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수요일 장에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 정부 셧다운 해결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미국과의 잠재적 무역 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IT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지수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2025년 11월 12일, RTTNews 보도에 따르면, 인도 동부 비하르주 주의회 선거와 관련해 여론조사기관들이 국민민주연맹(NDA)의 또 한 번의 집권을 대승으로 점쳤다. 공식 개표는 11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축소 기대는 통상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를 높여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시즌의 마무리 국면을 촘촘히 점검하고, 10월 소매물가(소비자물가) 발표를 대기했다. 물가 지표는 향후 인도중앙은행(RBI)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안정되고 성장 여건이 양호하다고 판단되면, 중앙은행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거나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신용평가·리서치 기관인 크리실(CRISIL)과 케어엣지 레이팅스(CareEdge Ratings)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복귀, 낮은 인플레이션 유지, 통화완화 가능성 등을 근거로 인도의 성장 전망이 한층 견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거시 여건이 시장에 우호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섹터별로는 IT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는 특정한 재능(certain talents)이 없고, 사람들은 ‘배울 필요가 있다(need to learn)’”고 언급해 H-1B 비자 프로그램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이후, 미국 비즈니스 비중이 높은 인도 IT 서비스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H-1B는 숙련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인도 IT 업종의 현지 파견 및 프로젝트 수행과 직결되는 제도다.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BSE 센섹스는 595.19포인트(0.71%) 오른 84,466.51에 마감했고, NSE 니프티 지수는 180.85포인트(0.70%) 상승한 25,875.80을 기록했다. 핵심 대형주 중심의 양대 벤치마크가 동반 상승한 것은 위험자산 선호가 광범위하게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도 각각 0.4%, 0.8% 상승했다. 시장 내 상승·하락 종목의 상대적 우위를 보여주는 ‘시장 폭(market breadth)’은 강세였다. BSE에서는 2,499개 종목 상승, 1,713개 하락, 161개 보합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크게 상회했다는 의미로, 지수 상승이 일부 대형주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개별 종목으로는 HCL 테크놀로지스, 아다니 포츠, 바자즈 핀서브, TCS, 테크 마힌드라, 아시안 페인츠 등이 2~4% 상승하며 상위 상승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IT와 소비재, 항만·물류 등 다양한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업종 간 순환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아시아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한 반면, 유럽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입법 노력이 미 하원 최종 표결 단계로 진전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치 리스크의 후퇴는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우호적인 바람을 불어넣는 경향이 있다.
원유는 전날 약 1달러 상승한 뒤 소폭 하락했고, 금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보합권을 유지했다. 이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 균형 잡힌 포지셔닝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의미와 해석
이번 상승은 거시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미국 셧다운 종료 가능성은 글로벌 위험 선호 회복으로 연결되며 인도처럼 외국인 자금 의존도가 높은 시장에 우호적이다. 둘째, 미·인도 무역 합의 기대는 대미(對美) 매출 비중이 큰 IT 아웃소싱 업종에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셋째, 물가 안정이 확인될 경우 RBI의 완화적 스탠스가 길어질 여지가 커져,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버팀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물가 지표 발표 전후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이벤트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전문적 관점에서 보면, IT 대형주의 동반 강세는 미국 고용·이민 정책에 대한 신호에 민감한 섹터 특성을 재확인시킨다. H-1B 프로그램이 옹호되는 환경은 프로젝트 인력 배치의 불확실성을 낮춰 가동률과 마진 안정성에 긍정적이다. 또한 시장 폭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은 상승의 질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이는 단지 소수 대형주의 지수 견인이 아니라, 중소형주 전반으로 매수 수요가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용어 풀이 및 맥락
센섹스(BSE Sensex):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대표 지수로 주요 대형주 30개로 구성된다. 니프티(NSE Nifty): 국립증권거래소(NSE)의 대표 지수로 통상 50개 핵심 기업을 반영한다. 두 지수는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벤치마크다.
시장 폭(Market Breadth):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의 비교를 통해 상승·하락의 확산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상승 종목이 우위면 매수세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H-1B 비자: 미국의 숙련 외국인 근로자용 취업비자다. 인도 IT 서비스 업체들이 미국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핵심 인력을 현지에 파견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
통화완화(Monetary Easing): 기준금리 인하 또는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와 금융여건을 부양하는 정책 기조를 말한다. 물가가 낮게 유지될수록 완화적 스탠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크리실(CRISIL)·케어엣지 레이팅스(CareEdge Ratings): 인도 내 신용평가와 경제리서치를 제공하는 기관들로, 거시 전망과 신용 사이클에 대한 평가가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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