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14일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 AG(Heidelberg Materials AG)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Baa2)을 확인하면서 전망(outlook)을 ‘안정적’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했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독일 건자재 기업인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가 최근 수년간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등급 조정은 회사가 발행한 Baa2 등급 유로 중기어음(EMTN) 선순위 무담보 채권과 (P)Baa2 MTN 프로그램, (P)P-2 단기 EMTN 프로그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룩셈부르크 자회사인 Heidelberg Materials Finance Luxembourg S.A.가 발행·관리하는 채권 및 프로그램 등급도 함께 확인됐다.
무디스는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가 유럽 시장의 수요 위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비용 인플레이션을 가격 결정력과 비용 절감으로 상쇄하며, 기대 이상의 영업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성과는 회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지역 분산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적 지표1)에 따르면, 2024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무디스 조정 영업마진은 13.2%로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BIT/평균자산 비율도 9.3%로 고점에 도달했다. 무디스는 회사가 추진 중인 ‘트랜스포메이션 액셀러레이터(Transformation Accelerator)’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향후 마진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2016년 이탈세멘티(Italcementi S.p.A.) 인수 이후 회사는 차입 부담을 꾸준히 축소하며 주주환원정책을 병행해 왔다. 그 결과 2024년 보고 기준 순차입금 레버리지는 1.2배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6월 열린 ‘2025년 자본시장 데이(Capital Markets Day)’에서 경영진은 순레버리지 목표치를 기존 1.5~2.0배에서 약 1.5배로 더욱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2026년까지 조정 부채/EBITDA 비율이 약 2.0배 수준을 유지하고, 조정 잔여현금흐름(RCF)/순부채 비율이 4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가정은 연간 약 10억 유로 규모의 인수합병(M&A)과 EBITDA가 2025년 47억 유로, 2026년 49억 유로까지 증가한다는 전제에 근거한다.
무디스는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가 향후에도 Moody’s 조정 기준 RCF/순부채 30% 이상 및 총부채/EBITDA 2.5배 이하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 상향(Upgrade)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급 체계 해설 : Baa2 등급은 무디스 투자적격(Investment Grade) 범위에서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P-2’는 단기 부채(Commercial Paper) 부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단기 유동성 위험이 낮음을 의미한다. ‘긍정적’ 전망은 향후 12~18개월 내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시각 : ESG 요구가 강화되고 원자재·운송비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재무 유연성을 확보한 점은 동사가 추진 중인 친환경 시멘트·탄소 포집(CCS)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금리 고점, 지정학적 불확실성, 건설 경기 둔화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향후 실적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가 경기 순환적(cyclical)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전가력과 비용 구조 최적화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회사 채권의 스프레드 축소와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할 만하다.
1) 무디스 조정 기준은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부채, 구조조정·비경상 비용을 제외한 EBITDA 등에 기초해 계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