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니오젠 푸드 세이프티(Neogen Food Safety Corporation)의 기업 신용도를 한 단계 낮췄다.
2025년 10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니오젠의 기업 패밀리 등급(Corporate Family Rating·CFR)을 종전 Ba3에서 B1으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outlook)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전환했다.
이번 조정은 니오젠이 보유한 부채 대비 수익성 지표가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무디스는 동시에 디폴트 확률 등급(Probability of Default Rating·PDR)을 Ba3-PD에서 B1-PD로, 선순위 무담보 채권(Senior Unsecured Notes) 등급을 B2에서 B3로 각각 한 단계씩 낮췄다. 다만 유동성 평가인 SGL-2(Speculative Grade Liquidity)는 ‘양호(good)’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 하향 조정 배경
무디스는 “니오젠의 총부채/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이 향후 12~18개월 동안 5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3M 푸드 세이프티 인수 이후 통합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미 연방 정부의 지출 축소·규제 완화·관세 불확실성 등 거시 변수로 고객사가 지출을 줄이는 상황이 겹친 결과다.
니오젠은 최근 세척·소독제 부문을 매각했으며, 추가로 게놈 분석 사업(genomics)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무디스는 “사업 규모와 다각화 수준이 작아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3M 푸드 세이프티 통합 과정에서 생산 문제와 제조 이전 지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7 회계연도 2분기까지 과제가 계속될 것”— 무디스 보고서
■ ‘안정적’ 전망 근거
무디스는 니오젠의 총부채/EBITDA 비율이 중기적으로 5배 중반선으로 완만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간 한 자릿수(mid-single digit) EBITDA 성장률이 유지되면, 재무지표가 서서히 안정된다는 판단이다.
등급 자체는 투기등급이지만, 니오젠은 ① 글로벌 식품·동물 안전 시장 1위권 지위, ② 높은 재구매율이 특징인 소모성(consumables) 제품 비중, ③ 다변화된 고객층 등으로 기본 경쟁력이 견고하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
재무현황을 보면, 2025년 8월 31일 기준 니오젠은 현금 1억 3,900만 달러를 보유했고, 2억 5,000만 달러 한도의 리볼빙 신용한도 가운데 4,850만 달러를 사용 중이다. 해당 신용한도 만기는 2030년이다. 무디스는 “설비투자(CAPEX)가 점차 줄어들어 잉여현금흐름(FCF)이 소폭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 향후 등급 변동 요인
상향(Upgrade) 가능 조건으로는 ① 한 자릿수 후반 이상의 유기적 성장률 회복, ② EBITDA 가산 항목 축소, ③ 잉여현금흐름의 확실한 플러스 전환, ④ 총부채/EBITDA 4.5배 이하 지속 등을 제시했다. 반대로, ① 통합 리스크 심화, ② 주요 고객 이탈, ③ 시장 악화, ④ 공격적 재무정책, ⑤ 총부채/EBITDA 5.5배 초과 지속 시 하향(Downgrade)이 현실화될 수 있다.
■ 용어 풀이
기업 패밀리 등급(CFR)은 모회사·자회사 전체를 포괄하는 무디스의 신용평가 지표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의미하며,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때 활용된다. SGL은 투기등급 기업의 유동성 수준을 1(매우 양호)~4(매우 취약)로 구분한 무디스 고유의 척도다.
무디스 등급 체계에서 B1은 ‘투기적이고 신용위험이 높음’을 뜻한다. B3로 내려간 선순위 무담보 채권은 변제 순위가 낮아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가 더 크다.
■ 기자 시각
니오젠은 코로나19 이후 식품 안전 규제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 확산에 힘입어 수요 확대를 경험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익률을 방어해 온 고수익 소모품(consumables) 중심 포트폴리오가 통합 비용과 영업비용 증가로 압박받고 있다. 당분간 자산 매각·비용 절감으로 재무안정을 도모하는 ‘수비적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
투자 관점에서는 ① 3M 사업 통합이 예정 시점(2027 회계연도 2분기) 전후로 안착할 수 있을지, ② 게놈 분석 사업 매각이 이익률 제고에 실제로 기여할지가 핵심 체크포인트다. 특히 연방정부 예산 삭감과 국제 교역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니오젠의 매출 성장률이 ‘저성장 고착화’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식품 안전 규제는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안전 사고 한 번이면 정책이 급선회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는다. 시장 특성상 기본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는 점은 니오젠의 중장기 안정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