 합의에서 선셋 조항이 있으면 일부 제한이 시간 경과에 따라 사라질 수 있다.
우라늄 농축(enrichment)은 자연 우라늄에서 핵연료나 무기급 물질 제조에 필요한 동위원소 비율을 높이는 과정이다. 농축 수준과 시설 통제는 핵 협상의 핵심 사안이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륙 간 거리(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지칭하며, 전략적 탄도능력과 관련된다.


정치·군사적 긴장과 위험요인

이번 협상에도 불구하고 긴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이란이 “거래를 원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비밀의 말을 듣지 못했다: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가지지 않겠다는 말(We will never have a nuclear weapon)을 듣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지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킨 상태며,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나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브뤼셀 기반의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마이클 해나(Michael Hanna) 국장은 “향후 며칠 내 외교적 돌파구가 없을 경우, 미국은 상당한 확전 가능성을 지닌 군사적 충돌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워싱턴의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행정부가 원하는 최종 목표에 대한 고정된 구상이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경제·원유 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이번 주의 간접 협상 결과는 원유 시장의 향방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협상 실패로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로 원유가격은 급등할 수 있다. 반면, 외교적 완화가 이루어지고 OPEC+가 4월부터의 증산 기조를 재개한다면 약화된 펀더멘털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시장에서는 2월 27일(미국시각)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4.97USD로 전일 대비 $0.35(0.24%) 하락했고, 브렌트(Brent) 선물은 배럴당 $70.54로 $0.38(0.30%) 하락했다고 보도됐다. ING은행의 상품전략 책임자인 워렌 패터슨(Warren Patterson)은 중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행동 규모가 명확해질 때까지 시장이 완전한 반응을 보류할 수 있다”면서, 에너지 인프라를 회피하는 표적·단기간의 공격과 이란의 제한적 보복이 있을 경우 가격 급등은 단기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 군사행동과 더 강한 보복이 병행된다면 공급 리스크로 인해 원유가격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예정된 OPEC+의 4월 생산량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패터슨은 만약 미·이란 간 긴장이 완화된다면 OPEC+의 증산 재개가 가능하며, 이는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양측은 기술적 세부사항 논의를 위해 빈에서 다음 주 추가 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향후 일주일간의 협상 진전 상황이 향후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제한, 주요 시설 처리 방식,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통제, 제재 해제 규모와 시점 등이 해소돼야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시장과 외교안보 분석가들은 이번 빈 회담 결과를 근거로 향후 리스크 프리미엄(정책·안보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원유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협상이 지체되거나 요구 사항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원유 및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 이번 보도는 제네바와 빈에서 이뤄진 제3차 회담의 공개 발언과 언론 보도를 종합한 것으로, 향후 협상에서 기술적·법적 문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