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Dollar Index, DXY)가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과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에 힘입어 5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29일(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전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0.43% 상승, 5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전날 발표된 EU-미국 무역 합의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미국에 유리하다’는 시각이 확산한 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며 강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6월 미국 재화 무역적자가 예상 밖으로 축소되고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등 지표 호조가 잇따른 점도 달러 매수세를 자극했다.
미 상무부는 6월 재화 무역적자가 860억 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980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같은 날 발표된 S&P 코어로직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9% 올라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노동부의 6월 JOLTS 구인 건수는 743만 7,000건으로 전달 대비 27만 5,000건 감소해 전망치(750만 건)를 하회했다. 반면 컨퍼런스보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2로, 예상치(96.0)를 웃돌았다.
달러화 강세의 배경
- 무역 합의 효과 – 미국과 EU 간 합의에 따라 EU산 상품 대다수에 15%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 측이 상대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됐다.
- 금리 동결 기대 –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로,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66%로 반영하고 있다.
- 무역적자 축소·소비 심리 개선 – 무역수지와 소비자신뢰지수가 동반 개선되면서 달러 매력도가 높아졌다.
주요 통화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전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0.50% 하락, 5주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시장은 EU-미국 무역 합의가 유로존 경제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개한 6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5월 2.8%)로 둔화돼 통화 완화 전망을 키웠다. 파생상품 시장은 9월 11일 ECB 회의에서 15%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12% 상승, 엔화가 1주 만의 최저치로 약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미·EU 무역 합의와 미·중 휴전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해 엔화의 안전자산 수요를 낮춘 영향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잃은 이후 재정 확장 가능성이 부각돼 엔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귀금속 시장: 엇갈린 흐름
8월물 금 선물(GCQ2)은 0.06% 오른 온스당 2.00달러 상승했지만, 9월물 은 선물(SIU2)은 0.12% 내린 온스당 0.046달러 하락, 1.5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 하락과 지정학적 위험(우크라이나, 중동 갈등)은 금값을 지지했으나, 달러 강세와 S&P500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그리고 무역 긴장 완화가 안전자산 수요를 억제하며 은 가격을 끌어내렸다.
상업용 헤지펀드와 ETF의 귀금속 보유량이 늘어난 점은 금·은 가격에 장기적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금 ETF 보유고는 지난주 2년 만의 최고 수준, 은 ETF 보유고는 전일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용어 풀이 및 해설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평균한 지표로, 글로벌 달러 강세·약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지표로, 노동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달러 강세는 무역 합의와 지표 호조라는 이중 모멘텀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단, 유럽 경제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금리 선물 시장이 9월 이후 1회 이상의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 반영하고 있어, “달러 강세가 단기 피크를 형성한 뒤 연준 완화 시그널이 강화되면 조정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본 기사에서 제시된 시장 전망과 해설은 기자의 견해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