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합의 훈풍에 글로벌 증시 ‘해피 데이’

“모두에게 무역 합의를!” 미국 TV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관객에게 자동차를 선물하던 장면에 빗댄 표현이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최근 곳곳에서 양자·다자 간 무역 협정이 연이어 체결되며 관세 부담 우려가 완화되자 투자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증시의 강세를 뒤이어 도쿄싱가포르 주요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징벌적 관세’가 무역 합의로 차례차례 해소되면서 위험 자산 선호가 강화된 결과다.

구체적으로 워싱턴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와 각각 관세 유예를 포함한 협정을 체결했다. 유럽연합(EU)대한민국 역시 협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U–미국 관세 협상에서는 15% 관세를 일부 유럽 수입품에 부과하는 대신, 다른 품목에는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EU 집행위원회 한 관계자는 “세부 쟁점만 정리되면 합의문 서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열릴 미·중 무역 대표단 회의를 공식화했다.

실적 시즌도 긍정적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S&P500 편입기업의 23%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5%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LSEG 데이터).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세븐’—미국 기술주 랠리를 이끈 알파벳·애플·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의 가이던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장 마감 후 구글 모기업 알파벳(NASDAQ: GOOGL)이 시장예상을 상회하는 순익설비투자(CapEx) 확대 계획을 발표하자, 나스닥·S&P500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국 주가지수 선물도 강한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완전한 장밋빛’만은 아니다. 프랑스 LVMH가 이날 2분기 매출 감소를 재차 보고할 것으로 전망돼, 4천억 달러 규모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장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미국·중국 핵심 소비 시장에서 고가 패션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경쟁사 케어링 실적은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다.


정책 리스크도 병존한다. 백악관은 밤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목요일 연방준비제도(Fed)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해 미 국채 시장 변동성을 키운 바 있다.

금일 주요 이벤트

① 유럽 기업 실적 – LVMH,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로슈 홀딩, 네슬레, 로이드뱅킹그룹
② 미국 기업 실적 – 블랙스톤, 하니웰 인터내셔널, 아메리칸항공
③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및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기자회견
④ 7월 예비 구매관리자지수(Flash PMI) – 유로존·영국·미국
⑤ 소비심리지수 – 독일 8월 GfK, 영국 7월 GfK
⑥ 미국 경제지표 – 신규 실업수당 청구, 신규주택판매
⑦ 캐나다 6월 소매판매

※ 참고: Flash PMI란 제조·서비스 기업 구매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월간 경기 선행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자료: 각국 통계).


용어·배경 설명

• 매그니피센트 세븐: 최근 2~3년간 인공지능(AI)·클라우드·전기차 등을 주도하며 S&P500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견인한 7개 대형 기술주를 말한다.
• 초기 실업수당 청구: 미국 노동시장의 실시간 건강상태를 가늠하는 주간 지표로, 예상보다 적으면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뜻이다.
• GfK 소비심리는 독일과 영국에서 소비자의 경제 전망을 설문 조사해 산출한 지수로, 향후 민간소비 흐름을 전망하는 단초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무역 리스크 해소·기업 실적 호조·통화정책 완화 기대라는 ‘세 박자’가 겹치며 하반기 위험 자산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럭셔리 소비 둔화는 잠재적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업별 실적 가이던스, ECB·Fed 수장 발언, 그리고 다음 주 열릴 미·중 회담 결과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관세가 철폐되고 성장 기대치가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일부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경우 기술주 주도 랠리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