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K하이닉스 신용등급 ‘Baa2’ 유지…전망 ‘긍정적’ 상향

SK하이닉스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Ratings)로부터 Baa2 등급을 재확인받았으며, 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됐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흐름과 함께, 회사의 견조한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세가 반영된 결과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발행사 신용등급(issuer rating)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senior unsecured rating)을 모두 Baa2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12~18개월간 추가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몇 년간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글로리아 추엔(Gloria Tsuen) 부사장 겸 시니어 크레디트 오피서가 평가 보고서에서 밝혔다.


주요 평가 근거: AI·HBM 수요 견인

무디스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점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HBM은 AI 칩의 연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차세대 패키징 메모리로, 대규모 기술 기업(빅테크)의 GPU·가속기 투자 확대와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무디스는 2025~2026년 SK하이닉스의 조정 EBITDA가 연간 44조~51조 원으로, 2024년 약 36조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회사의 순차입금/EBITDA(조정 부채비율)은 2024년 약 0.8배에서 2025~2026년 약 0.5배로 개선될 전망이다.

2025년 상반기 실적: 이익·재무구조 동시 개선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조7천억 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3조6천억 원 감소해 4조9천억 원을 기록, 현금흐름이 빠르게 호전되는 흐름을 입증했다.


위험 요인도 상존

무디스는 동시에 다음과 같은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미국의 對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로 중국 내 생산 거점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
•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 확대 시 수익성 훼손 우려
HBM 분야에서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압박

용어 설명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이자·세금·감가상각을 차감하기 전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회사의 실제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므로 신용평가에서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DRAM 칩을 수직 적층(3D 스태킹)해 대역폭을 극대화한 차세대 메모리 규격이다. AI·머신러닝, 고성능 컴퓨팅(HPC) 등에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용등급 향후 전망

무디스는 “SK하이닉스가 AI·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보수적인 재무관리 기조를 지속하며,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플러스로 유지한다면 12~18개월 내 추가 등급 상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 해설 & 전문가 시각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특유의 사이클 변동성에 취약하지만, AI 열풍으로 촉발된 HBM 중심 수요는 기존 PC·스마트폰용 DRAM 수요와는 다른 구조적 성장 요인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 속에서 HBM 3E·HBM 4 양산 로드맵을 앞당기고 있어, 동사가 ‘초격차’ 전략을 수년간 유지할 경우 신용지표 개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HBM 설계 난이도와 고부가가치 특성으로 인해 제품 불량률, 수율 관리가 등급 전망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무디스의 전망 상향은 SK하이닉스의 재무‧사업적 체력이 과거 메모리 불황기를 지나 빠르게 회복됐음을 시사한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 확대, HBM 가격 협상력,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등급 추가 상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