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재무부는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재무장관이 2주 만에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해 미국·파키스탄 간 무역 협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방미는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가 “양국이 며칠 내 합의에 도달할 만큼 매우 근접해 있다”고 언급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뤄졌다. 다르 장관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미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를 만난 뒤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미국 측 공식 발표에는 구체적 타임라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파키스탄·미국 무역 대화에 대한 최종 협의가 이번 방문 중 이뤄질 예정”이라며 “무역 협정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우랑제브 장관은 7월 18일 첫 방미 당시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및 미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와의 회동에서 “생산적 무역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조정을 핵심으로 하며, 이는 지정학적 재편과 파키스탄의 대미 수출에 부과된 고율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상호 관세란 한 나라가 수입품에 매기는 세율을 상대국도 자국 수입품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관세가 대체로 양방향·보복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 기업은 예측 가능한 거래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파키스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흑자국을 겨냥해 도입한 조치로 대미 수출품에 29%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2024년 대미 무역흑자는 $30억(약 4조1,000억 원) 규모였다.
이 같은 관세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산 원유를 추가 수입하고, 광물·자원 분야에 미국 기업이 투자할 경우 세제·규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상호 호혜적 방안을 제시해 왔다.
“파키스탄은 전통적 산업뿐 아니라 정보기술·광업·농업 등 비전통적 분야까지 양자 교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 파키스탄 재무부 성명
한편 미·파 관계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심 무닐 파키스탄 육군총사령관(계급: 필드마셜)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이례적 외교 이벤트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양국 간 안보·경제 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해설*: 파키스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약 3,500억 달러로, 수출 다변화와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가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경감이 현실화될 경우 파키스탄 섬유·의류 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적 관전평
미국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남아시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파키스탄이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향후 인도·방글라데시와 경쟁 구도 속에서 자국 산업 업그레이드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안보·내정 리스크, 에너지 인프라 부족, 외화 유동성 제약 등 구조적 한계도 여전히 상존한다.
아우랑제브 장관의 이번 방문 결과가 연내 공식 서명으로 이어질 경우, 파키스탄은 GSP(일반특혜관세) 지위를 상실한 2018년 이후 최대의 통상 성과를 얻게 된다. 반대로 일정이 지연될 경우, 2026년 예정된 미 대선 정국이 협상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국 당국은 아직 정확한 발효 시점과 세부 관세 범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의류·스포츠용품·농산물 등 劣(열)관세 품목에 대한 단계적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일정은 8월 말까지 실무 작업을 마친 뒤, 이르면 9월 중 워싱턴에서 공동 서명식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세 인하와 투자 인센티브가 맞물리면, 미·파 양국의 연간 교역 규모는 현재 100억 달러 수준에서 단기간 1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