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요 국제항공사 6곳의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권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항공사는 미국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안전 경고 이후 베네수엘라를 향한 상업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2025년 11월 2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민간항공청은 Iberia(이베리아), TAP(타프 포르투갈), Avianca(아비안카), Latam Colombia(라탐 콜롬비아), Turkish Airlines(터키항공), Gol(골) 등 6개 항공사의 운항 허가를 공식 취소했다. 카라카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들 항공사가 베네수엘라로의 상업 운항을 “일방적으로” 중단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한 국가 테러 행위”에 동참했다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성명: “해당 항공사들은 미국이 조장한 국가 테러 행위에 동참했으며, 베네수엘라행 상업 운항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앞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주 주요 항공사들에 대해 베네수엘라 상공 비행 시 ‘잠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FAA는 그 이유로 베네수엘라 국내외에서 악화하는 안보 환경과 해당 지역 내 군사 활동 증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카라카스는 미국의 안전 경보가 자국 영공에 대한 어떠한 법적 권한도 갖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은 최근 수개월간 더욱 심화돼 왔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수개월에 걸쳐 카리브해 인근에 병력을 전개해 왔으며,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서 사망자를 낳은 불법 마약 공급에 관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조치로 설명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선 운항 중단 여파는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며칠 사이 여러 국제항공사가 베네수엘라행 항공편을 추가로 취소했으며, 이는 카라카스가 48시간 이내 운항 재개를 요구한 데도 불구하고 이행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민간항공 당국은 이에 대한 제재성 조치로 운항권 취소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사 중 한 곳인 Iberia는 충분한 안전 조건이 확보되는 즉시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재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Air Europa(에어 유로파)와 Plus Ultra(플러스 울트라)는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했지만, 이번 취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핵심 용어 해설
– 운항권(Operating Rights): 특정 국가의 공항과 영공을 사용해 상업 운송을 수행할 수 있는 허가·면허를 뜻한다. 관할 당국은 안전·보안·외교적 고려에 따라 발급·정지·취소할 수 있다.
– FAA미 연방항공청의 안전 경고: FAA는 미국 항공사 및 조종사에게 특정 공역에 대한 위험 증가를 경고할 수 있다. 이는 법적 금지조치가 아닌 안전권고 성격이나, 보험, 운항계획, 리스크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영공(공역) 관할권: 각 국가는 자국 영토 상공의 비행과 안전을 규제할 권한이 있다. 이번 사안에서 카라카스는 미국의 경보가 베네수엘라 영공에 대한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책 및 산업적 파장
이번 운항권 취소는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여객 및 화물 연결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항공사가 안전 리스크를 이유로 운항 중단을 선택하고, 주권국가가 이를 제재로 맞대응하는 구도는 항공안전, 외교, 상업 운송이 교차하는 지점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특히 보험료 인상, 노선 재조정, 우회 경로 증가 등은 항공사의 비용 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운임과 공급에 연쇄적으로 반영될 여지가 있다.
또한, FAA의 경보는 미국 및 미국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항공사에 강력한 준거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어, 지역 항공 네트워크의 단절을 심화시킬 수 있다. 반면 주권국가는 영공 관할권을 근거로 외국 기관의 경보에 구속되지 않음을 주장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항공자유와 안전 사이의 긴장이 드러난다. 베네수엘라의 이번 조치는 그러한 긴장선을 명확히 표출한 사례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언급한 “국가 테러”라는 규정은 외교적 수사로서 매우 강경한 어휘다. 항공안전과 상업운항을 둘러싼 결정을 정치·안보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접근은, 항공당국 간 신뢰와 위험 커뮤니케이션에 추가적인 난이도를 부여한다. 이 같은 레토릭은 운항 재개 협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 관계
– 취소 대상: Iberia, TAP, Avianca, Latam Colombia, Turkish Airlines, Gol.
– 취소 사유: FAA 경보 이후 베네수엘라행 상업 운항을 일방 중단했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판단.
– 정부 입장: 미국의 안전 경보는 베네수엘라 영공에 권한 없음.
– 미국 측 동향: 미군은 수개월간 카리브해에 병력 전개.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불법 마약 공급 연루 인식을 근거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 마두로 대통령은 전면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축출 시도를 주장.
– 항공사 후속: Iberia는 충분한 안전 조건 충족 시 운항 재개 의지 표명. Air Europa, Plus Ultra는 운항 중단했으나 운항권 취소 대상 아님.
전망과 관전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상공 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다. FAA의 경보가 유지되거나 강화될 경우, 국제항공사들의 리스크 회피 전략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보안 상황 개선 또는 감시·충돌 회피 체계 강화 등 안전 요건이 명확히 충족될 경우, 단계적 운항 재개 시나리오가 논의될 수 있다. 카라카스가 설정한 48시간 운항 재개 요구는 정치·외교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므로, 실제 운항 정상화는 양측 당국 간 기술적·안전적 합의가 전제돼야 현실화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노선 다변화와 대체 허브의 활용이 부상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승객과 화물은 인근 국가를 통한 환승을 확대할 것이며, 이는 보험, 슬롯, 지상조업, 경유시간 등 운영 변수에 새로운 비용·효율의 균형점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항공안전 정보 공유의 투명성과 국제 기준의 일관 적용은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이번 베네수엘라의 운항권 취소는 단순한 상업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주권·안전·외교가 교차하는 복합 이슈임을 보여준다. 각 이해당사자—정부, 규제기관, 항공사—가 제시하는 위험 판단과 책임 범위의 차이가 뚜렷한 만큼, 향후 전개는 안전 데이터의 검증, 절차적 정합성, 국제적 조정의 진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