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무살렘(Alberto Musalem)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추가 완화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디애나주 에번즈빌 대학교 연설에서 현재의 정책 기조가 “완만한 긴축보다는 중립에 더 가까운 수준”에 와 있다며,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한편 노동시장에는 일정 부분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살렘 총재는 “지나치게 완화적이 되지 않으면서 추가로 완화할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의 금리 인하 흐름 이후, 연준 내부에서 추가 인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또 정책 방향에 대해 “현재 스탠스는 중립에 더 가깝다”면서도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는 맞서되, 노동시장에는 일정 부분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의 표현을 직접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정책은 지금 중립에 더 가깝다고 본다. 우리는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기울이면서도 노동시장에는 약간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
무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경제의 복합적인 요인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으로 경제가 “상당히 탄탄하다(pretty resilient)”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4분기에는 약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내년 1분기에 반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무살렘 총재는 내년 성장률에 대해 “잠재 수준(at potential)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그는 “매우 완화적인 금융여건과 규제완화”를 들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완전고용 수준에서 머무르되, 실업률이 소폭 상승해 4.5%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다소 유연해질(soften)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은 잠재 수준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매우 완화적인 금융여건과 규제완화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적절한 통화정책이 전제될 경우”라는 조건을 분명히 했다. 또한 관세의 물가 영향은 같은 시기 점차 희미해질(fade) 것으로 내다봤다.
“적절한 통화정책이 유지된다면, 인플레이션은 내년 하반기부터 낮아질 것이다. 관세의 영향도 그 무렵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미지근’
무살렘 총재는 기업 투자가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다소 미온적(tepid)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고금리와 비용 구조 변화, 공급망 재편, 수요의 변동성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기업 투자는 미지근했다. 많은 기업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운영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인공지능(AI)과 고용: ‘생산성 기여’ vs. ‘일자리 대체’
무살렘 총재는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높이고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발표되는 해고 사례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AI 때문이라기보다는 “전통적 자동화(plain vanilla automation)”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이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기존 자동화의 연장선에서 나타나는 조정이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근로자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해고의 대부분이 AI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전통적 자동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크다.”
정책 스탠스: ‘노동시장 보호’를 위한 기존 인하 지지, 그러나 지금은 ‘신중 모드’
무살렘 총재는 그간 단행된 금리 인하가 노동시장 보호를 위한 조치였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현 국면에서는 “이제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과 경기 완충 간의 균형을 재점검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의 금리 인하는 노동시장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
핵심 포인트 요약
– 통화정책은 중립에 가까움. 추가 완화는 “과도한 완화”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
– 인플레이션은 3%로 여전히 높다고 판단.
– 경제는 “상당히 탄탄”하나, 4분기 약세 후 내년 1분기 반등 예상.
– 내년 성장률은 잠재 수준 이상 가능성. 매우 완화적 금융여건·규제완화가 뒷받침.
– 완전고용 수준 유지하되 실업률 4.5%로 소폭 상승 가능.
– 인플레이션은 내년 하반기부터 하락 전망(전제: 적절한 통화정책). 관세 영향은 동기간 점차 약화.
– 데이터센터 외 기업 투자는 미지근. 불확실성 속 경영 학습 중.
– AI는 생산성 기여 및 일부 일자리 대체. 다만 다수 해고는 일반적 자동화 탓일 가능성.
배경과 해설: ‘중립에 근접한 정책’이 의미하는 것
중립에 가까운 통화정책이란, 경기 과열을 억제하지도, 경기를 자극하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 무살렘 총재의 발언은 현 수준의 정책금리가 경기 부양 효과와 억제 효과 사이의 균형점에 접근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 그 자체로 과도한 완화로 비칠 위험이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노동시장에 대한 “일정 부분 지원”을 언급한 것은, 경기 둔화를 방지하려는 의도와 동시에 물가 목표 복귀라는 연준의 책무를 함께 고려한 결과다. 다시 말해, 물가 안정과 고용 최대화라는 이중 책무를 균형 있게 달성하려면, 지금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용어 해설
– 중립(Neutral) 금리: 경기 부양도 억제도 하지 않는 균형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이 수준에 두면, 경제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완화적(Accommodative): 금융여건을 느슨하게 해 소비·투자·대출을 활성화하는 정책 기조를 뜻한다. 과도한 완화는 인플레이션 재가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완전고용(Full Employment): 실업률이 구조적·마찰적 수준에 수렴해, 추가적인 경기부양 없이도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 잠재 성장률(Potential):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장기 평균 성장률을 가리킨다.
– 관세 영향의 소멸(Fade): 이전에 부과된 관세가 물가와 성장에 미친 일시적 충격이 시간이 지나며 점차 약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시사점: ‘신중한 인하’가 시장과 경제에 주는 신호
무살렘 총재의 메시지는 물가 안정 우선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은 피하겠다는 균형적 접근으로 요약된다. 정책이 중립에 근접했다는 진단은, 향후 금리 경로가 데이터 의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둔화한다면, 추가적인 큰 폭의 완화 없이도 물가 안정 경로를 확인하는 선택지가 유효해진다. 반대로 물가 하방 경로가 지연되면, “과도한 완화” 회피라는 원칙이 다시금 강조될 수 있다.
한편 AI와 자동화에 대한 언급은 생산성의 상향 요인이 고용의 구조 전환과 병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임금·가격·투자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통화정책은 단기 지표뿐 아니라 공급 측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데이터센터 중심의 투자 편중은 산업 간 온도차를 드러내며, 광범위한 설비투자 확대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성장의 질적 측면에서 불균형이 나타날 여지도 있다.
결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추가 완화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경고와 함께, 인플레이션 3%에 대응하는 신중한 금리 운용을 주문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인플레이션 둔화, 완전고용에 근접한 노동시장, 잠재 수준 이상의 성장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정책의 전제 조건으로 “적절한 통화정책”을 거듭 강조했다. 종합하면,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을 제한하되, 노동시장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유지하는 정밀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