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합의 기대·미국 경제 지표 호조에 달러 지수 5주 만에 최고치

【뉴욕 외환시장】 달러 인덱스(DXY)가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며 5주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9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기준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43% 상승한 105.20선(잠정)에서 거래됐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 타결된 EU-미국 간 무역 합의미국에 유리한 내용으로 평가받으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로 예정된 2일간의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져 달러를 지지했다.

달러 인덱스 차트

달러 상승 요인으로는 무역수지 개선이 가장 먼저 지목됐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상품무역수지 잠정치는 −86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980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가 크게 줄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 상향 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2를 기록하며 전월(95.2) 대비 2포인트 상승, 시장 예상치(96.0)를 넘어섰다. 반면 6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서 구인 건수는 743만7천 건으로 전월 대비 27만5천 건 감소했으나, 달러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로/달러 차트

유로/달러(EUR/USD)는 무역 합의 여파로 전날 급락한 데 이어 −0.50% 추가 하락하며 5주 만의 최저치인 1.08달러 선으로 밀렸다. 합의에 따라 EU산 제품 중 15% 가량이 미국 측 고율 관세 대상이 된 점이 유럽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6월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2.6%)가 전월보다 둔화한 점도 달러 대비 유로 약세 요인이 됐다.

시장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스와프 금리에는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15% 안팎으로 반영되고 있다.

달러/엔 차트

엔화(USD/JPY) 역시 달러 강세 압력으로 +0.12% 상승, 달러당 147엔대 초반까지 올라 1주일 만의 엔저(円低) 흐름을 보였다. 최근 미·일 모두 정치·무역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일본 자민당(LDP)이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잃은 뒤 재정 확대 및 감세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본 재정건전성 우려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다만 같은 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3bp, 4.05% 내외)한 점은 엔화의 안전자산 매력을 일정 부분 유지시켰다는 평가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8월물 금온스당 +0.06%(+2.00달러) 상승해 2,360달러 선을 유지한 반면, 9월물 은−0.12%(−0.046달러) 하락하며 29.4달러대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내 금 보유량이 2년래 최고, 은 보유량은 3년래 최고를 기록하며 펀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점이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 인덱스 상승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흡수해 금·은 가격 상단을 제한했다. 미·중 간 90일 간의 무역 휴전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자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도 일부 해소되는 모습이다.


용어 해설*
달러 인덱스(DXY) :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유로·엔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대비 가중 평균한 지표.
FOMC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JOLTS :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동향 조사(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로 노동 수급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무역 긴장 완화와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지탱할 수 있으나, 3분기 들어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될 경우 달러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ECB·BOJ 등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차이가 확대될 경우, 주요 3통화(달러·유로·엔) 간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