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사 E.W. 스크립스 컴퍼니(이하 스크립스)가 새로 발행하는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2순위 담보부 선순위 채권(만기 2030년)에 대해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Caa2’ 등급을 매겼다.
이어 무디스는 스크립스의 기업 패밀리 등급(Corporate Family Rating·CFR) ‘Caa1’을 확인(affirm)하고, 등급 전망(outlook)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또 스크립스의 채무불이행 확률 등급(Probability of Default Rating·PDR)을 Caa2-PD에서 Caa1-PD로 한 단계 올렸다. 반면 선순위 담보부 채권은 ‘B2’, 선순위 무담보채(Unsecured Notes)는 ‘Caa3’를 유지했다.
채권 발행 목적 및 재무 영향
스크립스는 이번 2순위 담보부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2027년 7월 만기인 5.875% 무담보 선순위 채권 4억2,600만 달러를 전액 상환하고, 2028년 6월 만기 선순위 담보부 1순위(First-lien) B-2 텀론 5억4,500만 달러 중 약 2억2,000만 달러를 갚을 예정이다.
무디스는 “이번 거래는 신용 등급 측면에서 ‘크레디트 뉴트럴’”이라면서도 “프로포마 기준 총 레버리지(순차입금/조정 EBITDA) 6.3배가 변동 없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무디스는 “2순위 담보부 채권은 더 높은 쿠폰(금리)이 예상돼 이자 비용 증가와 향후 잉여현금흐름(FCF) 감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정적 전망의 근거
무디스는 레버리지가 6.5~7.0배 범위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단기적 파산 위험·채무 재조정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을 ‘안정적’ 전망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스크립스는 고정형 케이블 가입자 이탈(cord-cutting) 가속화로 재전송료(재송신 수수료) 성장 둔화, 선형 TV 광고 시장 부진 등 구조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 무디스는 이를 지배구조 위험(G-5)과 신용영향 점수(CIS-5)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현금흐름 전망
무디스는 “향후 12~18개월간 스크립스의 유동성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3월 31일 기준, 프로포마 현금성 자산은 약 2,400만 달러였다.
무디스 전망에 따르면 스크립스는 2025년에 5,500만~6,500만 달러의 FCF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며, 미 대선이 있는 2026년에는 방송 광고 특수로 1억2,000만~1억3,0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회사 개요 및 시장 위치
스크립스는 미국 최대 규모 방송사 가운데 하나로, 현지 TV 방송국을 통해 미국 가구의 36%에 도달한다(ION 계열 로컬 방송국 제외 시 25%).
※ 용어 설명: ‘2순위 담보부 채권(second-lien notes)’은 담보 자산 청구 순위가 1순위 담보 채권보다 뒤에 있어, 파산 시 변제 우선순위가 낮다. ‘Caa’ 등급은 무디스 등급 체계에서 ‘매우 투기적(highly speculative)’ 범주로, 신용 위험이 상당히 높음을 의미한다.
전문가 해설 및 시사점
무디스가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했다는 점은 단기 유동성 개선과 차환 위험 완화가 인정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레버리지가 여전히 6배 중후반에 머물러 있고, 광고·재전송료 동시 부진이라는 장기적 구조적 도전은 여전하다.
특히 쿠폰 금리 상승이 이자 부담 가중과 FCF 둔화로 이어질 경우, 향후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스크립스가 비주력 자산 매각, 비용 최적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레버리지 축소에 나서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2026년 대선과 올림픽 등 특수 광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스크립스의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유효하다. 다만 현금창출력 개선이 구조적이지 않을 경우, 향후 경기 둔화나 추가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재차 유동성 압력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