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트리밍 ‘투비(Tubi)’, 주요 플랫폼과 시청 경쟁 가속…성장 비결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투비(Tubi)가 광고 기반 모델로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이며 주요 스트리밍 사업자들과의 시청 점유율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폭스(Fox Corp.)가 소유한 이 플랫폼은 낮은 비용(무료)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가격 인상과 암암리에 확산되는 계정 공유 제한 등에 따른 소비자 이탈을 흡수하는 모습이다.

2025년 12월 24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투비는 올해 수익성 달성이라는 성과를 기록하며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공통적으로 노리는 과제인 젊은 시청층 유입과 광고 수익화에 성공하고 있다. 닐슨(Nielsen)의 월별 시청 분석 지표인 ‘더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11월 기준 투비는 전체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2.1%를 차지해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과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HBO 맥스(HBO Max)를 앞섰고, 시청 트래커에서는 구글의 유튜브(YouTube)가 최상위를 기록했다.

“우리 팬들은 들어와서 (구독형 서비스 이용자처럼) 시청 행태를 보인다. 유일한 차이는 비용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 투비 최고마케팅책임자 니콜 파를라피아노(Nicole Parlapiano)

투비는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명 이상월간 재생 시간 10억 시간을 보고하고 있다. 비교 지표로 넷플릭스(Netflix)는 2024년 말 기준 3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고했으며, 디즈니 플러스(Disney+)는 9월 말 기준 1억 3,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고했다. 투비는 자체 조사 자료와 업계 리서치를 인용해 이용자 중 약 60%밀레니얼 또는 Z세대이며, 이용자 중 거의 절반이 다문화(multicultural) 집단이라고 밝혔다(출처: MRI-Simmons Cord Evolution Study).

주목

서비스 구성·콘텐츠 전략

투비는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해 영화·TV 시리즈 판권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대거 편입했으며, 일부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한다. 전체 플랫폼 내 타이틀 수는 30만 편 이상으로 보고됐다. 장르별로는 공포(horror) 장르에 강점을 보이며 약 9,000편의 공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투비는 폭스의 스포츠 자산을 활용해 올해 두 차례의 NFL 경기을 송출했으며, 특히 2월의 슈퍼볼(람) 중계와 최근의 추수감사절 경기 송출이 눈에 띈다. 오리지널 장편 영화·시리즈도 일부 제작하며, 틱톡 스타 노아 베크(Noah Beck)가 출연하는 영화 시리즈 “사이드라인드(Sidelined)”와 속편 “사이드라인드 2: 인터셉티드(Sidelined 2)”는 약 2,0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고, 속편의 신규 시청자 중 중위 연령은 21세로 집계됐다.

기업 구조·재무 성과

주목

폭스는 2020년 투비를 4억 4,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해당 플랫폼을 자사 스트리밍 전략의 핵심 축으로 육성해 왔다. 2025년 10월, 폭스는 9월 30일로 종료된 회계분기에서 투비가 처음으로 수익성(profitability)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폭스 CEO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은 이 성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됐다”고 언급했으며, 투비는 해당 분기 매출 27% 성장총 시청 시간 18% 증가를 발표했다. 폭스의 CFO 스티브 톰식(Steve Tomsic)은 전체 TV 광고 매출이 6% 증가했으며 이 성과의 주요 동력이 투비의 성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폭스는 최근 모든 폭스 콘텐츠를 월 $19.99에 제공하는 직접 소비자 대상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 원(Fox One)을 출시했으나, 라클란 머독은 폭스 원이 독점적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투비는 디지털 및 비용 민감적(consumption-conscious)인 젊은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행태와 광고시장 영향

사용자 사례로부터도 변화가 관찰된다. 뉴욕 버팔로 출신의 23세 사용자 페이즈 불레라(Paige Bulera)는 주요 구독 서비스의 가격 인상과 계정 공유 제한으로 인해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말하며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로 투비를 지목했다. 그녀는 공포 영화를 선호하며 투비의 무료·광고 기반 모델을 호평했다.

업계 분석 보고서는 유튜브에 이어 무료 광고 지원 스트리밍(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이하 FAST) 및 광고 포함 옵션을 병행하는 플랫폼들의 이용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FAST는 전통적 의미의 케이블 방송처럼 가이드 기반 채널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투비는 시청자의 대부분이 요청형(on-demand)으로 개별 작품을 선택해 시청한다는 점을 근거로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고자 한다. 투비 측은 “95%의 이용자가 보고 싶은 것을 의도적으로 찾아 들어온다”라며 광고 수용도가 높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100% 광고 기반이다. 다른 스트리머들도 광고 포함 요금제를 운영하지만, 각 플랫폼에서 광고 기반 시청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불명확하다.”
— 니콜 파를라피아노, 투비 최고마케팅책임자


젊은층(Gen Z) 유치 전략과 크리에이터 연계

투비는 시청자층의 약 58%가 젊은 세대에 해당한다고 보고하며, 이에 맞춘 전략을 강화해 왔다. 2025년 6월에는 투비 포 크리에이터스(Tubi for Creators)를 출범해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이 할리우드로 진입하는 경로를 제공하고 창작자들의 원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플랫폼 내에서 창작물을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행 발표에서 이 프로그램은 초기 6명의 크리에이터와 약 500편의 에피소드로 시작해 현재는 1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와 10,000편 이상의 에피소드로 확장됐다고 보고됐다.

투비는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얻은 콘텐츠와 협약을 맺어 기존 에피소드를 플랫폼에 추가했으며,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제작된 독립영화와의 계약도 체결해 왔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러한 크리에이터·독립영화 중심의 콘텐츠 투입이 젊은 시청자 유치와 유지(retention)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보충)

본 기사에서 사용하는 주요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무료로 제공되며 광고로 수익을 내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리킨다. 온디맨드(on-demand)는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는 방식이며, 반대로 리니어(linear) 모델은 전통적 TV처럼 편성이 정해진 채널을 객체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광고 포함 요금제(ad-supported tier)는 월정액에 광고를 포함해 낮은 요금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뜻한다.


향후 영향과 전망

투비의 성장세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광고 기반 모델의 경쟁력을 재확인시킨다. 구독형 플랫폼들이 잇따른 가격 인상과 계정 공유 단속으로 소비자 반발을 야기한 가운데, 무료·광고 기반 플랫폼으로의 이용 전환은 광고주에게는 젊은층 접점 확대라는 기회를 제공한다. 광고 단가(CPM)와 플랫폼별 광고 효율성은 콘텐츠의 질과 이용자 몰입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투비처럼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선택해 시청하는 플랫폼은 브랜드 캠페인과 성과형 광고 측면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무적 관점에서는 투비의 수익성 달성이 폭스의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광고 시장의 경기 민감성, 콘텐츠 확보 비용, 플랫폼 간 경쟁 심화가 변수로 남아 있어 지속적 수익성과 성장세 유지 여부는 광고 수익 증대와 비용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업계 전문가는 투비가 향후 몇 분기 동안 성장 추세를 유지할 경우 폭스의 실적 기여도가 점차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투비의 사례는 스트리밍 산업이 단순히 구독자 수 경쟁을 넘어서 광고 기반의 다양화, 크리에이터 연계 전략, 젊은 세대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고려한 플랫폼 설계가 결합될 때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경쟁 구도에서는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이용자 경험·타깃화된 광고 솔루션·유통 채널의 효율성이 복합적으로 기업 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