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주권형 AI 인프라’ 대전: 2030년 글로벌 성장·시장 지형을 바꿀 7대 변수

미·영 ‘주권형 AI 인프라’ 대전: 2030년 글로벌 성장·시장 지형을 바꿀 7대 변수

이중석 ▪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문제 제기: 왜 ‘주권형 AI 인프라’인가

2025년 9월, NVIDIA·OpenAI·Nscale이 영국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논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별도의 ‘초거대 AI(Foundation Model) 국책 슈퍼컴퓨터’ 건설 예산을 의회에 제출했다. 필자는 이 같은 흐름을 ‘주권형 AI(Sovereign AI)’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국민경제가 생성형 AI 의존도를 높여갈수록, 데이터·연산자원·전력·규제 프레임을 자국 영토 안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될 수밖에 없다.

본 칼럼은 ①거대 모델 학습 인프라의 경제학 ②민·관 투자 규모 추정 ③전력·탄소·희토류 수급 리스크 ④금융시장 밸류에이션 ⑤패권국 시나리오 ⑥투자자 포트폴리오 전략 ⑦정책 제언 의 7대 축으로 2030년까지의 장기 영향을 분석한다.

주목

2. 데이터로 보는 ‘AI 컴퓨팅 빅뱅’

구분 2022 2025E 2030E CAGR(22→30)
글로벌 AI 가속기(GPU‧ASIC) 시장(억 달러) 246 671 2,160 31.5%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테라와트시) 321 580 1,120 12.7%
초거대 AI 학습 파라미터(최대, 조 개) 0.5 10 100 43.0%

자료 | 모건스탠리, IEA, OpenAI 공개수치 종합

표가 시사하듯 컴퓨팅 자본(stock)이 제2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투자 총량은 자연히 자본시장 — 특히 미국, 영국처럼 비전펀드·연기금·정부펀드의 자금 조달 능력이 큰 국가 — 에 집중된다.


3. 영국 vs 미국: 모델

3-1. 영국 ‘캠브리지 컨센서스’

  • 영국 정부는 2024년 AI Safety Institute 설립, 2025년 ‘국가 AI 컴퓨트 로드맵’ 발표로 일찌감치 공공-민간 합작 모델을 도입했다.
  • 세액공제 40%, 탄소중립 전력 PPA, 비 EU GDPR 유연화 등 규제 사다리 낮추기해외 GPU 팜을 유치.
  • Nscale·Digital Reality·Equinix가 AI-Ready Campus 3곳을 발표, 국책 슈퍼컴 Isambard-4와 연동.

3-2. 미국 ‘실리콘 실드’ 강화

  • 바이든 행정부는 2025 국가예산에 $180억 규모 National AI Research Resource 반영, ‘CHIPS Act 2.0’로 확장.
  • 주(州) 차원 인센티브: 텍사스 ERCOT 저탄소 전력, 네바다 용수 유휴 댐 활용, 애리조나 태양광+배터리.
  • 환경 · 부품 · 인력 IaaS 까지 End-to-End 국산화 노선.

양국 모델은 ‘투자 레버리지 vs 주권 보안’이라는 빅딜을 놓고 절충점을 찾고 있다.


4. 리스크 3종 세트

4-1. 전력 블랙홀

NVIDIA가 권장하는 GB200 NVL36 섀시 1대는 전력 33kW를 소모한다. 1만 대급 팜이면 330MW, 이는 런던 가구 60만 세대 연간 전력과 맞먹는다. 원전·SMR·재생에너지 PPA가 병행되지 않으면 2028년 이후 전력 비용이 AI 비용의 45%까지 치솟을 수 있다.

주목

4-2. 희토류 · 수급

TSMC 5nm 단품 기준 Ga · Nb · Ta 등 고희토류 의존도가 26%다. 중국이 2026년 3차 희토류 수출쿼터를 20% 줄인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서방의 자급률은 37%에 불과하다.

4-3. 규제 소버린티 ‘샌드위치’

EU AI Act · 미국 NIST Profile · 영국 Harms-Based Approach가 각기 달라, 다국적 기업은 컴플라이언스 비용 5~7%p가 추가 발생한다.


5. 자본시장 시나리오(2026~2030)

  1. BASE : 미·영 합계 AI CapEx 5년 누적 $6,300억, S&P500 IT EPS 기여 +4.1 ppt.
  2. BULL : 영국이 EU ‘전송 자유화’ 협정 체결, 중동 자본 유입 → CapEx $8,400억, 글로벌 GPU ASP +28% 상승, NVIDIA EPS 연 +40%.
  3. BEAR : 미·중 갈등 심화로 희토류 수출 통제 → CapEx $3,900억, AI-PaaS 도입 연기, S&P500 밸류에이션 10% 디레이팅.

추정 | 필자 자체 모델(전력 LCOE·자본비용·GPU 로드맵 가정)


6. 투자 전략 CHECKLIST

  • ① 전력 · 스마트그리드 : 국채금리 +150bp 이내 배당 커버리지 확보한 ITC·NEE·NGG.
  • ② AI 서버 서플라이체인 : HBM 주도 Micron, 수랭 쿨링 Vertiv.
  • ③ 탄소 크레딧 ETF : KRBN · EU Emission Futures 분산.
  • ④ 영국 리츠 전력형 데이터센터 : Segro PLC, Digital 9 Infrastructure.

포트폴리오 가중치는 전력 25 / GPU 부품 35 / 인프라 리츠 20 / 탄소 ETF 10 / 캐시 10 제안을 기본 시나리오로 판단한다.


7. 정책 제언

미국 · 영국 모두 AI CapEx 세액공제 + SMR(소형모듈원전) 빠른 규제 패스트트랙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전력망 보강 비용이 민간 IRR을 훼손하지 않도록 장기 PPA + 그린 본드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 탄소 잉여국 지위 확보를 위해서는 RE100 2.0 — 전력뿐 아니라 물·희토류 순환 기준까지 포함한 통합 ESG 표준 — 선도국이 될 필요가 있다.


8. 결론: ‘클라우드 이후 최대 패러다임 전환’의 승자는

주권형 AI 인프라 선점 경쟁은 반도체 → 전력 → 데이터 → 규제 등 산업 블록을 연쇄적으로 재편한다. 미·영 동맹 구도에서 영국은 테크 클러스터 ‑ EU 규제 밖 교두보를, 미국은 금융 · 자본력 · 보안 표준을 제공하며 상호 시너지를 취한다. 투자자는 ‘GPU 쇼티지’라는 단기 테마에 그치지 말고, 전력 · 희토류 · 데이터 거버넌스 삼각 축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장기로 관찰해야 한다.

결국 2030년대 초, AI 컴퓨팅 파워가 GDP·국방·통화 패권을 좌우한다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 영국 주식시장에서 이 메가트렌드의 우상향 ‘실질 수혜주’를 선별하는 일이 향후 5년간 투자 수익률의 가장 큰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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