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배경과 의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미국 레스토랑 운영사 브링커 인터내셔널(Brinker International, Inc.)의 기업패밀리등급(Corporate Family Rating, CFR)을 종전 Ba3에서 Ba2로 한 단계 올렸다. 이는 동종 업계 대비 견조한 영업 실적과 현금흐름, 그리고 공격적인 부채 축소 전략에 힘입어 주요 재무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 결과다.
2025년 10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브링커의 부정적→안정적→긍정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최근 트랙 레코드를 고려해 전망(outlook)을 ‘긍정적(Positive)’으로 유지했다. 이번 조정은 신용등급 자체의 상향뿐 아니라 미래 추가 상향 가능성까지 시사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브링커의 2025 회계연도 말 기준 조정 부채/EBITDA 비율은 약 1.9배로 떨어졌고, EBIT/이자비용 커버리지 비율은 4.5배를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4배를 웃돌던 부채 레버리지와 2배 수준에 머물던 이자보상능력이 대폭 개선된 수치다.
‘칠리스’ 3년 턴어라운드 계획 완주
브링커는 칠리스(Chili’s)와 마지아노스(Maggiano’s) 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칠리스는 3년간 진행된 턴어라운드 플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매장 효율과 고객 경험을 대폭 끌어올렸다. 동 기간 동일점포매출(Same-Store Sales)과 고객 트래픽은 미국 외식업계 평균을 상회했으며, 이는 구매력 둔화와 높은 원가 부담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브랜드 인지도, 대규모 네트워크, 제품 혁신 파이프라인, 그리고 기술·운영 개선 노력이 추가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비용 압력을 상쇄할 것” (무디스 보고서)
무디스는 브랜드 인지도와 규모 외에도 모바일 주문·배달 솔루션, 주방 자동화, 동적 가격 전략 등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러한 디지털·운영 혁신은 비용 구조를 안정화하는 동시에 추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해석된다.
세부 등급 변동
① 기본채무불이행확률(PD) 등급은 Ba3-PD에서 Ba2-PD로 상향됐다.
② 담보부 무담보 선순위 회사채는 B1에서 Ba3로 두 단계 상향.
③ 투기등급 유동성(SGL) 등급은 SGL-1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서 PD 등급은 기업이 12~18개월 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일으킬 가능성을 계량화한 지표이며, SGL 등급은 만기 도래 전 차입 재조달·영업현금흐름으로 유동성을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SGL-1은 무디스 기준 최고 등급이다.
향후 등급 상·하향 조건
상향 요건: 조정 부채/EBITDA 3.0배 이하, EBITA/이자비용 4.0배 이상, 칠리스 브랜드의 안정적 실적 지속.
하향 요건: 조정 부채/EBITDA 4.0배 초과, EBITA/이자비용 2.75배 미만,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 둔화로 유동성 급격히 위축.
이는 기업이 레버리지 관리와 수익성 유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가 등급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관전 포인트임을 시사한다.
전문가 해설: 신용등급 상향의 파급 효과
Ba2는 아직 ‘투기등급’(정크 본드) 범주에 속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고수익 채권 중 상대적으로 리스크-리턴 밸런스가 양호한 단계로 여겨진다. 신용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자본비용 절감과 채권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이는 곧 브링커의 현금흐름 추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기관투자가 중 일부는 내부 규정상 Ba3 이하 채권 편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이번 상향으로 포트폴리오 유니버스가 넓어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주가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같은 주주친화적 정책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호재로 평가된다.
시장 리스크 요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리스 단일 브랜드 의존도, ▲미국 가계의 외식 지출 둔화 우려, ▲원자재·인건비 상승 리스크는 여전히 부정적 변수다. 무디스 역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재차 하향 조정이 가능함을 명시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소비경기 지표, 경쟁사 할인 공세 등 거시·산업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고정·변동 금리부 채무 구조에서 비용 부담이 재부각될 수 있다.
용어 설명
Corporate Family Rating(CFR): 모기업과 자회사를 포괄한 그룹 차원의 전반적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한 등급.
EBIT/Interest: 이자보상비율,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며 1배 미만이면 위험 신호.
SGL: Speculative Grade Liquidity, 투기등급 기업의 단·중기 유동성을 평가하는 무디스 고유 지표.
이 같은 개념은 재무제표를 넘어 기업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투자자·채권단·공급망 파트너가 의사결정 시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향후 전망
요약하면 브링커는 영업·재무 구조 개선으로 ‘투자등급 복귀’를 향한 첫 관문에 한 발짝 다가섰다. 무디스가 제시한 레버리지·이자보상 목표를 준수한다면 Ba1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 다만 경기 상황과 소비 트렌드 변동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보수적 재무정책과 다변화된 성장 전략이 요구된다.
투자자들은 등급 상향 국면에서 회사채 스프레드, 옵션조정스프레드(OAS), CDS 프리미엄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이 브링커의 신용지표 개선을 실제로 얼마나 ‘가격화’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