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이 민간 신용(Private Credit) 제공업체에 공급한 대출 잔액이 약 3천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디스는 “여신 심사 기준이 약화될 경우, 특히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중소은행이 직면할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0월 22일, 로이터통신과 무디스 보고서를 인용한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 전체 대출에서 비예금 금융기관(NDFI·Non-Depository Financial Institution)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로, 110년 전 3.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약 세 배로 급증했다.
가파른 성장률은 2016년 이후 모든 대출 부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NDFI 대출 확대 속도는 상업·산업(C&I) 대출, 주택담보대출, 소비자금융을 모두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공격적인 대출 증가가 지속될 경우, 경기 둔화 국면에서 부실률이 급증해 자본 및 유동성 충격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용어 해설
• NDFI: 예금을 받지 않는 금융기관으로, 사모대출펀드·헤지펀드·사모펀드(PEF)·증권사·대체투자전문회사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은행 규제망 밖에서 레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어, 경기 변동 시 급격한 리스크 전염 통로로 지목된다.
• Private Credit: 전통 은행 대출이나 공모 회사채가 아닌, 비상장·고위험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대출 시장을 가리킨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민간 크레딧이 대출 공백을 메우는 ‘그림자 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
무디스는 NDFI 대출 외에도 사모펀드(PE) 투자 기구에 대한 은행 대출이 2,850억 달러, 아직 인출되지 않은 대출 약정(Unutilized Commitment)이 3,4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Zions Bancorp 등 일부 지역은행이 부실 대출과 사기 의혹을 잇달아 공시하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체계적(systemic) 문제라기보다는 개별(idiosyncratic) 사례”로 보고 있다고 무디스는 전했다.
한 대형 IB 신용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민간 신용 포트폴리오가 변동금리 구조라 당장 대규모 부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스트레스가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역시 “은행 경영진이 민간 대출 위험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레버리지 비율 및 담보 커버리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향후 12~18개월 동안 기준금리 고점 유지·미국 경기 둔화·상업용 부동산(CRE) 부실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역은행 손익에 부정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 관전 포인트
① 규제 차익을 활용하는 NDFI가 은행 대출을 ‘대리’로 받는 현상은, 사실상 그림자 금융이 은행 대차대조표 안으로 일부 편입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잠재적 복합 리스크를 키운다. ② 자산 건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차주까지 대출이 확산되면, 후순위 채권과 파생상품 시장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③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024~2025년까지 높은 정책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 부실화 속도·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금융권 공통의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결국, 투자자와 규제 당국은 NDFI 관련 익스포저를 장부상 ‘기타 금융’으로 분류해온 관행에 주목해야 한다. 사모 대출이 전통 신용시장을 잠식하면서 리스크 전파 경로가 복잡해진 만큼, 총체적 스트레스 테스트와 조기경보(Early Warning)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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