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인트럼 AB(Intrum AB)의 기업 가족 등급(Corporate Family Rating, CFR)을 종전 Ca에서 Caa2로 두 계단 끌어올렸다. 이번 조정은 법원 감독하에 진행된 대규모 부채 구조조정이 완료된 직후 발표됐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동시에 인트럼의 자회사 Intrum Investments and Financing AB가 신규로 발행한 B3 등급의 담보부 선순위(New Money) 채권과, 보증이 붙은 Caa3 등급의 Guaranteed Senior Global Notes에도 각각 등급을 부여했다. ※모든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됐다.
이번 조정의 핵심 배경은 7월 24일(현지 시각) 완료된 구조조정 거래다. 인트럼은 기존 무담보 선순위 채권을 원금의 90 %에 해당하는 약 29억 유로(€2.9 billion) 규모의 신규 교환채(Exchange Notes)로 전환했고, 채권단은 그 대가로 인트럼 지분 10 %를 확보했다.
아울러, 만기 2027년 12월인 약 5억 2,600만 유로(€526 million) 상당의 신규 자금조달 채권(New Money Notes)을 발행해 교환채 일부를 액면가의 94.4 %에 재매입하는 데 투입하기로 했다. 이 신규 채권은 교환채보다 상위(Senior)에 위치해 채권자 보호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구조조정의 또 다른 축은 11억 유로(€1.1 billion) 규모 리볼빙 신용한도(재사용 가능한 대출 한도)의 만기를 2026년 1월에서 2028년 6월로 2년 반 연장한 것이다. 해당 한도는 신규 자금조달 채권보다도 우선 변제권을 갖는다.
지배구조 재편도 병행됐다. 인트럼은 ‘Intrum Investments and Financing AB’로 실질적인 금융 부채를 이전했고, 운영 자산 대부분은 ‘Intrum Group Operations AB’에 귀속시켜 법적·재무적 리스크를 분리했다.
무디스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단기적 유동성 압박이 완화되고, 자체 자본을 덜 투입하는 대출 서비스(Loan Servicing) 중심 모델 전환이 가능해졌다”면서 “채권추심 부문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비용 효율성을 끌어올릴 잠재력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하다. 무디스는 “영업현금흐름이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무르고, 수익 창출력이 약화됐으며, 레버리지(차입 의존도)가 높고 유형자산 대비 자본(유형자본)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등급 상한선을 제한했다.
또한 만기 연장은 단기적 안도감을 제공하지만, 차기 리파이낸싱(차환) 사이클 이전까지 실적 안정화와 비즈니스 모델 전환 성공 사례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기업 행태·리스크 관리(Corporate Behavior & Risk Management) 항목에서 1노치(One-Notch) 부정적 조정이 적용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는 인트럼이 재무 여력을 빠듯하게 유지한 가운데 대대적 사업 변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반영한다.
용어 풀이 및 시장 의미1
1해당 설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정의로, 무디스의 공식 문구가 아님.
• Corporate Family Rating(CFR): 동일 그룹 내 여러 법인이 발행한 모든 채무의 평균적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종합 지표다.
• Senior Secured Rating: 담보가 설정돼 있으며 변제 순위가 높은 채권에 매겨지는 등급으로, 무담보 선순위(Unsecured)보다 리스크가 낮다.
• Revolving Credit Facility: 필요할 때 수시로 인출·상환이 가능한 한도형 대출로, 기업의 단기 유동성 관리에 핵심 역할을 한다.
기자 해설 — 이번 등급 상향은 ‘파산 위험 해소’라기보다는 ‘추가 악화 방지’에 가깝다. 인트럼은 수년간 공격적 인수·투자 이후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됐고, 차환 압박이 심각했다. 구조조정으로 숨통은 텄지만 Caa2는 여전히 투자 부적격 등급에 속한다. 시장 금리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2028년 이후 대규모 차환 자금 조달이 다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① 교환채 할인율(10 %), ② 신규 자금조달 채권 우선순위, ③ 리볼빙 한도 선순위의 ‘위계 구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등급이 세분화돼 있어 동일 발행사라도 채권마다 리스크·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