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주요 3개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케냐의 정부 및 민간 부문 차입 비용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는 해당 지역의 정책적 취약성, 불리한 시장 환경,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고금리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루시 빌라(Lucie Villa) 수석부사장은 “
세 국가 모두에서 정책금리(policy rate)가 상승함에 따라 국채·은행·비금융기업의 차입 비용이 광범위하게 뛰어올랐다
”고 분석했다. 정책금리란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를 의미하며, 시중 대출‧예금 금리의 지표가 된다.
1. 고금리의 구조적 요인
세 국가는 인프라 확충과 성장 유지를 위해 꾸준한 재정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자본 조달원은 제한적이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외화 차입 비용이 개발금융기관(DFI)으로부터 일정 부분 낮아졌음에도, 현지 통화‧국제 자본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금리가 지속된다”는 것이 무디스의 설명이다.
2. 국제시장 금리 스프레드의 변화
무디스는 2022년 이후 케냐와 나이지리아의 미국 국채 대비 금리 스프레드(basis point spread)가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도 약 500bp(=5.0%p) 수준에 머물러, 자금조달 조건이 선진국 대비 크게 불리한 점을 강조했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0.01%p를 뜻한다.
3. 국가별 특징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비교적 성숙한 국내 자본시장과 효과적인 통화정책 구조 덕분에 다른 두 국가보다 낮은 금리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재정 제약이 심화되면서, 같은 신흥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의 자금조달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이 보고서에서 강조됐다.
케냐는 정부의 과도한 차입과 얕은(Shallow) 현지 금융시장 때문에 민간기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조한 가계 저축률로 인해, 기업들이 장기‧저금리 대출에 접근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무디스는 평가했다.
4. 정책적 시사점
무디스는 “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효과적인 정책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투자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악순환이 국내 투자 축소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포함됐다.
5. 용어 및 개념 해설
• 스프레드(Spread): 특정 채권과 벤치마크(주로 미국 국채) 간의 금리 차이를 의미한다.
•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변동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되며 1bp=0.01%p이다.
• 소버린(Sovereign) 채권: 국가가 발행한 채권을 지칭한다.
6. 기자의 전문적 통찰
본 기자가 보기에는, 고금리 구조는 각국의 경제 거버넌스(통치 구조)와 거버넌스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회복, 통화정책의 신뢰성 강화, 그리고 자본시장 심화(Deepening)가 병행될 때에만 차입 비용의 구조적 하락이 가능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기피 심리가 강화될 경우, 스프레드 급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디스 보고서는 원론적인 경고에 그쳤으나, 해당 국가들이 개발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 확대, 국제 채권시장 다변화, 그리고 내부 세수 확충을 병행하지 않는 한, 경기 회복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이 지체될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자료: Moody’s Ratings ‘Credit conditions in Sub-Saharan Africa’s major economies’ (2025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