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Moody’s Ratings)가 스페인 보험·금융 지주사 그룹 카탈라나 옥시덴테(Grupo Catalana Occidente, S.A.; 이하 GCO)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A3로 한 단계 상향했다.
이번 등급 상향 조치는 GCO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자본 건전성, 그리고 모회사·자회사 구조 아래서의 현금 창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특히 스페인 국채 등급이 2025년 9월 26일 Baa1에서 A3로 상향된 것이 결정적 촉매 역할을 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스페인 국가 신용위험이 완화되면서 GCO의 재무적 탄력성도 동반 개선됐다”는 점을 등급 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전망(outlook)도 ‘긍정적(Positive)’에서 ‘안정적(Stable)’로 변경돼 GCO가 향후 12~18개월간 현재의 재무·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무디스 보고서 원문 중 “GCO는 크레딧 보험 사업부 ‘아트라디우스(Atradius)’와 전통 손보 사업부 ‘옥시덴트(Occident)’라는 두 축을 통해 지역·상품 양면에서 우수한 분산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핵심 사업부별 세부 평가
① 아트라디우스1는 전 세계 50여 개국 이상에서 매출채권보험(Trade Credit Insurance)을 제공하며, 무디스로부터 A1 보험금지급능력(IFSR) 등급을 받고 있다.
② 옥시덴트는 스페인 내 개인·중소기업(SME) 대상 손해보험에 집중하며, 탄탄한 자본적정성과 낮은 사업위험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무디스는 “옥시덴트가 스페인 내수시장 편중이라는 구조적 제약이 있으나, 여전히 스페인 주권(sovereign)보다 우수한 신용도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높은 지급여력비율(Solvency II 기준 236%)과 보수적 투자 포트폴리오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두 사업 간 시너지 및 현금흐름
아트라디우스와 옥시덴트는 자본 상호운용성(fungibility)이 제한적이지만, 각각 글로벌·국내 시장에서 견고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지주사(홀딩 컴퍼니)인 GCO의 재무 구조를 다변화한다. 무디스는 “최근 수년간 두 사업부가 그룹 순이익에 유사한 비중으로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olvency II란?
Solvency II는 유럽연합(EU) 보험·재보험사에 적용되는 지급여력 규제체계다. 자본 요구량 산출 공식과 내부모델 승인을 통해 보험사가 시장·신용·보험리스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설계됐으며, 감독당국은 회사가 청산 시에도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금액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을 보유하는지를 점검한다. 무디스는 Solvency II 감독을 받는 지주사 평가 시, ‘두 노치(notch) 규칙’을 적용해 실질 보험 자회사 신용등급 대비 홀딩컴퍼니 등급을 두 단계 낮추는 방식을 사용한다.
재무 실적 및 주요 지표
• GCO는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4억1,480만 유로를 달성했다.
• 2024년 말 기준 그룹 Solvency II 지급여력비율은 236%를 기록해 규제 최소 요건(100%)을 크게 웃돌았다.
• IFRS 17 기준 결합비율(Combined Ratio)은 옥시덴트 89.5%, 아트라디우스 81.5%로 각각 나타났으며, 이는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손해·비용이 수입보험료보다 작았음을 의미한다.
결합비율(Combined Ratio) 해설 : 손해율(Loss Ratio)과 사업비율(Expense Ratio)을 합산해 산출하며, 100% 밑이면 보험사가 인수한 위험에서 영업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아트라디우스 81.5% 수준은 업계 평균(약 90%대)을 크게 하회하는 우수한 수익성을 시사한다.
전망 및 향후 등급 변동 요인
무디스는 “안정적” 전망을 통해 GCO가 향후 12~18개월 동안 영업·재무 프로파일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등급 상향 가능 요인으로는 ① 스페인 외 시장 비중 확대에 따른 지리적 분산 가속, ② 지속적 자본 비축, ③ 스페인 국채 등급 추가 상향 등이 제시됐다. 반대로 ① 스페인 시장 의존도 심화, ② 지급여력비율 급격한 하락, ③ 사업위험도 상승 등은 등급 하향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기자 시각
유럽 보험·재보험사의 규제환경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GCO가 전략적 사업 재편 없이도 재무적 완충장치를 충분히 확보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아트라디우스처럼 경기 민감도가 높은 신용보험 분야와 내수 기반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운영함으로써, 매크로 변동성에 대한 방어력을 높였다는 점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또한 A3 등급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적격(Investment Grade) 중 상위권에 해당해, GCO가 향후 발행할 회사채·하이브리드 증권 등의 조달 금리 절감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무디스는 최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주요 보험사에 대해서도 Solvency II 기반 분석을 강화하고 있어, GCO 사례가 유럽 보험섹터 전반의 벤치마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