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과감한 하향 조정, 남미 최대 석유화학사의 시계(視界)가 흐려지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브라질 석유화학 대기업 브라스켐(Braskem S.A.)의 기업군 신용등급(Corporate Family Rating, CFR)을 B2에서 Caa3로 두 단계 강등하고,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브라스켐이 재무구조 최적화를 위해 재무·법률 자문사를 영입하고 ‘경제·재무적 대안’을 검토하기로 발표한 직후 나왔다. 무디스는 이를 ‘재무 고통을 수반한 교환(distressed exchange)’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했다.

무디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까지 최근 12개월간 브라스켐의 무디스 조정 레버리지(멕시코 사업 포함)는 15.3배로 치솟았으며, 자유현금흐름(FCF)은 -88억 브라질헤알(BRL)을 기록했다. 레버리지는 통상 3~4배 이내가 건전하다고 평가되지만, 15배를 넘으면 실질적인 ‘투기등급’ 위험권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된다.
브라스켐은 알라고아스(Alagoas) 지반 침하 사태*와 관련된 충당금 지급,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팻 마진(석유화학 스프레드) 축소로 실적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무디스는 보호무역 조치 등 ‘EBITDA 개선’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향후 12~18개월간 조정 레버리지가 11~13.5배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관측했다.
“브라스켐이 레버리지 축소에 실패할 경우, 추가적인 채무재조정 혹은 투자등급 훼손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 – 무디스 레이팅스 보고서 중

1. Caa3 등급이 의미하는 것
Caa 계열 등급은 ‘매우 투기적(Highly Speculative)’으로 분류되며, 상환불능 위험이 극히 높다는 경고 신호다. 특히 Caa3는 디폴트 직전 단계로, 채권자 손실 가능성이 크다. 무디스는 “브라스켐이 현재와 같은 현금소모(persistent cash burn)를 지속하면 ‘부도 유발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 주요 재무지표 및 유동성
브라스켐은 2025년 6월 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 103억 헤알과 2026년 12월 만기 10억 달러(약 57억 헤알) 규모의 확약 신용공여(commitment)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2026년 말까지 도래하는 단기만기 부채는 19억 헤알에 불과해, 표면적 유동성은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무디스는 ▲연간 수천억 헤알이 소요되는 알라고아스 민사·형사 합의금, ▲멕시코 법인(브라스켐 Idesa)의 가스공급 차질, ▲석유화학 스프레드 약세 장기화 등을 ‘현금흐름 잠식 요인’으로 지목했다.
3. 사업·산업 환경 분석
브라스켐은 브라질 및 미주 지역 최대 수지(Resin) 생산능력을 갖춘 통합 석유화학사다. 고객 맞춤형 제품, 장기 공급계약, 고가동률에 힘입어 역사적으로 산업 평균을 상회하는 영업마진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석유화학 수급 불균형, 중국발 공급과잉, 고금리·고비용 구조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무디스는 특히 ▲PETROBRAS(브라질 국영석유사) 및 ▲PEMEX(멕시코 국영석유사)에 대한 원·부자재 의존도가 높아 가격·물량 변동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대 주주인 노바노르데스틸리아(Nor/
dea?)와 Petrobras가 잇달아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 또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4. 등급 전망 및 트리거
무디스는 “브라스켐이 채권자 손실폭이 더욱 확대되는 거래(예: 원금삭감, 이자 감면)를 진행하면 추가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등급 상향은 ▲레버리지를 중·한 자릿수로 낮추고, ▲지속적 플러스 FCF를 확보하며, ▲알라고아스 및 멕시코 리스크를 완화해야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단, 향후 12개월 내 등급 상향 가능성은 ‘매우 낮음’으로 평가했다.
※ 용어 풀이
* 알라고아스(Alagoas) 사건: 브라스켐 광산채굴로 발생한 지반 침하로 인근 주민 대규모 대피 및 손실보상이 필요해진 사태. 충당금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한다.
CFR(Corporate Family Rating):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모기업·자회사를 통합 평가한 기업군 신용등급. 개별 채권 등급보다 포괄적 위험을 보여준다.
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비교적 왜곡 없이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석유화학 스프레드(petrochemical spread): 원재료(나프타·에탄) 대비 최종 제품(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가격차. 스프레드가 좁아질수록 수익성이 악화된다.
5. 시장·투자자 시사점
신용등급 강등은 브라스켐이 국제 채권·차입 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Caa3 등급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제한 라인에 걸려, 채권 수요가 급감할 여지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개선 없이는 향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추가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자구책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한편, 브라스켐 측은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으며, 단기 유동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구조적 체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등급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브라질 정부의 잠재적 지원,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이 변수로 거론되나, 글로벌 수급 사이클과 기업 자체의 전략 실행력이 결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